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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은행에 돈 묶어 놨더니 벼락 거지"...주가 2.3배·집값 2.8배는 '남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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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2.02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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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당신의 돈이 잠든 사이(上)


[편집자주] 유동성의 시대다. 돈이 풀리자, 돈은 가치를 잃었다. 시중에 풀린 돈은 자산 시장으로 향했다. '에브리씽 랠리'(Everything Rally)는 달라진 자산 시장의 흐름을 보여준다. 자산 가치가 올라가자 돈의 가치는 더욱 떨어졌다. 랠리에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은 상대적 박탈감에 시달리고, 실제로 가난해졌다. 그 현상을 짚어본다.

 

"주가 2.3배, 집값 2.8배"…당신의 돈이 잠든 사이, 당신은 가난해졌다


① 열심히 일한 사람보다 집·주식 있는 사람이 더 부유해져 자산 양극화도 심화…갈 곳 잃은 청년들은 근로와 저축 외면

 

 

주요 자산 가격 변동 추이/그래픽=윤선정

주요 자산 가격 변동 추이/그래픽=윤선정

 


올해 1월 2일 코스피 지수는 4309.63에 거래를 마쳤다. 10년 전인 2016년 1월 첫 거래일(1918.76)과 비교하면 2.3배 올랐다. 같은 기간 SK하이닉스 주가는 22.5배 뛰었다. 삼성전자 주가도 10년 동안 5.3배 상승했다.

 

주가만 뛴 게 아니다. 새해 첫날 금값은 온스당 4379.90달러를 기록하며 10년 전보다 4.1배 올랐다. 204.6배가 오른 비트코인은 말할 것도 없다. '부동산 불패'를 증명하듯 10년 동안 서울의 중소형 아파트 매매 실거래 평균 가격은 1월 기준으로 단위 면적당 584만2000원에서 1634만6000원으로 2.8배 상승했다.

 

모든 자산이 다 올라…자산 속도 못 따라가는 근로소득

 

거의 모든 자산 가치가 뒤를 보지 않고 앞을 향해 달리는 시대다. '에브리씽 랠리'(Everything Rally)라는 말까지 등장했다. 하지만 '모든 것'에서 빠진 게 있다. 돈의 가치다. 물가와 자산 가치가 오르자 돈의 가치는 떨어졌다.

 

1980~90년대 주택복권 1등 당첨금은 1억원이었다. 당시엔 1억원으로 집도 사고, 자가용도 살 수 있는 등 풍요로운 미래를 그리기에 충분한 금액이었다. 주말 TV 앞에 모여 복권 방송을 보는게 낙이었다. 최근 로또 1등 당첨금이 20억원 정도로 올랐지만 이제 대다수는 이 금액 만으로는 부를 누리기 어렵다고 본다. 강남 아파트를 살 수 없을 정도로 돈의 가치가 추락했기 때문이다.

 

돈의 가치가 하락하자 자본주의의 핵심 동력인 근로소득 중요성도 비교적 낮아졌다. 상대적 박탈감은 덤이다.

 

1일 머니투데이가 국가데이터처의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3499만원인 가구의 평균 근로소득은 2024년 4747만원으로 35.7% 올랐다. 반면 2017년 대비 2025년의 가구 평균 자산(자산은 매년 3월 말 기준)은 46.6% 상승했다. 근로소득보다 자산 가치가 더 빠르게 증가했다.
 

소득 10분위별 자산과 소득 추이/그래픽=이지혜

소득 10분위별 자산과 소득 추이/그래픽=이지혜

 

 

소득 양극화는 자산 양극화로 이어졌다. 2016년과 비교한 소득 10분위(상위 10%)의 2024년 근로소득은 43.8% 증가했다. 자산은 최근 10년 동안 62.9% 늘었다. 같은 기준으로 소득 1분위(하위 10%)의 근로소득과 자산은 각각 54.6%, 32.6% 늘었다. 부자들은 일해서 번 돈보다 더 많은 자산을 가지게 됐고, 소득이 적은 사람들은 그 반대였다.

 

◇"자본주의의 가장 큰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다"

 

자산은 2020년 코로나19 직후 가파르게 증가했다. 2019년과 2020년에 전년보다 각각 2.7%, 3.1% 늘어난 가구의 평균 자산은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12.8%, 9.0% 증가했다. 대규모 감염병 시기 시중에 돈이 풀린 것과 무관하지 않다.

 

통상 시중에 유통되는 돈이 늘어나면 부동산 등 실물자산으로 유입된다. 유입된 돈은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고, 결과적으로 자산 가치도 늘어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GDP(국내총생산) 대비 M2(광의통화) 비율은 2008년 3분기 처음 100%를 넘어선 뒤 2021년 2분기 150%를 상회했다. 지난해 3분기에는 153.8%까지 늘었다.

 

'랠리'에 동참하지 못한 이들의 상실감은 커졌다. 은행에 돈을 맡겨두고선 부자를 꿈꾸기 힘들다. 5년 새 16% 이상 오른 물가를 생각하면 은행에 돈을 묶어두는 건 가난으로 가는 길이다. 자산 시장에 참가할 종잣돈 자체가 부족한 사람도 많다. 집값은 충분히 많이 올랐고, 5200을 돌파한 코스피 지수는 부담이다.

 

열심히 일만 하면 됐던 과거 청년들과 달리 지금의 청년들은 갈 곳을 잃었다. 노동시장에 참여하지 않은 '쉬었음' 인구가 늘어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저축은 청년들에게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 서민금융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청년도약계좌 중도 해지율은 19.8%다. 청년도약계좌는 정부가 이자를 얹어주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돈이 많은 사람은 더 벌고, 적으면 적게 벌게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근로의욕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며 "열심히 일하는 사람이 잘 되는 세상이 아니라 돈 있는 사람이 유리한, 자본주의에서 가장 큰 문제점들이 극명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돈이 휴지가 된 이유…문제는 '유동성'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중앙은행은 경기부양을 위해 완화적 통화정책을 경쟁적으로 펼쳤다. 코로나19 팬데믹 등 위기 때마다 유동성은 풀렸고, 넘치는 돈은 소비보다 자산시장으로 흘러갔다.

 

주식, 부동산 등 투자자산들이 동시에 오르는 '에브리씽 랠리(Everything Rally)'는 그 상징이다. 돈이 넘칠수록 자산가격은 더 뛰었고 돈의 존재감은 희미해졌다.

 

한국은 경제 규모와 비교해 유동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광의통화(M2) 비율은 2008년 3분기 처음 100%를 넘어선 뒤 꾸준히 상승해 2021년 2분기 150%를 상회했으며 지난해 3분기에는 153.8%를 기록했다. M2는 현금과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외에도 머니마켓펀드(MMF), 2년 미만 정기 예·적금 등 곧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다.

 

한국의 M2는 최근 10년 동안 2232조원(2015년 10월 평잔)에서 4498조원(2025년 11월 평잔) 수준으로 2배 가량 늘었다. 특히 시중 통화량 증가율은 지난해 8월 이후 4개월 연속 8%대(수익증권을 포함한 구 기준)의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시중 통화량은 4500조원에 육박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경제규모가 커지면서 통화량도 늘어난 것이지만 이같은 통화량 증가는 필연적으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야기한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화폐가치가 떨어지고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화폐의 실질 구매력이 낮아진다. 2005년 7억원으로 살 수 있던 주택 가격이 현재 30억원을 상회하는 현상은 돈의 가치 하락을 뒷받침한다. 1980년대 1000원은 짜장면도 사먹을 수 있는 돈이지만 지금 1000원의 가치는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는 물건이 없을 정도다.

 

한국은행은 유동성 과잉 우려에 대해 최근 M2 증가율이 장기 평균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금리 인하 국면과 비교해도 증가 속도가 특별히 빠르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한국의 GDP 대비 통화량이 미국, 유럽 등 주요국보다 많다는 점을 들어 원화 약세와 고환율의 한 요인으로 지적한다.

 

-생략-

 

똑같은 1만원인데...네 가족 배 터지게 먹던 짜장면, 이젠 '혼밥'해야


③ 물가 오르니 떨어지는 돈의 가치

 

'1999년도 짜장면 가격'이라는 제목의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 캡처.

'1999년도 짜장면 가격'이라는 제목의 한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글 캡처.

 


#. 외환위기(IMF)를 겪던 1998년 말 GOD는 자식 사랑에 '자장면이 싫다'고 했던 어머니의 사랑을 노래했지만 그래도 2000년대 초반 '1만원'이면 4인 가족이 중국집 외식이 가능했다. 자장면 한 그릇 가격이 2000~2500원이었다. 탕수육 소(小)자는 5000원이면 먹을 수 있었다.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은 복학생들이 새내기 후배들을 거느리고 선배놀이 하기에도 부담없던 시절이었다. 간혹 "전 간짜장이요"라고 외친 신입생은 '눈치없는 놈'으로 낙인 찍히긴 했지만 낭만이 살아있던 시대였다.

 

개화기 인천 개항과 함께 화교에 의해 들어온 자장면은 경제개발 시기를 거치면서 대표적 서민음식으로 자리잡았다. 가격은 1970년대 200원대를 유지하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1000원대로 올라섰고 IMF를 거치면서 3000원대로 뛰었다. 1만원 자장면이 일반화된 지금의 Z세대·알파 세대는 인터넷이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나 접할 수 있는 이야기다. 지폐에 적힌 숫자는 같지만 물가가 오르면서 돈이 가진 실질적인 힘은 서서히 약해진 것이다.

 

주요 음식·생활서비스 가격 변화/그래픽=김다나

주요 음식·생활서비스 가격 변화/그래픽=김다나

 


당장 10년 전과 비교해봐도 물가 상승은 충분히 체감된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공시된 내용에 따르면 서울 지역을 기준으로 2016년 1월 자장면 한 그릇의 가격은 4624원이었다. 지금은 7654원으로 올랐고 서울 도심 상권에서는 한 그릇에 1만원을 받는 곳도 찾아볼 수 있다.

 

칼국수 한 그릇 가격도 6500원에서 1만원 턱밑까지 올랐고 여름이면 일주일에 한 번은 꼭 먹는 냉면 한 그릇 가격도 8154원에서 1만2500원까지 치솟았다. 유명 평양냉면집에선 한 그릇에 1만7000원까지도 받는다. 직장인들의 '회식 필수' 메뉴 삼겹살 1인분은 이제 2만원을 호가하는 게 당연해졌다.

 

먹거리만큼 생활 서비스에 드는 금액도 만만찮게 올랐다. 미용실에서 커트를 받으려면 2016년에는 1만5538원이 필요했으나 지금은 2만3769원이 든다. 값비싼 파마나 염색까지 한다면 가격은 천정부지로 오른다. 상·하의 드라이클리닝 세탁비도 1회 6923원에서 1만615원으로 올랐다.

 

생활물가지수 기반 주요품목 물가 상승률/그래픽=김다나

생활물가지수 기반 주요품목 물가 상승률/그래픽=김다나

 


과일·채소류와 생물류 등 품목의 물가 상승 폭은 더 컸다. 국가데이터처의 생활물가지수를 살펴보면 모든 품목 가운데에서 귤이 지난 10년 동안 3배 넘게 가격이 뛰어 오름폭이 가장 컸다. 대형마트를 가보면 최근엔 귤 1㎏ 한 박스가 1만원을 넘는다. 뒤이어 오징어가 2.84배, 배추가 2.35배 올랐다.

 

제품 용량·크기·수량을 줄여서 눈속임하는 '슈링크플레이션'까지 감안한다면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물가 상승에 대한 부담은 숫자 그 이상일 것으로 보인다.

 

종합적으로 지난 10년 동안 생활물가지수는 약 1.27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10년 전에 1000만원으로 살 수 있던 재화와 서비스가 약 787만원어치로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통장에 있는 숫자 자체는 변하지 않았지만 실제로 쓸 수 있는 가치는 213만원 감소한 셈이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구매력 저하를 현명하게 방어하려면 보유 자산 역시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이자가 없다시피 한 급여 통장이나 현금 형태로 '잠들어 있는 돈'은 물가 상승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가만히 두면 돈이 할 수 있는 일은 나도 모르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08/000531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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