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022/0004103872
정부의 ‘1·29대책’에도 집값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대비 0.27% 올랐다. 상승률이 전주 0.31%보다 둔화했지만 지난해 2월 이후 52주째 오름세가 이어졌다. 이는 문재인정부시절 기록했던 85주, 59주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길다. 정부가 수도권에 6만호를 공급하고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도 부활하겠다고 해도 집값 과열은 진정될 기미가 없다.
부동산 정책이 겉도는 이유 중 하나로 고위공직자의 내로남불이 지목된 지 오래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고위공직자 2764명의 재산내역을 들여다봤더니 913명(33%)이 주택을 평균 2.6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셋 중 한명이 다주택자인 셈이다. 보유 주택의 절반 이상은 서울·경기에 집중됐고 서울 강남구·서초구·송파구가 1∼3위를 차지했다. 정책을 입안·집행하는 고위직조차 ‘똘똘한 한 채’에 집착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통령 주변인 청와대 참모 56명 중 12명이 2주택 이상을 보유했고 국회의원도 다주택자가 69명에 이른다. 고위직 다주택보유는 부동산 정책의 신뢰를 갉아먹을 게 뻔하다. 이러니 이재명 대통령이 아무리 다주택 양도세 중과 부활을 거론하며 “이번이 집을 팔 마지막 기회”라고 압박해도 효과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집값을 안정시키려면 정책신뢰를 복원하는 데서 시작돼야 한다. 이 대통령은 참모진 다주택보유와 관련 “누구한테 ‘이거 팔아라’ 시켜서 팔면 그 정책은 효과가 없다. 제발 팔지 말고 버텨달라고 해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각자 알아서 정리했으면 좋겠다는 취지”라고 해석했다. 지위가 높은 공직자는 그대로 둔 채 일반 다주택자만 몰아세우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공직자부터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며 내로남불 논란을 불식시키는 게 옳다. 최근 들어 서울 강남권과 한강벨트에서 호가를 수억 원 낮춘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토지거래허가제와 대출제한 등 이중삼중의 규제 탓에 거래가 한산하다고 한다.
정부는 양도세 중과 유예를 종료하되 5월 9일까지 계약한 뒤 3∼6개월까지 잔금·등기를 위한 기간을 허용하겠다고 했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아직도 실거주 의무나 복잡한 임대차관계 등 ‘매물 잠김’ 규제가 곳곳에 널려있다. 선의의 피해자를 막고 매물출회를 유도하는 정교하고 합리적인 추가보완책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