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지난 28일 김건희(사진) 여사에게 제기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혐의에 무죄를 선고한 주요 근거 중 하나는 주가조작 일당이 김 여사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었는지 여부였다. 판결문엔 일당들이 김 여사를 ‘싸가지’ 등 비속어로 지칭하며 선을 긋는 모습들이 적시됐는데, 범행을 위해 한배를 탄 공범의 모습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게 1심 재판부의 판단이었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7부(재판장 우인성)는 127쪽 분량의 1심 판결문에 김 여사에 대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세력들의 인식을 구체적으로 적시했다. 판결문에 첨부된 주가조작 주포들의 문자메시지 기록을 보면 2차 주가조작 주포였던 김모씨는 2011년 4월 7일 민모씨에게 “피아가 분명한 팀은 이제 조금씩 사야지. 김건희, 김OO ‘싸가지 시스터스’ 같은 선수들 말고”라고 말했다. 같은해 1월 13일 대화에서 김씨는 김 여사에 대해 “듣던대로 쌍X이구만”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런 대화들을 근거로 “당시 이들(일당)에게는 피고인과 함께 시세조종을 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시세조종을 인식하고 있었다는 점에 대해 “의심이 든다”면서도 범행에 가담했다고 단정하기엔 증거가 부족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여사가 2010년 10월~2011년 1월 사이 블랙펄인베스트에 20억원이 든 증권 계좌를 맡긴 행위가 주가조작 방조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선 따로 판단하지 않았다. 다만 “방조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공소시효가 완성됐다고 보인다”고 적시했다.
여론조사 무상수수 및 공천개입 행위에 무죄가 선고된 데에는 정치브로커 명태균씨의 진술 신빙성이 문제가 됐다. ‘빵(0)선 국회의원 이준석을 당대표로 만들고, 빵선 대통령 윤석열도 당선시켰으며, 10년 백수인 오세훈도 서울시장 만들었다’는 명씨 발언에 대해 재판부는 “과장이 심하고 다소 망상적인 사람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김영선) 공천은 피고인의 선물(여론조사 비용 대신 받은 것)”이라는 명씨의 진술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편 재판부는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에 대한 판결문에서 특검의 수사대상 확대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윤 전 본부장이 한학자 통일교 총재의 원정도박에 관한 경찰 수사 정보를 입수해 관련 증거를 인멸한 혐의에 대해 특검법상 수사대상이 아니라고 보고 공소기각 판결했다. 재판부는 “국민적 관심이 지대하다 해도 직무 범위를 느슨하게 해석해 수사대상을 함부로 확대하는 것은 과잉금지 원칙과 적법절차 원리에 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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