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신여대 학생 이주영(24)씨는 지난해 12월14일 서울 성북경찰서의 출석 요구서를 받았다. 이씨가 받는 혐의는 공동재물손괴와 공동건조물침입, 이씨를 고소한 주체는 ‘애정이 컸던’ 모교 성신여대였다.
지난 2024년 11월 성신여대 학생들은 국제학부 남학생 입학 추진 결정을 비판하며 이른바 ‘래커칠 시위’를 벌였다. 학교는 고소장에 이씨가 “캠퍼스에 침입하고 학교 건물 등에 락카(래커) 스프레이를 뿌려 손괴”했다고 적시했다. 이씨는 ‘시위는 하굣길에 우연히 목격했고, 현장에서 분필로 글씨를 쓰기는 했으나 래커칠은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학교는 시위에 참여한 학생들에게 그해 말 학생활동지도위원회 출석을 요구했다. “(2025년) 1학기에 중도 휴학을 했어요. 도저히 못 다니겠더라고요. 학교가 학생과 소통하지 않아 일을 여기까지 키워놨으면서….” 학업은 중단됐고 일상도 망가졌다. 그 사이(지난해 4월) 학교는 시위 참여 학생들을 ‘색출’해 고소했다. 학교가 시위 참여자로 자신을 특정해 지도위원회에 불러내고 고소한 사실은 공포로 다가왔다. “소중한 곳, 꿈을 키운 곳”이었던 학교는 이제는 “안에 있으면 불안한” 장소가 되었다.
경찰은 지난해 11월부터 본격적으로 학생들을 소환 조사하고 있다. 이씨 역시 지난달 피고소인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특히 지난달 중순 경찰이 또 다른 재학생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생들의 동요가 컸다. 경찰은 증거인멸 우려가 있었다는 입장이지만, ‘과잉 수사’라는 비판도 거세다. 이씨의 변호인은 “나중에 무죄가 나오더라도 그 과정에서 고통을 겪게 되는데 경찰이 고소인(학교) 의도에 편승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고소당한 학생 중 3명은 최근 유기정학 처분을 받았다. 학교는 시위 참석 학생들에게 지도위원회에 출석하는 조건으로 처벌불원서를 써주거나 고소를 취하하겠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재물손괴와 건조물침입은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 고소를 취하해도 처벌이 가능하다. 비슷한 시기 공학전환 반대 시위가 있었던 동덕여대도 학생들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으나, 경찰은 수사를 이어간 바 있다.
성신여대 관계자는 학교 차원의 처분이나 고소 진행 상황에 대한 질의에 “수사 중인 사안이라 대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씨는 “학교가 학생들에 대한 고소를 전면 취하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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