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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내 마음은 극우인데, 조금 혼란스러워” 10대 우경화의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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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4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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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308/0000037859?cds=news_media_pc&type=editn

 

‘노알라’ ‘윤어게인’ ‘드럼통’ 숏폼을 공유하는 아이들의 마음은 대체 무엇일까. 바로잡지 않아도 괜찮을까. 청소년 독립언론 〈토끼풀〉 기자 3인이 또래의 시선에서 10대 우경화 현상에 주목해 봤다.

<토끼풀> 기자들이 수도권 소재 중·고등학생 30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토끼풀〉
<토끼풀> 기자들이 수도권 소재 중·고등학생 30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토끼풀〉



‘노알라’ ‘윤어게인’ ‘드럼통’···. 교실이 혐오와 조롱이 뒤섞인 온갖 정치 밈의 카오스로 변모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심상치 않게 들려온다. 10대는 극우화됐을까? 〈시사IN〉은 10대 청소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기로 했다. 청소년 독립언론 〈토끼풀〉 기자들과 공통 질문을 짜서 수도권 소재 중·고등학생 30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이들에게 언제, 어디서, 왜 정치 밈을 공유하고 있는지 물었다. 이 기사는 10대에게 물었고, 10대가 스스로 해석한 결과물이다.

(중략)

이런 풍경과 별개로, 정치인들을 희화화하거나 조롱하는 ‘정치 밈(meme)’은 보다 광범위하게 소비되고 있다. 현 대통령에 대한 조롱은 물론이고, 고인을 모독하는 밈도 주를 이룬다. “이재명을 탄핵하라!”고 외치는 것은 기본, ‘드럼통(이재명 대통령 주변인 사망에 관한 음모론)’ 콘텐츠도 공유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밈은 한층 수위가 높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얼굴에 캐릭터 ‘둘리’나 코알라, 미국 권투선수 마이크 타이슨 등을 합성하고 ‘노알라’ ‘노타이슨’과 같은 이름도 붙이는 식이다.

기괴해 보이는 문화이지만, 남학생 사이에서 이는 인터넷과 현실을 넘나드는 참신한 유머 소재다. 서울 서초구 세화고등학교 1학년 A는 “하루에도 20개 가까이 그런 ‘짤’들을 쓰는 것 같다. 다른 사람들도 많이 쓴다”라고 말했다. 1월1일 한 학생은 〈토끼풀〉 기자에게 “새해 복 많이 받아라”며 AI로 합성한 노 전 대통령이 절을 하는 사진을 보냈다.

유머는 공포를 통해 신념을 고착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남성 청소년을 비롯해 여성 청소년들까지 사로잡은 괴담은 ‘중국인 장기 밀매’다. 인터뷰에 응한 여러 여학생은 실제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서울 은평구 연신중학교 3학년 B(여)는 “중국인 무비자 입국으로 인해서 밤길이 위험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은평구 영락중학교 3학년 C(여)도 “초등학교에 다니는 동생과 친구들이 (중국인 장기 밀매설을) 믿는다. 틱톡에서 접한 정보가 소문처럼 학교에 퍼졌다”라고 말했다.

괴담이 현 정권과 정책에 대한 불만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연신중학교 3학년 D(여)는 “이재명씨가 대통령이 된 이후로 중국 사람들이 무비자로 많이 왔다. 그러면서 장기가 많이 털려가고. 중국 사람들에 대한 인식이 많이 나빠지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서울 서초구 서일중학교에 다니는 3학년 E(남)도 “중국인 무비자 입국 때문에 장기 밀매 및 납치가 증가한 건 사실이고, 그에 대한 처벌이 너무 약해서 재범이 항상 일어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인 무비자 입국 문제가 한창 불거지던 지난해 9월, “중국인들이 무비자 입국해 한국인들을 납치하고 장기를 팔아넘긴다는 말이 자자하다. 혼자 돌아다니지 말고 호신용 무기를 소지하라”는 내용의 인스타그램 스토리가 청소년들 피드에 자주 목격됐다. “손소독제 스프레이와 커터 칼을 들고 다닌다” “일찍 학교 오는 애들을 다 칼로 죽인다” “내일 학교 안 가겠다”라는 글도 여러 학생의 SNS를 통해 퍼졌다.
 

비상계엄 후, 알고리즘이 달라졌다

인스타그램으로 연결된 요즘 교실의 풍경. 알고리즘은 친구가 ‘좋아요’를 누른 게시물을 실어 나른다. &#169;&lt;토끼풀&gt;
인스타그램으로 연결된 요즘 교실의 풍경. 알고리즘은 친구가 ‘좋아요’를 누른 게시물을 실어 나른다. ©<토끼풀>



정치 밈과 괴담들은 전부터 존재했지만, 지금만큼 널리 그리고 많이 퍼진 적은 없다. 도대체 언제부터였을까? 학생들은 지역과 학년을 불문하고 ‘계엄 직후’라고 증언했다. 연신중학교 1학년 F는 “유행이 시작된 건 계엄 직후”라면서 “그전에도 노무현 밈은 있었지만, 본격적으로 정치 밈이 유행한 건 2024년 12월 이후였다”라고 말했다. 경기 평택시에 거주하는 중학교 1학년 G도 “계엄 이후 SNS 사용자가 정치 관련 영상을 보면서 정치 밈이 알고리즘에 뜬 것 같다”라고 말했다. 경기 안양시 귀인중학교 3학년 H도 중학교 2학년 말(2024년 말), 연신중학교 3학년 I 역시 중학교 2학년(2024년) 때부터 정치 밈을 부쩍 많이 보기 시작했다고 회고했다.

비상계엄 이후 정치 밈을 어떻게 접하게 됐는지도 물었다. 학생들은 “친구가 정치 밈을 공유해서” 알게 되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양천구 월촌중학교 1학년 J는 “‘패션 극우’인 친구들이 장난삼아 ‘드립’을 치면서 퍼진다”라고 말했다. 학교 안에서도 대화가 활발하지만, 소셜미디어를 통해서도 정치 밈이 빈번하게 공유된다. 연신중학교 3학년 K는 “단톡방 같은 데서 정치 밈을 공유한다”라고 말했다. 아이들이 인스타그램의 ‘단뎀(단체 DM 채팅방)’에서 정치 릴스를 공유하며 서로의 알고리즘이 더 극단화하기도 한다. 연신중학교 3학년 L은 “(단체 DM방에 있는) 친구들 때문에 내 알고리즘이 망가져서 노무현 밈만 자꾸 뜬다”라고 불평했다.

그러면서도 L은 “돌아가신 분(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는 건 잘못된 것 아닌가”라는 물음에 “우리들끼리 소곤소곤 얘기하거나 주변에 피해가 되지 않을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정치 밈은 청소년들 사이 일종의 ‘놀이’와 ‘유행’이 됐다. 고인을 조롱하는 정치 밈에 대해 꺼림칙한 생각을 가지더라도 학생들은 또래집단 안에서 정색하며 그 견해를 드러내기 어려운 분위기다. 서일중학교 3학년 E는 “불편함을 느끼는 학생들이 많지만, (불편함을 드러내면) 괜히 진지하다고 찍힌다”라고 말했다.
 

‘주동자’를 찾아서



이러한 문화를 주도하는 것은 소수의 ‘주동자들’이라고 학생들은 말한다. 연신중학교 3학년 K는 “M한테 배웠다”라고, 연신중학교 3학년 I는 “N 때문에 (노무현 밈을) 본다”라고 말했다. 같은 학교 3학년 학생도 M, N, O 등 몇몇 아이를 노무현 밈의 진원지로 지목했다.

‘밈’의 전파 경로를 거슬러 올라 ‘주동자’로 지목당한 학생 M과 O를 만났다. 연신중학교 3학년 M은 “(알고리즘에 밈이) 하나 뜨면 다 보내준다”라며 친구들에게 공유한 사실을 인정했다. 노무현 밈을 왜 공유하고 있느냐는 물음에, M은 “그분(노무현)을 놀리려는 게 아니다. 캐릭터성이 XX 웃기다. 드립 확장성이 X쩐다. 난 그분의 캐릭터가 좋은 거다”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그는 어떤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을까? M은 “정치 인스타 가장 많이 뜨는 게 신남성연대. 그리고 ‘극우가 나라를 살리려고 하면 그거 하겠습니다’ 아저씨가 뜬다”라고 답했다. “아무튼 좌파(콘텐츠)보다는 극우(콘텐츠)가 더 많다. 그리고 항상 댓글에서 XX 싸운다. 난 안 본다. 내가 막 찾아서 윤석열이 나오는 콘텐츠를 보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밈을 있는 그대로 흡수하는 것은 아니었다. M은 장기 매매에 대해선 ‘카더라’, 비상계엄에 대해선 ‘정당하지 않았다’라고 생각했다. M에게 극우 밈을 시청하고 공유하는 일은 순수 ‘재미의 영역’이었다.

또 다른 주동자로 지목당한 연신중학교 3학년 O에게도 밈의 출처를 물어봤다. 친구에게 공유한 ‘드럼통 밈’을 처음 본 곳이 어디냐는 물음에 예상하지 못한 답변이 나왔다. “인스타그램에서 드럼통 들어가 있는 여자, 나경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드럼통 밈’을 주도해 퍼뜨렸다는 증언은 O뿐만 아니라 여러 명한테서 나왔다. O와 다른 학교에 다니는 서일중학교 3학년 P도 “나경원이 그러던데”라면서 “‘드럼통 이야기가 진짜냐”라고 〈토끼풀〉 기자에게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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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풀>의 조준수 기자(오른쪽)가 10대 우경화 현상을 주제로 한 학생을 인터뷰하고 있다. ©<토끼풀>



O 역시 이러한 콘텐츠를 소비하고 공유하는 근본적 이유로 ‘재미’를 꼽았다. “그냥 재밌다. 노래를 만들고 그걸 듣다 보면 중독성이 있다.” 이는 노무현 밈을 즐기는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이재명 반대 집회에 나가본 적이 있다는 세화고등학교 1학년 A는 자신이 ‘MH(무현) 세대’라면서, “내가 노무현을 싫어하는 것은 당연히 아니다. 고인을 비방하는 의도는 전혀 없다. 노무현의 팬클럽 느낌으로 하는 것이고 단순히 노무현 대통령을 존경하고 좋아해서 그런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학생들이 정치 밈에 열광하는 심리의 밑바닥에는 ‘금기에 대한 도전’이 자리 잡고 있다. 사회적으로 존경받아야 하거나 금기시되는 대상을 조롱하는 행위는 10대들에게 그 자체로 짜릿한 해방감을 안긴다. 연신중학교 1학년 Q는 “원래 높으신 분들을 공적인 자리에서 비꼬는 건 해서는 안 될 일이다”라면서도 “몰래(그런 말을) 하면서 희열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고인이 된 전직 대통령이나 현직 대통령을 우습게 만드는 콘텐츠를 소비하는 행위가, 기성세대의 질서에 균열을 내는 일종의 장난감으로 기능하는 셈이다.

그러나 재미로 소비한 콘텐츠들이 항상 ‘재미’ 수준에서 끝나지만은 않았다. 이는 정치에 대한 학생들의 상황 인식을 무의식중에 변질시키고 있었다. 부정선거 음모론에 관해 귀인중학교 3학년 H는 이렇게 말했다. “릴스에서도 보고 유튜브랑 뉴스에서 봤던 건데, 네이버에서 투표 결과를 집계할 때 새로고침 하면 투표수가 늘거나 아니면 그대로여야 하는데 몇만 명이 빠져나갔다. 그런 걸 보니까 민주당이 정말로 부정선거를 했나 싶다. 그런 음모론이 쌓여간다. 처음에는 5·18 계엄 때문에 12·3 비상계엄에 대해 안 좋은 인식이 있었는데, 12·3 비상계엄을 5·18과 비교해보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에 대해서 한번 찾아봤다. 지금은 ‘오죽했으면 비상계엄을 선포했겠나’로 마음이 바뀌었다.”

“5·18은 폭동이다!” 2025년 12월 어느 날 아침, 두 남학생의 목소리가 서울 한 중학교 운동장에서 들려온 일도 있었다. 누가, 왜 그 말을 외쳤는지, 진심인지 장난인지 묻고 싶었지만 결국 두 학생을 찾지 못했다.

음모론에 반복 노출되면서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도 깊어졌다. 귀인중학교 3학년 H는 “JTBC가 텐센트라는 중국 자본에 먹혔다. 중국이 한국의 언론을 조종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라고 레거시 미디어에 대한 불신을 가감없이 드러냈다. 중국인 장기 매매에 굉장한 공포를 느끼고 있는 연신중학교 3학년 D 역시, 인스타그램에서 본 글을 안 믿는다면서도 “(중국인 장기 밀매 정보를) 뉴스에서 접하고 있지만, 언론통제가 심하다”라고 말했다.

허위 정보와 괴담이 뒤섞여버린 정보의 카오스 상태를 10대 스스로도 인지하고 있다. 앞서 부정선거를 의심하고, 12·3 비상계엄의 취지에 동의한다고 말한 H는 “마음은 극우인데 합리적으로 봤을 때는 혼란스럽다”라고 〈토끼풀〉 기자에게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H는 “하나의 사건에 대해서 얽히고설킨 사실관계가 있는데, ‘어느 것이 맞는가’보다는 ‘이게 이랬습니다’ ‘네가 판단해보세요’를 알려줘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스스로 극우에 가깝다고는 하지만, 실은 그저 진실이 궁금한 학생일 뿐이다.

그러나 사실확인을 주변 어른에게 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심층 인터뷰한 30명 가운데 교사와 정치 이야기를 나눠본 학생은 단 한 명뿐이었다. 대다수는 “(선생님과 정치 이야기를) 왜 하느냐”라고 기자에게 반문했고, “선생님들은 좌파라서 가치관 차이로 대화 자체가 불가능하다”라며 아예 선을 그어버리는 학생도 있었다. 정치 얘기를 하면 학년부장 선생님께 잡혀간다는 학교도, “선생님이 빨간 옷 입고 오시면 ‘오~ 쌤 오늘 좀 드러나요’라고 장난을 좀 친다”라면서 정치 이야기를 금지하는 분위기에 동조하는 학생도 있었다. 학교마다 분위기는 다르지만 정치 이야기는 대체로 금기시됐다.
 

“우리는 동등한 관계로 토론을 바란다”

10대들 사이에서 전직 대통령들의 사진을 이용한 AI 합성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8203;&#8203;&#8203;&#8203;&#8203;&#8203;&#8203;&#169;〈토끼풀〉
10대들 사이에서 전직 대통령들의 사진을 이용한 AI 합성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토끼풀〉
10대들 사이에서 전직 대통령들의 사진을 이용한 AI 합성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8203;&#8203;&#8203;&#8203;&#8203;&#8203;&#8203;&#169;〈토끼풀〉
10대들 사이에서 전직 대통령들의 사진을 이용한 AI 합성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토끼풀〉
10대들 사이에서 전직 대통령들의 사진을 이용한 AI 합성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169;〈토끼풀〉
10대들 사이에서 전직 대통령들의 사진을 이용한 AI 합성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토끼풀〉



가정도 마찬가지로 터놓고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못 된다. 취재 결과 부모와 정치 이야기를 하는 학생이 드물었으며, 일방적으로 대화가 단절된 경우가 특히 많았다. 영락중학교 3학년 R은 “부모님끼리 정치 얘기를 하는데, 극단적이어서 편들기 싫다고 느낀다”라고 말했다. 세화고등학교 1학년 A도 “부모님이랑 (정치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의견이 좀 대립할 때가 많고 자주 싸워서 이제 잘 안 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연신중학교 3학년 B는 “외가 쪽은 대구 지역이라 보수인데, 아빠는 민주당 쪽을 지지해서 정치 얘기를 하면 싸운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싸울 수 있으니 정치 이야기를 아예 나누지 않기로 부모님과 약속한 학생도 있었다.

가장 가까운 어른들과의 소통이 단절되면서, 학생들은 또래집단에 의존해 정보를 취득하고 있다. 오늘날 학교의 풍경은 어쩌면 예정된 미래였다. 정보 공유가 공적인 공론장보다는 사적으로 이뤄지면서, 우경화가 더욱 은밀하게 10대 사이에서 퍼져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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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끼풀>이 만난 학생 대다수는 소통의 부재를 아쉬워했다. 가장 가까운 어른들과의 소통이 단절되면서 학생들은 또래집단에 의존해 정보를 취득하고 있다. ©<토끼풀>



가짜뉴스 확산의 대안으로 꼽히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은 현재로서 유명무실하다. 형식적으로나마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을 들은 적이 있다고 답한 사람은 인터뷰에 응한 학생 30명 중 6명뿐이었다. ‘미디어 리터러시’라는 단어를 모르는 학생도 있었고, 그러한 교육을 들었더라도 큰 효과가 없었다고 답한 학생이 대부분이었다. 월촌중학교 1학년 J는 “학생들이 그런 수업을 쉬는 시간으로 생각한다. 생명존중 수업을 해도 자살률이 줄어들지 않듯이,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을 들어도 관련 역량은 늘지 않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가짜뉴스를 스스로 판별하게 하는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이 애당초 부족하거나, 있더라도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마지막으로 “지금 학생들에게 무엇이 필요하냐”라고 물었다. 학생들이 직접 제안한 해결책은 다름 아닌 토론이었다.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의 효과에 의구심을 품고 있던 J도 “ 학교 안에서 정치를 주제로 토론할 기회가 생기면 자연스럽게 극우도 없어질 것 같다”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정치 얘기를 하다가는 수업 분위기가 오히려 무너질 것 같다”라고 생각하던 연신중학교 1학년 Q도 “ 지금의 드립을 완전히 금지하고 진지하게 토론하는 형식이면 어떨까”라고 제안했다. 교사로부터 받는 교육도 중요하지만, 학생들은 그보다 동등한 관계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토론의 장을 바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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