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가 사라진 자리를 고액 월세가 채웠다. 세입자에겐 사실상 ‘주거 지옥문’이 열린 셈이다.” (송파구 K공인 대표)
서울 임대차 시장이 얼어붙었다. 지난해 시행된 강도 높은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이후 ‘전세 증발’을 불렀기 때문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1년 만에 26.6% 급감하며 2만1807건으로 쪼그라들었다. 성북구는 1년 새 전세 물건이 87% 이상 급감했고, 관악·강동·동대문·은평구 역시 씨가 말랐다.

서민 동네 더 타격, 성북구 전세 87% 급감
빈자리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월세가 메우고 있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월세지수는 103.45로,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세 물건이 자취를 감추자 세입자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로 밀려나고, 늘어난 월세 수요는 다시 가격을 끌어올리는 악순환을 만들고 있다. 이 불안은 임대차 시장에 그치지 않고 매매 시장을 자극하는 뇌관으로 번질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중앙SUNDAY가 학계·연구기관 등 부동산 전문가 31명을 대상으로 지난 19~25일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세난이 심화될 경우 무주택자의 이동 경로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55%가 ‘매매시장으로 이동’할 것으로 내다봤다. ‘월세로 이동’은 39%, ‘지역 이동’은 6%에 그쳤다.
전문가는 이 흐름이 2026년 서울 부동산 시장을 전세·월세·매매가 모두 동반 상승하는 이른바 ‘트리플 상승’ 국면으로 이끌 것이라고 본다. ‘전세 품귀 → 월세 급등 → 주거비 부담 확대 → 매매 수요 유입’이 연쇄 불안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 원장은 “서울뿐 아니라 경기·인천 역시 입주 물량이 빠르게 줄고 있다”며 “매매 수요는 정책으로 지연시킬 수 있지만 전·월세 수요는 막기 어렵다. 주거비 부담에 내몰린 서민들이 서울 중저가 지역이나 수도권 매매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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