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산부 배려를 두고 일반인과 임산부 당사자의 인식 차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지하철에서 임산부 배려석 양보를 요청했다가 막말을 들었다는 한 임신부의 사연이 알려져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임산부 배려석에 앉아도 되겠냐고 요청했다가 욕을 들었다는 임신부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A씨는 "중년 여성이 앉아있길래 '임신부인데 OO역까지만 앉아서 가도 될까요?'라고 물었다"며 "그런데 부정맥이라 다리 아프고 휴대전화 배터리도 나갔다고 안 된다더라"고 했다.
두 사람의 대화를 들은 한 승객이 A씨에게 자리를 양보해줬다. A씨는 "괜찮다고 했는데도 계속 양보해주셔서 감사하다고 하고 앉아서 갈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A씨의 부탁을 거절했던 중년 여성이 지하철을 타고 가는 내내 A씨를 위아래로 쳐다보면서 "거지같은 XX들이 지하철 타고 다니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A씨는 "이런 모습을 보고 또 다른 옆자리 승객이 자리를 바꿔준다고 했는데 어차피 금방 내릴 거라 괜찮다고 말씀드렸다"며 "이래도 배려석이니, 배려받고 싶으면 임신부가 말하면 되는거냐"고 반문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직장인들은 "와이프 임신 중인데 출퇴근할 때 얘기 들어보면 진짜 인류애 상실이더라", "임신했을 때 해코지 당할까봐 무서워서 비켜달라고 못했다. 만삭 때는 일반석에 앉아있던 다른 분들이 많이 양보해줬는데, 배려석이든 아니든 그저 배려하는 사람만 한다는 걸 알게 됐다", "'임신하면 지하철 타지 말아야지', '임신이 아주 별나다, 별나' 등의 폭언도 들어봤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 한국철도공사 직원은 "고객센터에 문자든, 전화든 연락해서 상황 말해보면 해결해 줄 거다. 우리역 지나갔으면 내가 들어가서 한마디했다"고도 했다.
인구보건복지협회는 지난해 12월23일 임산부와 일반인 2000명을 대상으로 한 '2025년 임산부 배려 인식 및 실천 수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일반인의 82.6%가 임산부를 배려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반면, 임산부가 배려를 받았다고 응답한 비율은 56.1%에 그쳤다. 임산부와 일반인 인식 격차는 26.5%p(포인트)로 전년 10.4%p 대비 증가했다.
임산부의 배려석 이용 경험률은 79.5%로 전년 92.3% 대비 감소했으며 이용 시 불편함을 느낀 비율은 60.9%로 전년 42.4% 대비 증가했다. 배려석 이용 시 불편했던 이유로는 90.3%가 '자리를 지켜주지 않아서'라고 했다. 임산부 배려석 비워두기에 대해서는 임산부 69.3%, 일반인 68.6%가 필요성에 동의했다.
이삼식 인구보건복지협회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임산부 배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높아지고 있으나 실제 임산부의 체감 수준과는 여전히 간극이 존재함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임산부가 특별한 도움을 요청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보호받고 존중받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https://www.mt.co.kr/society/2026/01/30/2026013009515095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