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세 상승률 10년래 최고
전세 매물 1년새 23% 줄어들어
전월세 전환율도 4.26%로 상승
자가없으면 매달 100만원 고정비
보유세 강화 땐 월세 전가 심화
임대차 시장 불안감 커질 수도

지난 달 27일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9단지 전용 49㎡가 보증금 3000만 원, 월세 100만 원에 임대차 계약이 체결됐다. 지은지 40년이 다 되어가는 구축인데다, 소형 평형대가 반전세지만 한때 고가 월세의 심리적 저항선이었던 월 100만 원을 찍으면서 최근의 주택 임대차 시장의 불안정성을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다세대·연립·아파트를 모두 포함한 주택의 월세 중위가격은 100만 7000원으로 집계되며 사상 처음으로 100만 원을 넘겼다. 아파트로 범위를 좁히면 중위 월세 가격은 124만 원으로 더 오른다. 이는 서울에서 자가 주택이 없으면 매달 100만 원 이상을 주거비로 고정 지출해야 한다는 의미다. 중위값은 조사대상을 일렬로 세웠을 때 가운뎃 값이다. 강남 3구나 용산구 등의 초고가 표본이 담겨 왜곡이 있는 평균값보다 보통 낮게 나온다.
월세 상승 배경에는 전세 소멸과 이에 따른 전세의 월세화 현상이 자리한다. 정부가 전세담보대출을 조이며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월세 계약이 늘어났다. 정부는 지난해 10·15 대책에서 1주택자의 전세대출 이자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 포함하는 조치를 단행했는데, 이는 개인이 투자용 주택의 담보대출과 거주용 주택의 전세대출 이자를 동시에 감당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여기에 매입 시 실거주 의무로 전세를 낀 ‘갭 투자’를 막아 공급도 막혔다.
이에 서울의 전월세 매물은 1년 사이 10%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전세 매물의 감소가 극적이다.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의 전세 매물은 2만 1474건으로, 1년 전 2만 7870건 보다 23% 줄었다. 월세 매물이 1만 7766건에서 1만 9824건으로 11.5% 늘었지만 줄어든 전세 물건량을 채우기는 역부족이다.
전세 공급이 막히자 전세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이율인 전월세 전환율이 월세 세입자에게 불리해지고 있다. KB부동산 데이터허브에 따르면 12월 서울의 전월세 전환율은 4.26%로 1월 4.14%보다 0.12%포인트 늘었다. 같은 기간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3.25%에서 2.50%로 0.75%포인트 낮아진 점과 상반된 흐름이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전세 매물이 씨가 마르니 월세 공급자의 가격 결정 권한이 강해지고, 이는 전월세 전환율의 상승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서울 아파트 월세 가격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지난해보다 반토막나기 때문이다. 직방에 따르면 올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지난해(3만 1856가구)보다 48% 급감한 1만 6412가구에 그친다. 수도권 입주 물량 역시 올해 11만 2184가구에서 내년 8만 1534가구로 28%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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