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30대 성인의 피임 실태를 분석한 결과, 남성용 콘돔이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피임 수단으로 나타났지만 질외사정법과 월경주기법 등 비현대적 피임 방법 역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은 최근 '비혼기 및 임신 준비기 성·재생산 건강권 보장 정책의 방향과 과제' 보고서를 내고 이 같은 2030 피임 실태 현황을 공개했다.
연구진은 20~39세 성인 남녀 1044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해 2030세대의 성·재생산 건강 인식과 관리 실태를 분석했다. 특히 응답자 중 최근 3년 내 성관계 경험이 있고 '피임을 가끔·자주·항상 한다'고 응답한 504명을 중심으로 주요 피임 수단을 살펴봤다.
조사 결과, 주로 사용하는 피임 수단으로는 남성용 콘돔이 91.6%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질외사정법(37.7%), 경구피임약(18.6%), 월경주기법(17.6%), 응급피임약(8.5%) 순으로 나타났다. 콘돔 다음으로 질외사정과 월경주기법이 상위권을 차지한 점이 눈에 띈다.
성별로 보면 격차는 더욱 분명해진다. 질외사정법을 주로 사용하는 비율은 여성 42.1%, 남성 34.7%로 여성 응답이 남성보다 높았다. 월경주기법 역시 여성 20.4%, 남성 15.7%로 차이를 보였다. 이 같은 성별 격차에 대해 보고서는 특정 피임 방법에 대한 선호라기보다도 피임의 책임과 판단이 여성에게 더 많이 전가돼 온 구조와 맞닿아 있다고 해석한다. 질외사정법과 월경주기법은 비용이나 의료 접근 부담 없이 선택할 수 있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여성에게 상대적으로 '감당 가능한 선택지'로 인식돼 왔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여성 내부에서도 연령과 혼인 여부에 따라 차이가 나타났다. 질외사정법 사용 비율은 20대 여성 44.0%, 30대 여성 45.4%로 비슷한 수준이었고, 월경주기법은 30대 여성(24.0%)과 비혼·미혼 여성(20.7%)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이는 피임 선택이 관계 형태와 생애 단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연구진은 질외사정법과 월경주기법의 높은 사용 비율을 '피임을 하지 않는 선택'과는 구분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두 방법 모두 비용 부담이 적고 의료기관 접근이 필요하지 않다는 점에서 선택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구피임약이나 자궁내장치(IUD) 등 현대적 피임 방법은 부작용 우려와 함께 병원 방문, 비용 부담이 여전히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임 비용 부담에 대한 인식에서도 성별 차이가 확인됐다. 피임 비용에 부담을 느낀다고 응답한 비율은 여성 31.0%로, 남성(16.7%)의 거의 두 배에 달했다. 비용 부담으로 피임을 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전체의 29.8%에 이르렀다. 여성의 경우 경구피임약·응급피임약·IUD 등 직접 비용을 부담하고 의료 이용이 필요한 피임 수단을 더 많이 사용하는 구조가 이러한 격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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