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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자연 학대 사진촬영은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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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15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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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지 노출, 새끼 유괴에 모성애 악용까지…전정가위와 톱, 사다리까지 동원

사진은 '기다림의 미학', 전문가 도움 받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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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작가 김아무개씨가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연 개인전에 전시한 '새의 선물' 연작의 하나. 날지 못하는 오목눈이 새끼 새를 꺼내 인위적으로 나뭇가지에 매달고 어미의 모정을 이용해 촬영한 사진이다. 발을 살펴 보는 어미 새의 행동이 접착제를 바르지 않았나 하는 의심도 든다. 어미 새가 어리둥절 영문도 모르는 채 새끼를 바라보고 있고 새끼는 겁을 먹고 있다. 사진=<한국사진방송> 갤러리 



지난해 한 사진가가 전시회에 내놓은 새 사진이 동물학대 논란에 휩싸였다. 작가가 새의 모습을 멋지게 담기 위해 날지 못하는 어린 새를 둥지에서 꺼내 연출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또 장면을 보기 좋게 담기 위해 둥지 주변의 나무를 꺾어 주변 자연을 파괴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하지만 해당 사진작가가 자연을 훼손했다는 증거가 없는데다 대상이 멸종위기종에 해당되지 않아 유아무야됐다. 해당 작가는 “법적인 하자가 없는 행동”이라며 “예술로 봐 달라“라고 말해 더 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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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의 작가가 촬영한 멸종위기야생동물 2급 보호종인 긴꼬리딱새(삼광조). 이 새는 천적을 피하기 위해 둥지를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짓는데, 이 사진에서는 둥지 주변의 나무를 다 자르고 정리해 둥지가 훤히 드러났다. 또 새끼는 다 자라면 둥지 밖으로 날아가는데 이 사진에선 날지 못하는 새끼를 꺼내 가지 위에 올려 놓은 것으로 보인다. 긴꼬리딱새는 은밀하고 그늘진 곳에 둥지를 틀기 때문에 둥지가 있는 가지엔 이끼가 끼기 마련인데 사진에서는 이끼가 메말라 버렸다. 이는 둥지 주변 가지를 자르고 훼손한 뒤 오랜 시간에 걸쳐 촬영을 했다는 증거이다. 사진=<한국사진방송>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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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상적인 긴꼬리딱새의 이소 모습. 자연의 순리 따라 둥지 밖으로 나온 새끼는 천적을 피해 나무 잎이 무성한 안전한 곳에 숨는다, 중지에서 떨어진 나뭇가지에 숨어있는 새끼에게 어미가 먹이를 주고 있다. 사진=윤순영

 

이 사진을 접한 사람들은 새를 학대한 것이 분명해 보이는 촬영기법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일부 몰지각한 사진가의 행위로 다른 많은 정상적인 자연 사진가들도 같은 취급을 받을까 걱정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경이로움을 촬영해야 할 사진가가 오히려 자연을 훼손해 가며 사진을 찍는 것은 모순된 행동이다. 사실 야생 동물과 자연경관 촬영지에서 드러나는 비윤리적이고 몰상식한 행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자연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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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지 못하는 새끼를 잡아 매발톱꽃 가지에 올려 놓고 어미새의 모성본능을 유도해 촬영한 것으로 보이는 앞의 작가 사진. 어린 새끼가 얼마나 시달렸을지 눈에 선하다. 포토 샾으로 새의 깃털 색을 과장되게 처리해 무슨 종인지 알기도 쉽지 않다. 딱새로 추정된다. 



사진은 빛을 그리는 예술이자 기다림의 미학이다

 

기다림 끝에 동물과 교감하며 자연스러운 모습을 포착하는 것이 자연 사진이다. 기다림의 미학인 사진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 것이다. 사진은 자연과 인간이 만난 결과물이다. 기다림은 한 장의 사진을 얻기 위해 사진가가 오롯이 감수해야 할 몫이다. 하지만 요즘 온라인 사진 클럽에 올라오는 생태사진을 바라보면, 자연과 그릇된 교감으로 만들어 낸 사진을 종종 만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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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전하기 짝이 없는 동박새 둥지. 주변의 잎과 가지를 모두 제거한 혐의가 짙다 원래 둥지는 사진 찍기 좋으라고 만드는 게 아니라 주변에서 보기 힘들도록 최대한 위장한다. 사진을 찍겠다고 천적에게 노출되기 쉬운 '살아있는 박제'를 만들었나. 앞의 사진가 작품의 하나다. 사진=<한국사진방송> 갤러리

 

얼핏 보면 자연의 숭고함과 경이로움에 감탄이 절로 나오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잘못된 촬영자세가 그대로 사진 속에 드러난다. 아무리 멋진 사진이라도 본인의 비양심적인 행동을 드러내 보이는 우를 범하는지는 모르고 있는 것이다. 사진은 진실을 숨기지 않는다. 사진 속에는 촬영자의 양심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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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둥지 밖에 나와 나뭇가지에 몸을 숨긴 긴꼬리딱새 새끼의 정상적인 모습. 여유롭게 기지개를 켠다. 사진=윤순영

 

꺾고, 자르고, 얼리고, 돌 던지고, 파내고…

 

완벽한 빛과 구도로 만들어진 아름다운 조류사진 한 장이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이내 사진의 촬영과정에 의구심이 들기 시작한다. 새는 주변의 환경을 이용해 잘 보이지 않는 곳에 둥지를 트는 습성이 있다. 매와 황조롱이, 뱀, 삵 등 천적으로부터 새끼를 지키기 위해서다. 일부 사진 작가들은 이런 새들의 생태적 조건을 무시한 채 자신들의 욕심을 위해 새를 고스란히 노출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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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적에 노출된 둥지에서 심기가 불편한 어미 꾀꼬리와 새끼들, 금방이라도 매가 달려 들 것 같다. 사진=<한국사진방송>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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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미도 앉기 불편할 만큼 굵은 배롱나무 가지에 새끼들이 나란히 앉아 있다. 날지 못하는 새끼를 둥지에서 꺼내 일렬로 앉힌 것 같다. 보통 때라면 먹이를 가져온 어미에게 서로 먼저 달라고 아우성일 텐데 사람 손에 시달려서인지 먹이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이 불안에 떠는 표정이 역력하다. 앞의 사진가 의 작품이다. 사진=<한국사진방송> 갤러리 

 

촬영에 방해가 되는 둥지 주변의 나뭇가지를 전정가위로 자르는 것은 기본이며, 사다리와 톱까지 동원된다. 둥지를 떠날 시기가 안 된 어린 새를 강제로 꺼내 촬영하기도 한다. 둥지가 노출되면 어린 새는 날개도 한번 펴보지 못하고 천적의 먹잇감이 되고 만다.

 

어미 새는 위험을 무릅쓰고 모성본능에 따라 강제로 둥지 밖으로 끌려나온 새끼에게 먹이를 주기 위해 접근하게 된다. 사진가는 이 순간을 놓치지 않고 '멋진' 사진을 촬영한다. 동물의 모성애를 악용한 촬영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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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이인 뱀을 잡아온 호반새. 그릇된 사진가들은 새의 자세가 맘에 들 때까지 돌을 던져 촬영을 하기 일쑤이다. 사진=서규문


또 촬영을 위해 차를 타고 철새들의 움직임을 하루 종일 쫓아다니는가 하면 버스를 대절해 단체로 출사를 나가기도 한다. 이런 행동은 새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주는 행동으로 직접 돌을 던지는 행위와 마찬가지다.

 

단체로 야생화를 촬영 할 땐 그 주변의 생태가 쑥대밭이 된다. 일부 야생화 사진가는 촬영 후 다른 사람이 찍지 못하도록 꽃과 나무를 꺾어 버리는 일도 있다고 한다. 자신이 그토록 아끼는 자연을 스스로 탐욕과 소유의 대상으로 만드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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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솜털이 아직 가시지 않아 둥지에 있어야 할 어린 새끼들이 둥지 밖 나뭇가지에 나란히 서 먹이를 보채고 있다. 영문도 모른채 '유괴'되어 끌려나온 혐의가 짙다. 지나친 후처리로 인해 구분하기 어렵지만 노랑할미새로 추정된다. 앞의 사진가 작품의 하나이다. 사진=<한국사진방송> 갤러리 



나비나 잠자리 같은 곤충류를 촬영하기 위해 미리 잡은 곤충을 냉장고에서 살짝 얼려 휴면 상태에 빠뜨린 뒤 원하는 위치에 올려놓기도 한다. 또 먹이를 물고 온 어미 새를 멋지게 촬영하려고 수차례 돌을 던져 다시 앉게 하는 행위도 적지 않다. 낭떠러지에 지은 호반새 집 뒤편을 삽으로 파내 굴 안으로 들어오는 모습을 촬영하기도 하고, 조명을 위해 보조광 스트로보를 단체로 터뜨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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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찰영을 위해 불필요한 나뭇가지는 다 잘라 버리고 그 위에 꺼내 온 새끼를 올려 놓은 것처럼 보인다. 앞의 사진가 작품. 사진=<한국사진방송> 갤러리

 

한 장의 사진을 위해서 목숨이라도 걸어야 할 사진가가 나약한 자연을 상대로 무자비한 행동을 하고 학대하는 것은 사진가 이전에 사람으로서 자연을 대하는 기본적인 도덕성에 관한 문제이다. 

 

특히 조류 사진 촬영에 지식이 없다면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촬영에 임하는 것이 자연에 대한 배려이다. 동물의 모성과 사람의 모성이 무었이 다를까? 법정 보호종이 아니더라도 유괴되어 학대받는 동물들을 보호 할 수 있도록 동물보호법이 개정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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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머리오목눈이 집을 차지하여 자라난 뻐꾸기 새끼. 천적을 피하기 위해 둥지가 나뭇잎에 가려 얼굴만 살짝 보인다 사진=윤순영.   
 

탐조는 추적이 아닌 기다림

 

자연에 대한 몰이해는 일부 사진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공영방송이 그런 일에 앞장선 일도 있다.(■ 관련기사 '1박2일’이 몰랐던 것…탐조의 미학은 ‘추적’ 아닌 ‘기다림')

 

지난해 이 프로그램에서 철원군의 대표적인 철새인 두루미를 소개했는데, 출연자가 위장막 안에서 경계심 강한 두루미 가족을 촬영하는 미션을 수행하는 내용이었다. 방송이 방영된 뒤 철원군의 두루미 서식지는 이를 탐조하기 위한 수많은 관광객들로 홍역을 앓았다. 이처럼 귀한 손님인 두루미가 졸지에 사람들에게 쫒기는 신세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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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루미를 향해 논으로 돌진하는 차량에 기겁해 날아 가는 두루미 무리. 사진=윤순영 



차를 타고 쫒아다니며 사진을 찍는 사진가들과 탐조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를 모르는 사람들의 잘못된 행동 때문이다. 아름다운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것도 좋지만 동식물의 생활환경을 침범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물론 국내 서식지 주변의 무차별한 개발이 매년 찾아오는 철새 수를 줄어들게 만드는 근본 원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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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촬영을 위해 계속 두루미를 추적하는 차량. 사진=윤순영 

 

선진국에선 멸종위기에 처한 동식물을 살리기 위해 정부와 지역 주민의 적극적인 보호와 감시 아래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또 탐조 및 촬영을 위한 시설을 따로 만들어 운영한다. 하루 빨리 국내에도 야생동식물보호 차원에서 올바른 탐조 인식운동과 함께  탐조 시설을 만들어 이를 보호해야 한다. 지금 같은 추세라면 몇 년 안에 더는 국내에서 철새를 보기 힘들게 될지도 모른다.

 

윤순영/ 한겨레 물바람숲 필진, 한국야생조류보호협회 이사장


http://ecotopia.hani.co.kr/68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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