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반도체 최강자 엔비디아가 삼성전자에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 공급을 앞당겨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AMD, 구글 등 AI 반도체를 설계하는 경쟁사의 추격이 거센 가운데, HBM4 물량 확보 속도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수퍼사이클(초호황)’을 타고 역대 최대 실적을 내는 국내 메모리 기업의 위상 ‘수퍼 을(乙)’의 영역까지 올라온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는 최근 삼성전자에 신뢰성 평가나 품질 평가 등을 마무리하기 전부터 일단 HBM4를 공급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HBM4의 최종 품질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 어느 정도 품질이 검증된 만큼 세세한 테스트는 건너뛰고 물량 공급을 서둘러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의 HBM3E 품질 검사 통과 여부에 일희일비하던 삼성전자 입장이 한 세대 만에 뒤바뀐 것이다. 엔비디아는 차세대 AI 칩인 ‘루빈’에 HBM4를 탑재한다.
세계 AI·반도체 공급망에서 국내 메모리 기업들이 독보적인 위상으로 올라선 것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그간 AI 생태계의 주도권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생산하는 엔비디아나 AI 모델을 운영하는 빅테크가 쥐고 있었다. 하지만 AI 경쟁이 격화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연산 성능을 뒷받침할 HBM 없이는 최첨단 AI 가속기가 작동될 수 없기 때문이다. HBM 확보가 AI 칩 출시, 데이터센터 증설과 직결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메모리 업체들이 글로벌 AI 산업의 ‘병목’을 쥐게 된 것이다.
시장조사 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HBM4 시장 점유율에서 SK하이닉스는 54%, 삼성전자가 28%로 양사가 8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모습은 세계 첨단 반도체 생산의 대다수를 차지해 가격을 마음대로 올리는 TSMC를 보는 것 같다”며 “AI 시대에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수 자산이었는데, 이것이 메모리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메모리 기업들이 HBM 생산에 집중하며 발생한 일반 메모리 부족 현상도 메모리 기업들의 협상력을 키우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소비자용 D램 가격은 작년 1월 1.35달러에서 지난 1월 11.5달러로 750% 급증했다. 같은 기간 낸드플래시 가격도 2.18달러에서 9.46달러로 올랐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31일 대만 공급망 기업 경영자들과 만찬을 가진 후 “올해는 메모리가 정말 많이 필요할 것”이라며 “수요가 워낙 많아 전체 공급망이 어려움을 겪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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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 한줄 요약
엔비디아 : 품질 테스트 ㅈ까고 공급부터 해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