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수 두달 후 가족관계증명서에 혼인신고 미등록 인지
직원 “파기 가능성→ 방문 사실 확인 불가” 등 말 바꿔
개인정보위에 민원 제기·구청에 서류 분실 책임 요구

[충청타임즈] 민원 서류를 접수했는데 구청에서는 "확인이 안된다"고 대꾸한다면 어떤 심정일까.
충북 청주의 한 구청에서 최근 이런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지난 4일 청주시청 홈페이지에 경모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31일 상당구청을 방문해 혼인신고서 양식 서류를 작성한 뒤 여직원에게 제출했다.
이어 다른 남성 직원으로부터 증인 서명을 받아오라는 안내를 받고 증인 서명이 첨부된 혼인신고서를 같은 날 다시 접수했다.
이후 처음 서류를 접수받은 여성 직원으로부터 서류 접수 완료 안내와 함께 혼인신고 기념 태극기를 받고 이를 기념하기 위해 청내에 있는 혼인신고 기념 구조물 앞에서 셀카까지 찍었다.
그런데 두 달 가까이 지난 같은 해 12월23일 가족관계증명서에 자신의 혼인신고가 등록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
구청에 확인을 요청하자 "혼인신고 서류를 아무리 찾아도 발견되지 않았고 분실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의 답변과 함께 서류를 다시 작성하기 위해 직원이 방문하겠는 제안을 받았다.
경씨는 "직접 찾아와 혼인신고서를 받겠다는 것은 결국 구청이 혼인신고 원본 서류 관리에 문제가 있음을 내부적으로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뤄진 조치라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개인정보가 포함된 혼인신고 원본 서류가 행정기관에서 분실했다는 사실 자체는 중대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후 구청 측의 태도가 경씨를 더 화나게 했다.
구청 직원이 처음에는 CCTV는 보존 기간이 지나 확인할 수 없고 서류가 파기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측성 설명을 했다.
그런데 이후 구청 측은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 "당시 구청 방문 사실조차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 없다", "접수 기록과 전산 입력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으므로 해당 서류가 행정 관리 체계 내부로 유입된 사실이 없다"는 등의 답변으로 입장을 바꿨기 때문이다.
경씨는 "구청 측이 보인 이런 태도는 민원인에게 큰 혼란과 깊은 모욕감을 주는 행정 처리"라며 "서류가 정상적으로 접수된 이후에도 기록이 남지 않았다는 사실 자체가 기록물 관리 공백이나 실패를 의미하는 데도 책임을 민원인에게 전가하는 설명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결국 더 이상 원만한 해결이 여렵다고 판단한 경씨는 개인정보위원회에 민원을 제기했는데 위원회는 이 사안을 혼인신고서 분실로 이해하고 개인정보 보호법 제34조 1항에 따른 필요한 조치가 요구된다는 취지로 구청 측에 안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아울러 개인정보와 서명이 포함된 서류 분실로 인한 2차 피해 발생 시 그 책임도 구청에 요구했다.
상당구청 측은 "자체 조사에서 영상 보존 기간이 지났고 행정 기록상 접수 내역이 없어 서류 처리 경위를 객관적으로 확정할 수 있는 근거에 한계가 있다"며 "이 건과 관련한 권리 침해 등의 실질적인 문제가 발생할 경우 관련 법령과 절차에 따라 성실히 대응하겠다"는 취지로 민원에 답변했다.
상당구청 관계자는 "서류 접수 시점과 최종 처리 시점에도 안내 문자를 발송해 민원인이 진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https://v.daum.net/v/20260205193206917
/이형모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