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와 검증된 IP(지식재산권) 활용이 한국 영화계의 안전한 선택지로 자리 잡은 가운데, 류승완 감독과 제작사 외유내강은 여전히 오리지널 각본을 중심에 두는 제작 방식을 이어가고 있다. 2월 11일 개봉을 앞둔 신작 '휴민트' 역시 이러한 흐름 위에 놓인 작품이다. 글로벌 정세와 정보전이라는 동시대적 소재를 전면에 내세운 이 영화는, 특정 원작에 기대어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시장의 논리와는 궤를 달리한다.
대신 블라디보스토크 국경을 배경으로 국제 범죄 정황을 추적하는 국정원 블랙요원과 북한 보위성 조장, 북한 총영사가 복잡하게 얽히는 '한국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액션의 골조 위에 얹었다. 여기에 류승완 감독 특유의 속도감 넘치는 리듬과 세상을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선이 더해졌다.
특히 류 감독의 영화에서 액션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인물의 절박함과 시대의 공기를 드러내는 핵심적인 표현 수단이다. ‘휴민트’ 역시 정교한 동선과 타격감 있는 액션을 장르 특유의 차가운 긴장감 안에 배치하며, 시나리오와 연출의 힘으로 이야기를 밀어붙인다. (중략)
오리지널 각본 기반의 대형 프로젝트가 점차 줄어드는 현재의 한국 영화 시장에서, 외유내강이 류승완 감독과 함께 꾸준히 새로운 이야기를 제작해오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는 오리지널리티가 이상적인 가치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일정한 신뢰를 쌓아온 유효한 제작 전략임을 보여준다.
동시에 이는 창작자가 이야기를 시작하는 가장 기본적인 태도를 환기시키며, 한국 영화가 ‘다음’을 상상할 수 있는 지점을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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