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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강찬호의 시선] 민주당에 어른대는 ‘문 어게인’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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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6 0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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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9일 저녁. 청와대 만찬장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초청한 이재명 대통령은 정청래 대표에게 “혹시 반명(반이재명)이십니까”라고 물었다. 좌중은 물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정 대표는 “우리 모두 친명이고, 친청입니다”라고 했다. ‘친청’이란 말에 좌중은 또다시 조용해졌다. 정 대표가 침묵을 깼다. “‘친청’은 ‘친청와대’를 뜻합니다.” 폭소가 터져 나왔다. 그러나 흔쾌하게 들리는 폭소는 아니었을 것이다. 참석했던 한 의원의 전언이다. “대통령의 질문부터 자리에 앉은 직후 단도직입적으로 던진 것이었으니 다들 긴장할 수밖에 없었다. 정 대표 답변도 뒷목을 당기게 했다. ‘친 청와대’라고 했지만, 내 귀엔 ‘친 청래’로 들려서다. 아니나 다를까 사흘 뒤 정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을 전격 제안하더라. 불길한 예감이 현실이 된 거다.”



여당 내전 부른 전격 합당제안
차기 당권 놓고 낯 부끄러운 내전
전대 뒤로 미루고 국정 전념하길


또 다른 친명계 의원의 말이다. “합당 제안 직후 청와대에서 ‘정신이 번쩍 들었다’는 말이 나왔다고 한다. 김민석 총리가 6월 지방선거 서울시장 출마를 접고 8월 전당대회 출전으로 선회한 건 ‘정 대표의 연임은 절대 안 된다’ 는 청와대 판단이 내려졌기 때문이다. 요즘 김 총리 행보를 보라. 당원들 모아 국정을 설명하고, 이해찬 빈소를 내내 지켰다. 전대 나가 정 대표 잡겠다는 뜻이다.”

요즘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명청간 혈투장이 된 지 오래다. 이언주·황명선·강득구 등 최고위원들과 한준호·김우영·박홍근·이제강 의원 등 ‘찐명’ 의원들이 연일 “이쯤에서 합당을 멈추라”고 정 대표를 맹공하고 있다. 민주당 당직자는 “대통령과 사적으로 소통이 되는 최측근들이 죄다 참전했다. 대통령 뜻은 분명히 합당 반대란 얘기”라고 했다. 친청도 가만있지 않는다. “이재명 대표 시절 대표 공격하던 사람들, 지금 어디 갔나 (컷오프됐다)”(문정복 최고위원)고 되쏜다. 반년뒤 전당대회에서 진 측은 내후년 총선에서 횡사(컷오프)할 게 뻔하니 죽자사자 싸우는 거다. 집권 8개월밖에 안 된 정권이 내전에 돌입하면 국정 동력은 약화할 수밖에 없다. 요즘 이 대통령이 설탕세·부동산·물가 정책을 연일 SNS에 쏟아내며 대국민 직거래 정치에 열중하는 것도 당권전쟁으로 날밤을 새우는 집권당의 직무유기와 무관하지 않을 거다.

‘합당 밀약설’을 제기하며 정 대표를 맹공하는 친명들 행태에도 문제는 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당권을 잡은 이후 대통령실과 여러 번 엇박자를 낸 끝에 낸 동료 최고위원들과 논의 한번 없이 합당 카드를 던져 평지풍파를 일으킨 정 대표의 책임이 적지 않다. 요즘 정 대표는 친명 의원들과 연일 독대 오만찬을 하면서 식사 정치에 나섰는데 친명들의 입장을 경청했을 뿐, 수용할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는 게 참석자들 전언이다. ‘상왕’이란 말을 듣는 유튜버 김어준씨가 합당론을 연일 띄우고, 친노 유시민씨가 “조국이 대통령 되려 한다면 빨리 합쳐야 한다”며 거들고 나선 데 대해서 친명은 “정 대표의 배후엔 비명(친노·친문·586)의 민주당 장악 기획이 있다”고 의심한다. 친명 중진 의원의 말이다. “재작년 총선에서 4선에 오른 정 대표는 3선이 맡는 법사위원장을 김어준의 응원에 힘입어 차지했고, 이를 발판으로 대표가 됐다. 또 실형을 살고 있던 조국은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놓고 ‘광복절 특사’를 요구한 직후 사면 복권돼 조국혁신당 대표로 복귀하고, 정 대표와 합당을 논의하는 지위에 올랐다. 합당이 성사되면 조국혁신당 10만여 당원들이 민주당원이 돼 8월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밀어줄 공산이 크다. 김어준-문재인-조국-정청래가 연합해 ‘더불어친명당’을 ‘더불어친문당’으로 바꾸려는 기획이 진행 중이란 의심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힘이 ‘윤 어게인’으로 난리인데 우리 당도 ‘문(재인) 어게인’세력이 당권을 쥐고 이 대통령을 레임덕 신세로 만들 우려가 생긴 거다. 친명들로선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시나리오다.”

정당내 집안싸움은 밖에서 참견할 문제가 아니란 말이 있다. 그러나 집권당은 얘기가 다르다. 이재명 정부는 에너지(원전)·외교(한일관계) 등의 유연한 접근으로 평가를 받고 있다. 대통령 지지율이 여당 지지율을 앞서는 여론 지형은 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조국혁신당은 탈원전·토지공개념 등 민주당보다 진보 성향이 뚜렷하다. 민주당과 합당하면 정부의 노선에 사사건건 제동을 걸어 국정이 표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지게 된다. 정 대표가 합당을 강행한다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후유증이 클 것이다. 합당 논의는 전대 뒤로 미루고 국정에 집중하는 게 맞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501478?sid=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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