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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승 기자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위원회(진실화해위)가 ‘중대한 인권침해'로 규정하고 재심을 권고한 과거사 사건의 재심 청구를 법원이 두 번째로 기각한 가운데, 재판부가 원심 자료를 확보하지 않고 기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재판부는 최근 김건희 여사 1심에서 대다수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재판장 우인성)다.
6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재판부는 2021년 사망한 고 서병호씨 유족이 청구한 재심을 기각하며 1970년대 수사 기록과 원심 재판 기록을 확보하지 않았다.
서씨는 국군보안사령부(현 국군방첩사령부)가 1970년대 초반 재일 유학생 출신을 간첩 혐의로 영장 없이 검거한 뒤 공작원으로 활용한 이른바 ‘역용(逆用) 공작'의 피해자다. 1960년대 일본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나온 서씨는 귀국 뒤 1971년 돌연 간첩 혐의로 체포됐고, 보안사에 불법 연행돼 19일간 구금된 상태에서 조사를 받았다.
보안사는 서씨를 간첩 수사에 공작원으로 활용하려 했지만 계획에 문제가 생기자 서씨를 구속 송치시켰고, 서씨가 수사기관에서 가혹행위를 당해 허위로 한 진술은 그대로 법정 증거로 받아들여졌다. 1972년 징역 12년, 자격정지 12년을 선고받은 서씨는 1983년 만기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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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서씨의 딸이 진실화해위에 진실 규명을 요청했다. 진실화해위는 2년이 넘는 조사 끝에 2024년 1월 서씨 사건을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이라고 인정했다. 진실화해위는 서씨가 보안사로부터 불법구금, 가혹행위 등 불법 수사를 받고 공작원으로 활용됐다며 국가의 사과와 재심을 권고했다. 이 과정에서 서씨를 간첩 수사에 활용하려 한 보안사의 ‘역용 공작계획’ 등 문건이 새롭게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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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에서 재판부는 2024년 6월 서울중앙지검에 1970년대 수사 기록과 원심 재판 기록을 요구했지만, ‘수사 기록 및 공판 기록을 확인할 수 없고 국가기록원에 이관했다’는 취지의 답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추가적으로 검찰에서 기록을 받지 않은 채 기각 결정을 내렸다. 이는 기각 결정에 불복한 유족 쪽이 즉시항고 과정 중 법원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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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은 4일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2005년 법원이 강압수사·증거조작 등으로 인권을 침해하고 판결이 논리 모순으로 가득 찼던 과거 사건(으로 선정한) 200건 이상의 사건 중 1호 사건이 서씨 사건이었다”며 “고인이 하늘에서도 영혼마저 억울하다면 자유롭게 해줘야 하는 게 사법부 역할 아니겠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