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영상 제작업체에서 일하던 이모(27)씨는 2년 전 퇴사했던 회사에 최근 다시 입사했다. 잦은 야근과 낮은 시급 때문에 사표를 내고 대기업 공채에 도전했지만, 취업 문은 열리지 않았다. 그러던 중 그만둔 회사에서 “새 프로젝트를 시작하는데 바로 투입할 사람이 필요하다”는 전화가 왔다. 이씨는 “연봉은 예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그동안 야근이 줄고 식비 지원 제도가 생겼다”며 “잘 아는 곳에서 일하는 게 낫겠다 싶어 재입사했다”고 말했다.
최근 이씨처럼 퇴사 후 그만둔 회사로 돌아오는 이른바 ‘취업 연어족’이 늘고 있다. 태어난 강으로 돌아오는 연어처럼, 과거 경력을 쌓았던 회사로 ‘유턴’한 근로자를 말한다. 해외에선 ‘부메랑 근로자(boomerang employee)’로 불린다.
고용노동부가 국민의힘 조지연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퇴사 후 5년 이내 원래 다니던 직장에 재입사한 사람은 2021년 88만4768명에서 지난해 98만8402명으로 4년 새 10만3634명(12%) 증가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보기 드문 사례였는데 이제 고용 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며 “올해는 1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취업 연어족이 늘어나는 건 1차적으로 고용 시장이 어렵기 때문이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2년 1분기 604만5000건이었던 신규 채용은 작년 1분기 546만7000건으로 57만8000건(10%) 줄었다.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신규 채용 실태 조사’에서 “신규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한 기업 비율도 2022년 72%에서 지난해 61%로 하락했다.
기업들도 근로자 구하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다. 서울 중견 기업의 한 인사과장은 “한번 채용하면 내보내기 어렵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신입 사원을 뽑기가 부담스럽다”며 “경력직도 경력이 과장된 경우가 많아 써본 사람을 뽑는 게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라고 했다.
서울 대기업의 한 인사 담당자는 “직원 1명을 새로 뽑아 키우는데 적어도 2000만원 이상 든다”며 “계산기를 두드려 보면 연봉을 좀 올려주더라도 회사 일 돌아가는 걸 아는 직원을 뽑는 게 이익”이라고 했다.
취업 연어족에 대한 기업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한 대기업 상무는 “20·30대 퇴직자 중엔 다니던 회사가 얼마나 좋은지 뒤늦게 깨닫는 사람도 많다”며 “이런 직원은 재입사하면 애사심이 남다르고 ‘좌고우면’하지 않아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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