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보훈부가 백범 김구 선생, 이봉창·윤봉길 의사 등의 묘역이 있는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과 근처 효창운동장을 결합한 ‘국립효창독립공원’ 사업을 추진한다. 최대 걸림돌이었던 주변 개발·고도 제한은 없으며, 효창운동장 역시 철거하지 않고 활용하기로 했다.
보훈부는 1일 “유네스코가 김구 선생 탄생 150주년인 2026년을 ‘유네스코 기념해’로 지정한 것을 계기로 효창공원을 국립화하여 역사적 의미를 복원하고, 많은 국민이 즐거운 마음으로 쉽게 방문할 수 있는 공원으로 재정비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효창공원 국립공원 전환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국립공원화 논의는 2000년대 들어 여러 차례 있었지만, 개발 규제에 대한 주민 우려와 축구장 철거 문제로 사업 추진과 무산이 반복됐다. 3·1운동 100주년을 앞둔 2018년 문재인 정부 제안으로 서울시가 ‘효창독립 100년 공원 조성’ 기본계획도 발표(2020년)했지만 실패했고, 2022년에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보훈부는 국립공원으로 바뀌더라도 각종 규제로 인한 주민 재산권 피해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보훈부 관계자는 “환경부가 지정하는 국립공원과 달리 보훈부 관리 국립공원은 개발·고도 제한 등의 규제가 없다. 현재 효창공원에 안장된 7명의 독립유공자 유해 외에 추가로 안장할 계획도 없다”고 했다.
특히 스포츠계가 반발하는 효창운동장은 철거하지 않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승만 정권 시절 효창공원 옆에 바짝 붙어 지어지며 애국선열을 기리는 공간에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20m 높이 운동장 담장 때문에 효창공원과도 섬처럼 단절됐다. 그러나 60여년간 사용되며 ‘스포츠 유산’ 성격을 갖게 됐고, 운동장을 존치해야 한다는 의견도 컸다. 이에 보훈부는 운동장의 개방성을 높여 공원과 연결해 운용하는 방안 등 스포츠계와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을 구상 중이다. 보훈부 관계자는 “서울에 효창운동장을 대체할 부지가 마땅치 않고, 유소년 축구의 산실인 이곳이 스포츠 유산이 된 측면도 있다”고 했다.
보훈부는 “올해 운동장을 포함한 효창공원 전반에 대한 공론화를 추진하고, 지역주민 등 다양한 입장과 의견을 수렴·반영해 사업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겠다”고 했다. 다만 국립공원화 추진에는 국민의힘이 단체장을 맡고 있는 서울시·용산구와의 협의가 필요하다. 효창공원 전체 면적(5만1800평) 중 핵심 시설이 있는 부지 8028평은 서울시 소유이고, 관리는 용산구가 맡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구상하는 효창공원 관리 방안과 정부 계획이 다를 경우 논의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에 권오을 보훈부 장관은 6·3 지방선거가 끝난 이후 효창공원 국립공원화를 공식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앙정부가 효창공원 관리 주체가 되려면 법 개정도 필요하다. 국립묘지법상 보훈부가 관리하는 국립묘지에 효창공원을 포함하도록 개정하거나, 특별법을 통해 효창공원 국립화 근거를 마련하는 방안 등이 있다.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의 주요 시설물과 부적절한 시설물들. 한겨레 자료사진
https://n.news.naver.com/article/028/00027894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