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팬심'에만 기대는 케이팝 티켓 인플레이션 [기자수첩 - 문화]
1,717 16
2026.01.29 08:18
1,717 16

[데일리안 = 전지원 기자] 콘서트 한 번 가는 데 20만원이 기본값이 된 지 오래다. 이제는 20만원 중반대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다. 방탄소년단(BTS)은 오는 4월 열리는 '아리랑'(ARIRANG) 고양 콘서트의 그라운드 전석을 사운드 체크 포함 26만원, 아일릿(ILLIT)은 첫 투어 서울 공연에서 밋앤그릿석을 25만 3000원으로 책정했다. 같은 공연장에서 비슷한 급의 아티스트들이 15만~18만원 선에서 가격을 잡는 것과 비교하면 7만~10만원 정도 더 비싸다. 불과 몇 년 사이 티켓값은 팬들이 체감하는 소득 상승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올랐다.



문제는 돈을 지불한 만큼의 만족도를 주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운드 체크는 본 공연 전에 리허설을 일부 관람할 수 있는 이벤트, 밋앤그릿은 공연 후 짧은 팬서비스를 제공하는 좌석으로 안내된다. 하지만 실제 진행 시간과 방식은 공연 전까지 구체적으로 공지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어떤 공연에서는 사운드 체크를 포함한 고가석이 한 시간 이상을 줄 서고 기다린 끝에 15~20분 만에 끝나기도 하고, 밋앤그릿 역시 개별 팬서비스를 받지 못할 불안함을 안고 예매해야 한다. 그럼에도 환불이나 부분 보상 기준은 명확하지 않다. 팬 입장에서는 돈을 더 냈다고 해서 정보 접근권이나 선택권이 그만큼 넓어지지 않는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 이벤트들이 선택 옵션이 아니라 특정 구역 티켓에 끼워 파는 번들 상품이라는 점이다. 방탄소년단의 경우 그라운드 전석이 사운드 체크 포함 티켓으로만 판매돼 무대와 가까운 자리를 원한다면 사운드 체크를 원치 않아도 20만원 중반대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때문에 이런 이벤트는 뺄 수 없는 '끼워 팔기'에 가깝다. 혜택이라기보다 사실상 강매에 가깝다는 불만이 나오는 이유다.


그럼에도 이 구조는 잘 돌아간다. 방탄소년단의 고양 콘서트도 가격 논란과 별개로 선예매부터 매진 행렬을 이어갔다. 팬들이 불만을 제기해도 기업이 실질적으로 받는 타격은 거의 없는 것이다. 한 번 높아진 가격은 업계 전체의 새로운 기준이 된다. 하이브가 가격을 끌어올리면 다른 대형사와 중견 기획사들도 그 선을 자연스럽게 표준가로 삼는 구조다.


지금의 티켓 인플레이션은 단지 몇몇 공연의 가격 문제가 아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케이팝 전체의 브랜드 신뢰와 연결된 문제다. 콘서트는 가장 강력한 팬 서비스이자 산업의 미래 수요를 키우는 기획이다. 그러나 고가 정책이 반복되면 '한 번쯤 가볼까' 하던 잠재 팬들은 시작부터 돌아선다. 이미 팬이 된 사람들조차 여러 그룹을 함께 응원하기보다 가격 부담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강요받는다. 단기 매출은 늘지 몰라도 산업 전체의 저변은 서서히 좁아지는 길이다.


콘서트장은 원래 음악과 기억을 사는 곳이지 '팬심'의 한계를 시험하는 장이 아니다. 누군가는 수개월 동안 모은 용돈과 월급, 알바비를 티켓 한 장에 쏟아붓는다. 그 돈이 단지 상징적인 프리미엄을 사는 데 그치지 않도록 이 구조에 관여한 모든 주체들이 책임을 나눠 가져야 한다.



https://naver.me/GbAtkU8f


목록 스크랩 (0)
댓글 16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비채] 제171회 나오키상 수상작! 전염병의 도시에서 펼쳐지는 기이한 이야기, 《창궐》 도서 이벤트✨ 361 01.27 34,111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573,119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415,79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580,70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711,121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38,35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81,9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8 20.09.29 7,397,360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5 20.05.17 8,609,00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5 20.04.30 8,488,854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49,352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76239 이슈 친구가 라면 끓일 때 수돗물로 끓이면 깬다는 사람.blind 17:55 242
2976238 기사/뉴스 [단독] '우영우 시즌2' 대본 마무리 단계…에이스토리, 제작 속도 2 17:54 359
2976237 이슈 호떡 성형 기계 17:54 178
2976236 유머 머글이 생각하는 오타쿠 판단 기준 21 17:50 745
2976235 유머 존나분하네 ㅋㅋㅋㅋ유학생인데 여기 어떤 프랑스새기가 비꼬면서 한국인 비웃었어.jpg 27 17:49 2,456
2976234 유머 수의사 선생님의 팩폭 7 17:48 1,088
2976233 이슈 생리기간 밑빠지는 것 같은 통증을 느끼는 이유.jpg 19 17:47 2,221
2976232 이슈 리한나 투어 무대의상 변경 전 vs. 변경 후 11 17:46 1,364
2976231 이슈 딥페이크로 영상 통화도 가능하다는 요즘 로맨스 스캠 3 17:45 956
2976230 유머 스위스 생모리츠의 겨울경마가 2월부터 시작됨(경주마) 17:43 104
2976229 기사/뉴스 [속보] 쿠팡 로저스, 내일 오후 2시 경찰 출석키로 4 17:42 488
2976228 기사/뉴스 [단독] 종로 금은방서 '金 10억 어치' 들고 사라진 직원…경찰, 횡령 혐의 수사 17 17:40 1,414
2976227 기사/뉴스 법원, ‘출근길 지하철 시위’ 첫 유죄 선고…전장연 “항소할 것” 11 17:38 585
2976226 정치 청와대, '킥보드 관리', '구독 해지 버튼 전면 노출' 등 최우선 과제 논의 10 17:38 446
2976225 이슈 차은우가 탈세한 세금 본세는 120억이었을거라 함 27 17:38 4,936
2976224 기사/뉴스 [속보] 업스테이지, '다음' 인수 시동…카카오와 양해각서 체결 2 17:37 415
2976223 이슈 걸그룹 멜론 하트수 TOP30 26년 1월 6 17:36 543
2976222 이슈 불법사이트에서 만화가 지워졌다고 호들갑떠는 외퀴들 48 17:34 3,551
2976221 기사/뉴스 [단독]경찰, '김정숙 여사 옷값 의혹' 재수사 끝에 '불송치' 의견 유지 32 17:34 1,509
2976220 이슈 영국 60년대 당시의 '요즘애들' 패션 스타일 12 17:34 1,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