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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기업’ 쿠팡 무책임논란 “기업 ‘국적’ 관심 증가”
한국기업으로 오인하는 ‘배민·bhc·투썸·잡코리아’
외국으로 오해한 ‘다이소·헤지스·MCM·만다리나덕’

한국기업 ‘다이소’ 홈페이지 캡쳐 화면
“한국 기업일까, 외국 기업일까.”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한국인의 일상을 파고든 국내 대표 유통 기업들의 ‘국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인’ 김범석 쿠팡 창업자가 전면에 나서 사태 수습을 하기는커녕 미국 정계 로비에 집중한다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주요 수익원인 한국 소비자들이 시장 감시자로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으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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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리가 어떤 민족입니까!”라는 문구로 한국인의 정서를 앞세운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1위 ‘배달의민족’(배민)은 독일 회사다. 배민은 2019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가 지분 99%를 소유하면서 외국 기업이 됐다. 배달업계 3위인 ‘요기요’ 역시 영국과 홍콩계가 지분을 70% 가진 외국 회사다.
사모펀드(PEF)가 주인인 기업도 많다. 치킨 강자인 ‘bhc’는 홈플러스 ‘먹튀 논란’을 일으킨 사모펀드 MBK파트너스가 경영한다. 커피 프랜차이즈 ‘투썸플레이스’는 CJ푸드빌에서 분사한 뒤 미국계 사모펀드 칼라일그룹으로 넘어갔고, 햄버거 프랜차이즈 ‘맥도날드’는 카타르 기업, ‘버거킹’은 홍콩계 사모펀드가 실소유주로 군림하고 있다. ‘알바몬’을 인수한 ‘잡코리아’는 홍콩 사모펀드와 호주 글로벌 채용기업이 지분을 100% 보유 중이다.
온라인게임 강자 ‘넥슨’은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하면서 본사를 도쿄로 옮겨 법적으로 일본 기업이다. 한 블로거는 “국내 배달시장을 외국 기업이 독점하고 있지만 해외 주요 국가와 달리 각종 문제가 생겨도 마땅한 규제가 없다”며 “불공정 행위가 적발되는 등 불리할 때는 외국 기업이고, 유리할 때는 한국 기업이라고 주장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모펀드가 주인인 ‘bhc’ 홈페이지 캡쳐화면
반면, 브랜드명 때문에 외국 기업으로 오해받는 한국 기업도 눈길을 끈다. 생활용품점 ‘다이소’는 한·일 합작 회사로 출발했지만 2023년 한국 측이 일본 다이소산교의 지분을 모두 사들여 100% 국내 기업이 됐다.
전 세계인에게 유명한 ‘K패션’ 브랜드도 있다.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은 다큐멘터리 채널 ‘디스커버리’의 이름만 빌렸을 뿐 한국 기업 F&F가 제품 개발부터 마케팅까지 총괄하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MLB) 모자 등을 판매 중인 ‘MLB’ 역시 F&F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디자인 기획부터 판매까지 담당한다. 미국 잡지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연상되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은 국내 기업 더네이쳐홀딩스가 라이선스만 빌린 한국 패션업체다.
독일 명품으로 알려진 ‘MCM’은 2005년 성주그룹이 인수하면서 ‘K럭셔리’를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잡았고, 1911년 이탈리아 스포츠 브랜드로 출발한 ‘휠라’는 2007년 한국 기업이 글로벌 본사를 인수했다. 이탈리아 브랜드 ‘만다리나덕’ 역시 2011년 한국 기업이 사들였고 프랑스 브랜드 ‘루이까또즈’는 2006년 태진인터내셔날이 인수하면서 국내 브랜드가 됐다. 학원가에서 인기를 끄는 ‘하고로모’ 분필은 1932년 설립된 80년 전통의 일본 기업이었지만 지금은 한국 기업이 지분 100%를 갖고 있다.
태생부터 한국이 국적인 기업도 있다. 1955년부터 면도기 시장을 주도해온 ‘도루코’와 영국풍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는 토종 브랜드다. 한 누리꾼은 “외국계 자본이 대주주인 기업은 경영권 이슈가 발생할 때 국내 투자자 보호가 미흡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글로벌 시대에 국수주의를 과하게 내세울 필요는 없지만 한국이 외국 기업의 ‘현금인출기’로 전락하지 않으려면 소비자들이 현명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토종기업 ‘도루코’ 홈페이지 캡처 화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