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고정비화 논란
보상체계 재설계 불가피
인건비 급증·소송 확산 가능성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대법원이 삼성전자가 사업 부문 성과를 기초로 지급한 목표 인센티브가 근로의 대가에 해당하므로 퇴직금 산정 기준인 평균임금에 포함해야 한다는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 재계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목표 인센티브가 퇴직금 산정 기준에 포함될 가능성이 열리면서, 기업들은 인건비 급증과 보상체계 전면 수정이라는 이중 부담을 떠안을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재계는 이번 판결을 개별 기업을 넘어 민간기업 전반의 성과급·퇴직금 구조를 뒤흔들 수 있는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성과 중심 보상 강화를 위해 각종 인센티브를 확대해 온 대기업일수록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온다. 성과급이 사실상 ‘고정 비용’으로 간주될 경우, 경기 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해 온 성과보상 시스템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 관계자는 “성과급은 경영 환경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영해 왔는데, 퇴직금까지 연동되면 사실상 고정비 성격을 띠게 된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장기 근속자 퇴직 시 발생할 수 있는 추가 비용이다. 목표 인센티브처럼 지급 기준과 재원이 비교적 명확한 보상이 평균임금에 포함될 경우, 퇴직 전 고액 인센티브를 받은 직원의 퇴직금이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억 단위까지 늘어날 수 있다. 특히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처럼 성과급 규모가 큰 기업들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실제로 20년 근속자가 퇴직 직전 3600만원의 성과급을 받았을 경우, 계산 방식에 따라 퇴직금이 최대 2억원 이상 증가할 수 있다.
보상 체계 전반의 재설계 압박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많은 기업들은 기본급 비중을 낮추고 성과급을 늘리는 방식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 왔다. 하지만 이번 판결을 계기로 ‘고정성’이 강한 인센티브 자체를 축소하거나, 지급 방식과 기준을 다시 짜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성과를 많이 낸 직원에게 더 보상하자는 취지가 퇴직금 부담으로 되돌아오는 구조가 된 셈이다.
중견·중소기업과의 격차 확대 가능성도 재계가 걱정하는 대목이다. 대기업 중심으로 운영돼 온 각종 인센티브가 퇴직금에까지 반영될 경우, 기업 규모에 따른 인건비 부담 차이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재계는 이번 판결을 계기로 유사 소송이 잇따를 가능성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주요 대기업 관련 성과급 소송이 다수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판단이 사실상 기준점이 되면서, 다른 기업들에 대한 소송도 속도를 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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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6/0002592900?sid=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