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선시대에 건강을 위해 달리기를 한 사람이 몇이나 됐을까?
아마 거의 없었을 것이다. 우리 조상들도 걷고, 들고, 오르고, 뛰는 활동을 했다. 단 건강을 위해 일부러 운동한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활동이었다. 몸을 움직여야 살 수 있었기 때문이다.
활발한 신체활동이 건강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는 인식은 최근에 생겨났다. 오늘날 우리가 쓰는 의미의 ‘운동’(exercise) 개념은 19세기 중후반~20세기 초 산업화 시기에 형성됐다는 데 대체로 의견이 일치한다. 기계화와 도시화로 일상에서 신체활동이 급격히 줄자, 비만·대사질환·심혈관 질환 같은 만성 질환이 급격히 늘어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운동을 따로 해야 한다는 해법을 찾아냈다.
우리에게 익숙한 ‘주 3회 이상·한 번에 최소 30분·중등도~고강도 유산소 운동’이라는 기준은 20세기 중반 이후 등장했다. 심장병과 비만이 사회 문제로 부상한 시기의 예방 전략이었다. 효과는 분명히 있었다. 하지만 별도의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했다. 그 결과 많은 사람에게 ‘운동은 좋은 것’이지만 동시에 ‘하기 어려운 것’도 됐다.
그런데 최근 10여 년 사이, 운동과 건강에 대한 인식에 또 다른 큰 전환이 있었다. 몸에 착용하는 활동량 계를 활용한 대규모 추적 연구에서 운동 시간보다 움직임의 누적이 더 중요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체활동 지침에서 기존의 ‘한 번에 최소 10분 이상 운동해야 효과가 있다’는 기준을 삭제했다. 대신 ‘짧은 활동이라도 꾸준히 움직여 누적되면 건강 효과가 있다’라는 쪽으로 가이드라인을 바꿨다.
헬스장에서 계획적으로 하는 운동이 아니라 농경·채집 시대처럼 ‘생활 속 짧게 반복되는 고강도 움직임’을 실천하는 것이 더욱 중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계단 오르기다.
2022년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Sports Medicine)에 실린 연구에 따르면, 평소 운동을 거의 하지 않던 성인들이 하루 30~45초짜리 고강도 활동을 9~10회 반복한 결과, 조기 사망 위험이 크게 낮아지는 경향이 관찰됐다. 운동 시간이 늘수록 이점은 커졌지만, 위험 감소의 대부분은 하루 처음 몇 분의 활동에서 나타났다.

매일 계단을 이용하는 것만으로도 체중이 줄고, 뇌졸중과 심장병 위험이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들이 여럿 있다. 계단 오르기는 특히 하체 근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
2015년 학술지 ‘노인학’(Gerontolog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다리의 힘이 뇌 노화를 예측하는 강력한 지표 중 하나로 나타났다. 중년 여성 쌍둥이 324명을 10년간 추적한 연구에서, 다리 근력 중에서도 순간적으로 힘을 내는 ‘폭발적 근력(파워)’가 강할수록 10년 후 인지 기능 저하와 뇌 위축이 덜한 경향이 나타났다.
전문가들이 짧은 운동으로 최대 효과를 얻고 싶을 때 계단 오르기를 추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계단은 몸에 독특한 자극을 주기 때문이다.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한쪽 다리에 체중을 싣고 균형을 잡아야 한다. 올라가 때마다 중력을 거슬러 몸무게를 들어올려야 한다. 이 과정에서 심박수와 산소 소비량이 빠르게 올라가 심폐 기능이 자극된다.
계단 오르기는 특히 평소 활동량이 적은 사람에게 더 큰 효과를 보인다. 운동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것이 있다. 땀을 흘리는 것보다 심장 자극이 더 중요하다는 점이다. 계단을 빠르게 오르면 숨이 가빠진다. 호흡이 빨라져 대화가 어려운 정도라면 이미 ‘고강도 활동’ 영역에 들어섰다고 볼 수 있다.
https://www.donga.com/news/Health/article/all/20260205/13330272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