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리 왕가 미국으로 건너간 지도 어느덧 5년이 넘었다. 왕실을 떠나 독립적인 삶을 선택한 그의 결정은 한때 ‘새로운 출발’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현지 보도들은 해리 왕자의 할리우드 생활이 예상만큼 순조롭지 않다고 전하고 있다.
미국 매체 The Blast에 따르면 회고록 <Spare>의 흥행과 아내 메간 마클과 함께한 다큐멘터리의 초기 성공 이후,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 관계자는 “해리는 지금 미국에서 사실상 특별히 하고 있는 일이 없다”며 “여전히 과거에 깊이 얽매여 있는 듯 보인다”고 말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미국 이주 직후 스포티파이와 넷플릭스와 대형 계약을 체결하며 화제를 모았다. 보도에 따르면 계약 규모는 총 1억 달러(1422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스포티파이 계약은 이미 종료됐고, 넷플릭스 역시 2022년 공개된 폭로성 다큐멘터리 이후에는 비슷한 파급력을 가진 작품을 내놓지 못했다.
최근에는 메건의 라이프스타일 프로그램 ‘With Love, Meghan’이 두 시즌 만에 중단되며, 플랫폼 측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고비용의 미국식 삶, 재정 부담으로
문제는 성과뿐만이 아니다. 캘리포니아에서 유지하는 생활비 부담도 상당하다. 보도에 따르면 부부는 연간 200만~300만 달러(약 35억원)에 달하는 보안 비용을 지출하고 있으며, 약 1,000만 달러(142억원) 규모의 주택 모기지와 각종 직원 급여까지 감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회고록과 콘텐츠 계약으로 벌어들인 수익 상당 부분이 이미 생활비로 소진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지 복수 매체에 따르면 부부가 운영하는 자선단체 아치웰 재단(Archewell Philanthropies) 역시 순탄치 않다. 최근 몇 년 사이 핵심 인력 다수가 조직을 떠났고, 가장 최근에는 총괄 책임자였던 제임스 홀트까지 사임했다. 여기에 전체 직원의 약 60%를 감축한 사실이 알려지며 재정 상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내부 관계자는 “재단을 유지할 것인지, 다른 단체에 운영을 맡길 것인지를 놓고 심각한 논의가 있었다”며 “재정 후원 기관을 찾으려 했던 것도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선택”이라고 전했다.
영국 귀환 가능성은 열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해리 왕자는 최근 영국 방문과 관련해 작은 변화를 맞았다. 영국 왕실·VIP 경호를 담당하는 RAVEC의 규정이 바뀌어, 영국 체류 시 경찰 보호를 다시 받을 수 있는 자격을 일부 회복한 것이다.
이는 과거 “가족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영국 방문에 난색을 표했던 해리 왕자가, 아내와 자녀 아치·릴리벳과 함께 영국을 찾을 가능성을 다시 열어두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오는 7월 예정된 인빅터스 게임 1주년 행사 참석설도 나오지만, 아직 공식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해리 왕자의 미국 생활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다만 초기의 상징성과 기대감이 옅어지면서, 그가 앞으로 어떤 역할과 정체성을 선택할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왕실을 떠난 왕자’ 이후의 삶이 이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온다.
https://n.news.naver.com/article/145/0000023128?sid=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