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선거에서 정당 득표율이 3%를 넘지 못하면 비례대표 의석을 하나도 배분받지 못하도록 한 공직선거법 조항이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다. 헌재는 이 규정이 투표가치를 왜곡하고 소수정당을 차별해 정치적 다양성을 훼손한다며 위헌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29일 공직선거법 제189조 1항에 대해 재판관 7(위헌)대2(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선고했다. 이 조항은 비례대표 국회의원 의석을 ‘전국 유효투표총수의 3% 이상을 득표한 정당’ 또는 ‘지역구에서 5석 이상을 차지한 정당’에만 배분하도록 정하고 있다. 21·22대 총선에서 3% 득표를 못해 비례대표 의석을 받지 못한 군소정당들과 후보자들은 이 기준이 위헌이라며 2020년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는 “이 조항은 득표율이나 지역구 의석 기준 등 ‘저지선’을 넘지 못한 정당에 대한 투표를 사표(死票)로 만들어 유권자 투표의 가치와 정당을 차별하며, 사표를 유발해선거의 비례성 약화를 초래한다”고 했다. 또 “소수정당들의 원내 진출을 막아 정치적 다양성과 정치과정의 개방성을 훼손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헌재는 군소정당 난립을 막을 필요성이 있다 하더라도 다른 제도적 장치가 충분하다고 봤다. 헌재는 “정당법은 정당 설립에 필요한 최소한의 조직을 규정하고 있어 이미 신생정당이나 군소정당에 대한 진입장벽을 세우고 있고 국회법은 교섭단체 제도를 두고 있다”며 “군소정당 원내진출이 늘어나더라도 국회의 원활한 운영이 저해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했다.
반대의견을 낸 조한창·정형식 재판관은 “의석 배분에 있어 일정 수준 이상의 정치적 지지를 획득한 정당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국회의 기능 수행을 위해 필요한 전제조건”이라고 했다. 또 “극단주의 세력의 국회 진입을 제한하되 신생정당의 원내 진출을 봉쇄할 정도에 이르지 않도록 적정한 기준을 찾아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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