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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길고양이 급식소보다 철새 보호가 우선”…10년 ‘을숙도 분쟁’ 첫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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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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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790603?sid=102

 

동물협회가 자연유산인 부산 을숙도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허가해달라며 정부를 상대로 10년간 싸웠지만, 결국 소송에서 졌다. 법원은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인 을숙도에서 길고양이보다 철새 보호가 우선한다고 판단했다.

 

(중략)

 

사건은 200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자연유산이자 국내 최대 철새 도래지인 부산 을숙도에 자동차극장이 들어서면서 시작됐다. 방문객들이 버린 음식물 덕에 길고양이가 개체를 늘려간 것으로 추정된다. 2010년대 중반에는 을숙도 길고양이가 200∼300마리에 달했고, 먹이가 부족한 겨울철이 되면 자동차극장 주변에 있던 길고양이들이 섬으로 날아온 철새들을 공격했다.

 

동물협회는 2016년 부산시, 사하구청과 함께 길고양이 중성화 사업을 추진하며 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했다. 동물협회는 국가유산청(당시 문화재청)에 을숙도 내 급식소 설치를 허가해달라며 국가지정문화유산 현상변경 허가를 신청했다. 국가지정문화유산 보존에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는 일을 수행할 때 필요한 게 ‘현상변경’ 허가다.

 

국가유산청은 ‘길고양이 번식력 증진과 개체수 증가는 철새 포식 피해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다’며 이를 불허했다. 국가유산청은 원상회복도 명령해, 부산시는 직접 길고양이 급식소 15개를 철거했다. 동물협회는 2024년 거듭 국가지정문화유산 현상변경행위 허가를 신청했고, 국가유산청은 또다시 불허했다. 이에 불복한 동물협회는 행정소송을 냈다.

 

부산시 의뢰로 실시된 실태조사를 보면, 지난해 9월 기준 을숙도의 길고양이는 100마리였고 66마리 정도가 급식소 인근에 있었고 18마리 정도는 핵심보전지구에 서식하고 있었다. 재판부는 이런 조사 결과를 근거로 “길고양이가 급식소 인근에 모여드는 경향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급식소 인근 서식 밀도가 높아지면 먹이 경쟁에서 밀린 개체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해 을숙도 내 길고양이 서식권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을숙도 내 고양이 급식소 개수는 96개에 이르러 급식소가 무분별하게 설치 및 운영되고 있는 점 등을 더해 보면 국가유산청이 불허처분을 하면서 정당한 이익형량을 누락한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급식소 설치·운영을 허가할 경우 을숙도 내 길고양이 개체수가 증가할 우려가 있고, 증가된 길고양이가 을숙도 내 철새와 먹잇감을 사냥해 인근 생태계에 더 심한 악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철새 도래지인 을숙도에서 길고양이 급식소를 설치하면 길고양이 보호 효과보다 철새들의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는 부작용이 더욱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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