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의 ‘10·15 대책’ 이후 서울의 12억~13억원대 아파트 가격이 15억원에 수렴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15억원을 넘으면 대출 한도가 급감하는 탓에 15억원 이하에 매수세가 몰린 영향이다. 전문가들은 “규제가 중저가 아파트 값을 밀어 올린 뒤 결국에는 고가 아파트 값까지 자극하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한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작년 10월 16일부터 이달 5일까지 서울에서 14억원 초과~15억원 이하 아파트 거래는 740건이었다. 1년 전(512건)보다 44.5% 증가한 수치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 거래량이 13.4%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이 가격대에 유독 매수세가 집중된 것이다. 특히 740건 가운데 14억9000만원대 거래가 229건(31%)에 달했다. 서울을 포함한 규제지역에서는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시세의 40%다. 하지만 정부가 15억원 초과 아파트 대출 한도를 4억원으로 제한하면서, 아파트 매매가가 이 가격대로 수렴되고 있는 것이다.
일례로 송파구 파크리오 35㎡(이하 전용면적) 매매가는 작년 9월 11억2500만원에서 지난달 14억원으로 뛰었다. 성동구 동아그린 58㎡ 거래 가격도 작년 10월 12억5000만원에서 지난달 역대 최고가인 14억9500만원으로 올랐다. 같은 단지 84㎡의 실거래 최고가(14억5000만원)보다도 높아, 가격 역전 현상이 벌어졌다. 이와 반대로 15억원을 넘겼던 가격이 다시 15억원 아래로 내려오는 사례도 나타난다. 양천구 금호어울림(120㎡)은 작년 11월 15억2000만원에 거래됐는데 지난달 14억8000만원에 팔렸다.
이상우 인베이드투자자문 대표는 “중저가 아파트 값이 치솟으면서 고가 아파트와 격차가 좁혀지면 결국 고가 아파트로 수요는 옮겨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문재인 정부가 2019년 15억원 초과 아파트의 대출을 전면 금지했을 때에도 유사한 현상이 나타났다. 강북 등지의 중저가 아파트 값은 급등한 반면, 강남·서초는 거래가 위축됐다. 하지만 눌렸던 수요가 폭발하면서 이듬해 7월 강남 아파트 값은 1.95% 급등했고, 연간 기준으로도 10% 가까이 올랐다.
https://www.chosun.com/economy/real_estate/2026/02/08/22XNZWHB6ZDPBPX6R66ZV4TYMU/
이제 15억 이하면 중저가구나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 15억, 중위가격이 11억인 시대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