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오류 고지서(사진 왼쪽), 지난해 8월 전기사용 고지서(오른쪽)
김해의 한 일반 주택에서 한 달 전기요금이 8억 원을 넘는 고지서가 발부되면서 전기요금 산정 체계에 대한 신뢰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특히 과도한 요금 청구가 단발성이 아닌 반복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전력 공급 기관의 책임 있는 조사와 명확한 조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9일 제보자에 따르면 거주 중인 율하 소재 한 주택에 2026년 1월분 전기요금으로 8억 원이 넘는 금액이 고지됐다. 해당 주택은 공장이나 대규모 상업시설이 아닌 일반 주거용 건물로, 세탁기와 식기세척기 등 통상적인 가정용 전자제품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 전기요금이 수백만 원에 달하는 고지가 반복돼 왔다는 점에서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로 이 주택에서는 지난해에도 비정상적으로 높은 전기요금이 수차례 부과된 전례가 있었으며, 최근에는 약 500만 원 상당의 전기요금을 납부한 직후 다시 수억 원대 요금이 청구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이와 관련해 본지 취재 결과, 전력 공급과 요금 부과를 담당하는 한국전력공사(김해) 측은 8억 원이 넘는 이번 전기요금 고지에 대해 원격 검침 시스템 오류였음을 인정했다. 한전 측은 검침이 원활하지 않고 오류 상태를 파악 중인 상황에 본사 차원에서 고지서가 발부됐으며, 현재는 해당 오류를 수정 완료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다만 논란이 된 지난해 8월과 9월 수백만 원대 전기요금 부과에 대해서는 입장을 달리했다. 한전 측은 해당 기간 요금은 계기과 검토를 거쳐 이미 종결된 사안이며, 계기시험 결과도 정상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원격검침 역시 데이터 수집 과정에서 정상적으로 이뤄졌고, 그에 따라 요금 고지가 완료됐다는 설명이다.
주택의 전기 사용 환경이나 신축 당시 전기공사와의 연관성에 대해서도 한전 측은 현재까지 특별한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반복된 고액 전기요금 발생과의 인과관계는 여전히 명확히 규명되지 않은 상태다. 한전은 이번 8억 원대 전기요금 고지는 오류로 인정했지만, 지난해 두 달간 부과된 수백만 원대 요금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원격 전기요금 산정 시스템 자체의 한계도 함께 지적되고 있다. 원격검침은 대량의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처리하는 구조인 만큼, 비정상적인 사용량이 발생할 경우 이를 사전에 걸러내거나 즉각 검증하는 장치가 충분히 작동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제도적 보완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일반 주택에서 현실적으로 발생하기 어려운 수치가 반복적으로 고지됐음에도 자동 산정 과정에서 별도의 경고나 차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시스템 신뢰성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인 가정용 전력 사용 환경에서 월 수백만 원의 전기요금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다는 점에서, 요금 산정 과정 전반에 대한 보다 명확하고 납득 가능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특히 고액 요금이 여러 차례 고지됐음에도 사전에 이상 여부를 걸러내지 못한 점은 전기요금 부과 체계 전반의 점검 필요성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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