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956535?sid=103

지난달 30일 평택아트센터 개관공연에서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지휘 정명훈)와 슈만 피아노 협주곡을 협연하고 있다./평택시문화재단
지난 30일 낮 경기도 평택아트센터. 길 건너편에는 몬드리안의 그림을 연상시키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의 벽면이 보였다. 주변에선 고덕국제신도시 아파트와 공원 조성 공사가 한창이었다. 이날 1318석의 대공연장과 305석의 소공연장을 갖춘 평택아트센터 개관을 맞아 공연장 정면에는 피아니스트 임윤찬과 지휘자 정명훈의 협연을 알리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다.
공연장 1층에 들어서자 마지막 남은 현장 판매 티켓 10여 장을 구하기 위해 공연 3~4시간 전부터 팬들이 장사진을 이루고 있었다. 마지막 티켓을 손에 쥔 주부 허숙현(70)씨는 “그동안 임윤찬 공연 티켓은 엄두도 나지 않았는데, 당일 현장 판매분이 있다는 소식에 판교에서 1시간 동안 차를 몰고 달려왔다”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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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고덕신도시에 들어선 평택아트센터./평택=김성현 기자
지난 15일 화성 동탄신도시에 개관한 화성예술의전당과 평택아트센터까지 수도권 공연장이 서남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존 수도권 공연장은 서울 서초 예술의전당, 잠실 롯데콘서트홀과 경기도 성남아트센터 등 아무래도 동남권 중심이었다. 하지만 아트센터인천(2018년 개관), 서울 강서구 마곡의 LG아트센터 서울(2022년), 부천아트센터(2023년)에 이어서 이달 화성·평택까지 공연장의 ‘서남권 벨트’가 형성되는 중이다. 음악 평론가 장일범씨는 “이전에는 문화적 소외지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수도권의 균형 발전이라는 점에서도 반가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최근 개관한 화성과 평택 공연장에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화성·평택 모두 인근에 삼성전자 반도체 경쟁력의 핵심인 화성 캠퍼스와 평택 캠퍼스가 있다는 점이다. 이상균 평택시문화재단 대표는 “평택은 최근 젊은 세대 유입으로 출생률 증가와 함께 인구는 빠르게 증가하는 반면, 평균 연령은 낮아지고 있다”며 “젊은 관객층의 눈높이에 맞는 문화 공연을 제작·유치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또 하나의 공통점은 모두 정명훈이 개관 공연을 맡았다는 점이다. 화성예술의전당은 지난해 12월 초청 공연을 거쳐서 지난 15일 정명훈 지휘의 KBS교향악단 연주회로 공식 개관했다. 평택아트센터 역시 악단·협연자만 달라졌을 뿐 정명훈 지휘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내한 공연으로 테이프를 끊었다.
평택아트센터는 올해 서울시향(4월 11일)·국립 심포니(5월 16일)·KBS교향악단(8월 26일) 외에도 국립오페라단 ‘피가로의 결혼’(3월 13~14일), 국립발레단 ‘지젤’(9월 4~5일) 등 국공립 단체들의 공연을 대거 유치한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재즈 트럼펫 명인 윈튼 마살리스(3월 27일),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12월 24일)과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4월 4~5일), 가수 최백호 콘서트(5월 8일)까지 장르 간 안배에도 공을 들였다.
화성예술의전당도 경기 시나위 오케스트라(2월 1일), 유니버설발레단의 ‘돈키호테’(3월 14일), 몬테카를로 발레단 ‘백조의 호수’(5월 13일) 등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인다. 공연 칼럼니스트 한정호씨는 “아이들을 위한 교육용 공연이나 중장년층을 위한 콘서트 등 지역적 특성에 맞는 공연을 제작·유치하고, 1년 정도 반짝한 뒤 예산 부족으로 침체에 빠지는 악순환에서 벗어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