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장례날 '합당 문건'…민주, '대외비 유출' 일파만파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관련 대외비 문건이 외부로 새어 나가면서 민주당 내 갈등이 격화하는 모양새다. 합당 반대파에서 밀약설 의혹까지 제기되며, 정청래 대표가 진행 중인 당내 의견수렴 절차 역시 이미 결론을 전제로 한 형식적 절차 아니냐는 비판이 확산하고 있다.
6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민주당 사무처는 최근 대외비 문건인 '합당 절차 및 추진 일정 검토(안)'을 작성했다. 문건에는 이달 27일 또는 3월 3일까지 합당 신고를 마치고 혁신당 인사를 지명직 최고위원에 배분하는 방안이 담겼다. 민주당과 혁신당이 각각 2명씩 참여하는 '사전실무협의체'를 구성해 열흘간 협상한 뒤 합당 합의문을 발표하는 일정도 포함됐다.
이러한 사실이 알려진 후 당내 갈등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당내 비판을 의식해 전날부터 선수별 간담회를 진행 중인 정 대표는 "정식회의에 보고되지도 않고 논의되지도 않고 실행되지도 않았던 실무자의 작성 문건이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다"며 사태 수습에 나섰다. 특히, 진상조사를 지시하면서 본인도 보고받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동안 정 대표는 "합당 제안을 한 것이지, 합당을 결정하거나 합당을 선언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해 왔지만, 당내 본격 논의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달 27일 합당 일정 등이 담긴 문건을 작성한 사실이 확인되면서 정 대표의 해명에 대한 의구심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해당 문건이 작성된 날은 故 이해찬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의 장례 첫날로, 당이 공식 일정상 합당 논의를 자제하던 시점이었다.
합당 반대파에서는 '밀약설'까지 제기하는 등 파상공세를 퍼붓고 있다. 합당 논의 중단을 요구해 온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문건대로라면 합당 '밀약'을 한 것"이라며 "이미 결론을 정해놓고, 당원과 의원들을 토론의 대상이 아니라 통보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그것은 진짜 독단"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