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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르포] “SK하이닉스는 VIP” 3.6조 성과급 뿌린 날... 이천 축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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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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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366/0001140898?ntype=RANKING

 

5일 오후 7시쯤 경기도 이천시 부발읍 SK하이닉스 정문 인근 식당가. 사원증을 목에 건 SK하이닉스 직원 단체 손님들로 가게들이 북적였다. 주점과 식당 예약판에는 ‘SK’라는 글자가 빼곡히 적혀 있었다. 평소보다 들뜬 표정의 직원들 사이에서는 “성과급으로 무슨 차를 살지 고민”이라는 말이 오갔다. 계산대 앞에서는 한 직원이 “술값이 28만원밖에 안 나왔다”며 선뜻 신용카드를 내밀었다.

양고기집을 운영하는 김석주(29)씨는 “SK하이닉스가 성과급을 받는 날이라고 해 일찍 준비를 했는데도 단체 손님이 많아 응대가 힘들 정도”라며 “직원을 더 늘리기 어려워 일반 손님은 대부분 돌려보내야 해 오히려 아쉽다”고 말했다.
 

5일 오후 8시쯤 경기 이천시 부발읍 SK하이닉스 본사 인근 치킨집이 손님으로 가득 찼다. /김관래 기자

5일 오후 8시쯤 경기 이천시 부발읍 SK하이닉스 본사 인근 치킨집이 손님으로 가득 찼다. /김관래 기자

성과급 1.5억원… 분양사·수입차 “SK하이닉스를 잡아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올해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률을 2964%로 책정했다. PS는 연간 실적에 따라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사원들에게 지급하는 성과급 제도다. 성과급의 80%를 바로 주고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10%씩 나눠 지급한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7조2063억원이다. PS에 활용될 재원은 일부 비용을 제외하고도 약 4조5000억원 수준이다. 이날 직원들에게 3조6000억원이 풀린 셈이다. 직원 수를 고려할 때 연봉이 1억원인 직원도 1억4820만원을 성과급으로 받는다.

역대급 성과급이 풀리면서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주변은 그야말로 파티 중이었다. 이날 오후 4시쯤 하이닉스 정문 일대에는 ‘SK하이닉스 임직원 선착순 VIP 혜택’이라고 적힌 아파트 분양 광고 전단지가 여러 곳에 놓여 있었다. 퇴근 중인 직원들이 하나둘 전단지를 챙겨 가면서 일부 거치대에는 몇 장만 남아 있었다.
 

5일 오후 4시쯤 경기 이천시 부발읍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본사 정문 인근 가로등에 아파트 분양 광고가 붙어 있다. 전단지 내용에는 'SK하이닉스 임직원 선착순 10명 한정 VIP 혜택'이라고 써 있다. /김관래 기

5일 오후 4시쯤 경기 이천시 부발읍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본사 정문 인근 가로등에 아파트 분양 광고가 붙어 있다. 전단지 내용에는 'SK하이닉스 임직원 선착순 10명 한정 VIP 혜택'이라고 써 있다. /김관래 기자
정문에서 직선거리 50m 이내에만 모델하우스 두 곳이 있었다. 한 곳은 이미 분양을 마쳤고, 다른 곳도 85%가량 계약을 마쳤다. 이천캠퍼스에서 일하는 SK하이닉스 임직원은 약 2만명이지만, 부발읍 일대에 공급 예정이거나 분양된 아파트·오피스텔은 약 4000가구로 빠듯한 상황이다.

인근 한 시행사 관계자는 “침체된 분위기인 다른 지역과 달리 SK하이닉스 본사 주변은 매수세가 꾸준하다”고 했다.

성과급 지급을 앞두고 금융상품을 홍보하는 금융권 관계자들도 적지 않았다고 한다. 특히 SK하이닉스 임직원을 겨냥한 수입차 업체들의 프로모션 경쟁도 이어졌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이 거주하는 기숙사 ‘행복마을’ 일대에는 고급 수입차가 잇따라 서 있었다. 한 SK하이닉스 직원은 “예전에는 메르세데스벤츠나 BMW 같은 독일 차가 주로 보였는데, 올해 들어 포르쉐를 타는 사람도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인근 식당가는 ‘성과급 특수’… “자리 없어 더 못 받아”


(중략)

회사에서 마련한 셔틀버스를 타고 곧장 서울로 향하는 직원도 있었지만, 적지 않은 이들은 인근 식당가로 발길을 옮겼다. 정문에서 만난 SK하이닉스 직원 박모(35)씨는 “성과급을 많이 받고 기분이 좋아 동료들과 한잔 하러 간다”며 “내년에 더 많이 받기 위해 열심히 해보자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5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인근 식당가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있다. /이호준 기자

5일 경기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인근 식당가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여있다. /이호준 기자
이날 식당가를 돌아본 결과,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높은 식당이 더 붐볐다. 오후 7시쯤 고급 중식당과 일식당 등은 이미 예약 손님으로 가득 찼다. 일부 손님이 입장하려 했으나 자리가 없어 발길을 돌리기도 했다. 식당가 곳곳에서는 ‘성과급 특수’를 체감케 하는 풍경이 반복됐다.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 인근 중식당 사장은 “단체 룸은 지난 며칠부터 전부 예약이 찼다”며 “SK하이닉스가 없으면 주변 가게들은 살 수가 없다”고 했다.

일식당 사장도 “최근 SK하이닉스의 실적이 좋아서 그런지 손님이 30~40% 늘었다”며 “오늘은 두 테이블만 빼고 20여 개가 되는 테이블의 예약이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5일 오후 5시 30분쯤 경기 이천시 부발읍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본사 정문에서 직원용 셔틀버스가 나오고 있다. /김관래 기자

5일 오후 5시 30분쯤 경기 이천시 부발읍에 위치한 SK하이닉스 본사 정문에서 직원용 셔틀버스가 나오고 있다. /김관래 기자
SK하이닉스는 지역 상권을 떠받치고 있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에 따르면 SK하이닉스가 위치한 부발읍의 점포당 월평균 매출은 2024년 하반기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1297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이천시 평균(1097만원)보다 18.2% 높다.

다만 SK하이닉스 인근 상권이 발달하지 않아, 셔틀버스를 타고 서울로 가서 모이는 일이 잦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SK하이닉스 직원 최모(36)씨는 “(회사 앞에) 가게가 제한적이고 서울에 사는 동료들도 적지 않아, 일단 셔틀버스를 타고 올라가서 간단하게 맥주를 즐기기로 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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