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직장상사 길들이기’, 이상하지만 그럴듯한 제목인 이유
3,489 12
2026.02.01 19:19
3,489 12
zossPn
남자는 직장 상사다. 여자는 그의 부하 직원이다. 함께 출장길에 오른 두 사람이 무인도에 불시착한다. 이런 내용의 영화 제목이 <직장상사 길들이기>다. 관객 대부분은 당연히 로맨틱 코미디를 예상할 것이다. 그런데 아니다. 굳이 정의한다면 상사와 직원의 관계가 역전되면서 벌어지는 ‘혐관 로맨스’라고 할까?


하지만 <직장상사 길들이기>는 그런 이야기가 아니다. 원제는 ‘Send Help’, ‘구조 요청’이라는 의미다. 게다가 이 영화를 연출한 감독은 <이블 데드>(1981) 시리즈와 <드래그 미 투 헬>(2009) 등을 통해 B급 공포 영화 거장으로 불려온 샘 레이미다. 정보를 찾아볼수록 이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가 아니라 무인도에서 벌어지는 스릴러에 가깝다. 그런데도 한국에서 개봉하는 영화에는 로맨틱 코미디에나 어울릴 법한 제목이 붙은 것이다. 흥미롭게도 막상 영화를 보고 나면 ‘직장상사 길들이기’라는 제목이 오히려 이 영화에 더 어울린다는 걸 알게 된다. 이 영화의 재미는 그런 어긋난 기대에서 오기 때문이다.


샘 레이미 감독은 주로 어떤 힘에 점령당한 인물을 그려왔다. <이블 데드>나 <드래그 미 투 헬>처럼 악령에 씌는 경우도 있고, <스파이더맨 3>(2007)에서 보여준 것처럼 외계 유기체에 감염된 뒤 자신의 능력에 도취돼버린 인물을 그리기도 했다. <직장상사 길들이기>에서 주인공 린다는 자신이 점유한 위치에 집착한다. 평소 자신을 깎아내리고 조롱하던 상사를 찍어 눌러버릴 수 있다는 우월감에 스스로 점령당하는 것이다. 안쓰러웠던 여자는 점점 무서운 여자가 되어간다. 샘 레이미 영화에서 보아온 기괴하고 끔찍한 상황도 이때부터 드러나기 시작한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뿐 아니라 스릴러 영화의 익숙한 공식까지 깨며 흥미로운 재미를 더한다. 결말에 이르면 공포 영화 전문 감독인 그가 전문 분야와 가장 거리가 먼 소재를 가져와 자신의 취향을 담아낸 결과물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직장상사 길들이기>는 관객이 로맨틱 코미디를 기대할수록 영화에 숨겨진 장치가 더 빛을 발하는 스릴러다. 그러니 관객에게 대놓고 어긋난 기대를 심어주는 ‘직장상사 길들이기’라는 제목은 오히려 샘 레이미의 의도에 매우 부합하는 작명일 수도 있다. 물론 영화를 봐야만 이해할 수 있는 초월 번역이지만 말이다.

 https://www.vogue.co.kr/2026/01/28/%ec%a7%81%ec%9e%a5%ec%83%81%ec%82%ac-%ea%b8%b8%eb%93%a4%ec%9d%b4%ea%b8%b0-%ec%9d%b4%ec%83%81%ed%95%98%ec%a7%80%eb%a7%8c-%ea%b7%b8%eb%9f%b4%eb%93%af%ed%95%9c-%ec%a0%9c%eb%aa%a9%ec%9d%b8-%ec%9d%b4/?utm_source=naver&utm_medium=partnership

목록 스크랩 (0)
댓글 12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염혜란의 역대급 변신! <매드 댄스 오피스> 무대인사 시사회 이벤트 37 00:05 4,17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716,511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631,727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722,960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936,564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54,025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94,90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414,548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7 20.05.17 8,623,84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6 20.04.30 8,505,21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73,470
모든 공지 확인하기()
408460 기사/뉴스 후배 사랑은 정호석”…방탄소년단 제이홉, 모교 후배들 위해 1억 기부 1 09:18 29
408459 기사/뉴스 "모니터 앞 모두가 울었다"… '왕사남' 프로듀서가 밝힌 눈물의 엔딩 [직격인터뷰] 3 08:54 1,531
408458 기사/뉴스 최대철 "내가 주말극의 박보검, 주말드라마만 8편째"(라디오 스타) 5 08:40 1,786
408457 기사/뉴스 “암 유발 지름길”… 전문가가 꼽은 ‘최악의 음식’ 2가지는? 25 02:35 10,403
408456 기사/뉴스 머스크, 태극기 펄럭이며 “한국 인재, 테슬라 합류하라”…반도체·AI 인력 공개 구애 13 02:15 3,158
408455 기사/뉴스 박정민, KBS 만행 폭로 "공영방송이 약속 어겨..방송국놈들 믿으면 안돼"[핫피플] 19 01:21 8,601
408454 기사/뉴스 박정민, '퇴사' 충주맨에 배신감.."홍보대사 시키더니 사직서 내"(볼륨을 높여요)[순간포착] 36 00:52 10,005
408453 기사/뉴스 박정민 "조인성보다 잘 생겼다" 반응에.."그런말 하지마" 간곡호소(볼륨을 높여요) 10 00:50 2,559
408452 기사/뉴스 최예나, '39kg' 근황에 걱정 쇄도…"관리 열심히 해 43kg 회복" 8 00:47 10,746
408451 기사/뉴스 정상훈 "조정석♥거미 둘째 딸, 신생아인데 너무 예뻐" (틈만나면)[종합] 5 00:43 4,074
408450 기사/뉴스 “유재석, 아이돌부터 70대 형까지 가정 대소사 보고받아” (뜬뜬) 00:39 2,525
408449 기사/뉴스 “부모님 몰래 구독취소”…설 연휴 2030 ‘유튜브 알고리즘 정화’ 35 00:38 7,560
408448 기사/뉴스 184cm’ 이동욱 “초등학생 때 선생님과 키 비슷…식욕 주체 못해” (뜬뜬) 6 00:26 4,206
408447 기사/뉴스 유재석, 두쫀쿠 먹고 소신발언 “내 입맛엔 안 맞아”(틈만 나면) 8 00:23 2,510
408446 기사/뉴스 유재석, 'SNL' 섭외 단칼에 거절했다…"전 못 나가요" ('틈만나면') 7 00:18 5,051
408445 기사/뉴스 "美 건국 축하금 내라"... 트럼프 외교관들, 주재국 기업에 거액 기부금 압박 10 02.17 1,335
408444 기사/뉴스 '찬또배기' 이찬원, '선한스타' 누적 기부금 7,500만 원 돌파 1 02.17 830
408443 기사/뉴스 92억 들인 대관람차 ‘속초아이’…철거 위기 21 02.17 5,912
408442 기사/뉴스 너도 나도 美주식 투자 하더니…해외투자 전세계 순위 개인 3등·기관 2등 2 02.17 1,794
408441 기사/뉴스 작년 95%, 올해 34% 질주... 대통령도 가입한 ‘돈 복사기 ETF’ 3 02.17 2,7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