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경기에서 금기의 기술로 사라졌던 이른바 '백덤블링(백플립)'이 무려 50년 만에 등장했다.
지난 7일(현지 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서 펼쳐진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단체전.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세계 랭킹 1위' 일리야 말리닌(22·미국)이 마지막 순서에 모습을 드러냈다.
음악이 경기장을 휘감은 가운데, 말리닌은 쿼드러플 플립, 트리플 악셀 등 고난도 동작들을 착실히 수행했다.
그러다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말리닌이 잠시 숨을 고르는가 싶더니, 백플립(Back flip·공중 뒤돌기) 기술을 펼친 것이다.
그의 깜짝 백플립에 밀라노 아이스 스케이팅 아레나에 운집한 관중들은 환호성을 내지르며 힘찬 박수를 보냈다.
피겨 무대에서 백플립은 지난 1976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올림픽 당시 미국 피겨스케이팅 선수 테리 쿠비츠카가 처음 선보였다.
하지만 이 기술은 더 이상 피겨 무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었다. 국제빙상연맹(ISU)이 백플립 기술은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를 들어 이듬해 금지해 버린 것이다. 만약 백플립 기술을 사용할 경우, 감점을 부과하기로 했고 더 이상 백플립을 시도하는 선수는 나오지 않았다.




실제로 백플립 기술을 펼치다가 감점받은 선수도 있었다. 1998년에 열린 제18회 나가노 동계올림픽. 프랑스 여자 피겨 스케이팅 선수 수리야 보날리가 그 주인공이었다. 그는 연기 도중 백플립 기술을 시도했고, 넘어지지 않은 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다만 다소 성격이 달랐다. 당시 경기는 보날리의 은퇴 무대였으며, 또 유럽계와 아시아계에 비해 아프리카계가 외면받는 그 시기 피겨계에 항의하는 뜻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그런데 어쩌다 이 백플립 기술이 다시 밀라노 올림픽에 등장한 것일까. ISU가 최근 백플립 기술을 다시 펼칠 수 있도록 허락했기 때문이다.
ISU는 2024년 6월 "고난도 기술이 보편화되고 있는 현대 피겨 경기에서 백플립 기술을 금지하는 건 더 이상 논리적이지 않다"고 했고, 이에 다시 정식 기술로 인정받았다.
그리고 말리닌이 무려 50년 만에 금기의 벽을 깨트리고 백플립 기술을 펼친 것이다.
https://m.sports.naver.com/milanocortina2026/article/108/0003406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