정유경 회장, 3년간 강남점-본점 리뉴얼에 4000억 원 투자
경쟁력 강화 이끌어… 쇼핑 외에 미식-여행 신사업 확대
신세계백화점이 지난해 사상 최대인 7조4037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3년 연속 매출 7조 원대를 달성했다. 정유경 ㈜신세계 회장(54)이 3년간 4000억 원 넘는 투자를 결정하면서 강남점, 본점 등을 리뉴얼하고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한 게 실적으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신세계백화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는 9일 지난해 백화점부문 총매출이 7조4037억 원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4061억 원으로 전년 대비 16억 원 늘었다. 신세계그룹은 백화점 부문의 성장에 힘입어 면세, 아울렛 등을 합산한 연결 기준 매출은 1년 전보다 4.4% 늘어난 12조77억 원, 영업이익은 0.6% 증가한 48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신세계백화점은 내수 부진 속에서 강남점과 본점을 중심으로 한 핵심 점포 전략을 통해 성장한 것으로 분석했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3년간 강남점과 본점 리뉴얼에만 한 해 영업이익에 맞먹는 약 4300억 원을 투자했다. 강남점은 2024년 문을 연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파크’와 미식으로 주목받는 ‘하우스 오브 신세계’ 등을 통해 2023년부터 매출 3조 원이 넘는 ‘글로벌 메가 점포’로 거듭났다. ‘더 헤리티지’와 ‘리저브’로 재단장한 본점은 루이비통, 에르메스 등 명품 브랜드 대형 매장과 공간 경험을 결합해 서울 도심을 대표하는 쇼핑·관광 거점으로 자리 잡으며 연매출 1조5000억 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 같은 실적 상승세는 정유경 회장이 추진해 온 ‘랜드마크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 회장은 “백화점은 고객에게 ‘설렘’을 주는 공간으로, 변화와 혁신이 압도적 초격차를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강조해왔다. 이러한 전략을 바탕으로 신세계백화점은 각 지역에서 압도적인 ‘1번점’을 만들어 경쟁력을 극대화했다. 2016년부터 강남점, 본점, 센텀시티 등 핵심 점포를 중심으로 투자를 집중하며 ‘양적 확장’이 아닌 ‘질적 도약’을 위해 점포를 대형화하고 럭셔리 라인업을 강화했다.
최근엔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서 지역의 소비와 문화, 관광 수요까지 흡수하는 ‘머무는 공간’으로의 변신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외국인 매출 증가로도 이어져, 지난해 신세계백화점 13개 점포의 외국인 매출은 6000억 원대 중반으로 집계됐다. 과거 중국인 중심이었던 고객 구성은 대만·싱가포르 등 동아시아(25.1%)와 미국(19.5%) 등으로 다변화했고, 방문 국적은 99개국에서 120개국으로 확대됐다.
신세계가 광주종합버스터미널 부지 개발, 수서·송도 복합 개발 등 중장기 프로젝트를 이어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백화점을 지역의 랜드마크로 키우겠다는 정유경 회장의 전략은 단기 성과를 넘어 신세계의 구조적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대차증권 김현석 연구원은 “핵심 점포 리뉴얼이 마무리되면서 강남점과 본점을 중심으로 체류형·경험형 공간 효과가 본격화되고 있다”면서 “외국인 관광객 유입 확대와 맞물려 당분간 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20/0003696146?sid=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