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article/469/0000911356?sid=102&type=journalists&cds=news_edit

김경 서울시의원 '공천 헌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김 시의원의 '쪼개기 후원' 수법을 구체적으로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남동생이 운영하는 재단 등의 직원에게 임금 등 형태로 돈을 보낸 뒤 "잘못 보냈다"면서 자신이 후원하려는 현역 국회의원 보좌관 등 계좌로 반환하게 하는 방식이다. 법으로 정해진 액수 이상을 후원하려는 목적에다 향후 공천 등 과정에 시빗거리를 남기지 않겠다는 일종의 '명의 세탁 흔적 지우기'로 해석된다.
27일 정치권과 한국일보 취재에 따르면, 김 시의원은 정치인을 상대로 후원할 때 자신의 동생이 운영하는 재단과 협회 소속 직원, 계약직, 아르바이트생이나 지인들을 주로 동원했다. 이들에게 '급여' '연구비' '수고비' 등 명목으로 300만 원, 500만 원을 보내고 "잘못 입금했다. 다른 계좌로 그 돈을 보내달라"며 특정 계좌에 이체해줄 것을 요청하는 식이었다.
김 시의원이 이체해달라고 요청한 계좌는 주로 현역 국회의원 보좌관 계좌, 현역 시의원 계좌, 국회의원 후원 계좌 등으로 알려졌다. 김 시의원이 자신의 돈을 제3자 명의로 정치인들에게 '쪼개기'로 후원하려는 사실상의 '명의 세탁'인 셈이다. 정치권에선 이를 '흔적 지우기'로 풀이한다. 현행법에 따라 300만 원 이상 정치 후원을 하면 실명이 공개되는데, 향후 공천 등 과정에서 자신의 이름이 드러날 경우 공천 특혜 등 시빗거리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이름을 감추려 했다는 것이다. 물론 정치자금법상 타인 명의나 가명으로 정치자금을 기부하는 건 명백한 불법이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를 바탕으로 김 시의원이 2023년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출마를 포함해 서울 내 다른 구청장을 하기 위해 여러 국회의원, 보좌관, 시의원들에게 후원했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최근 경찰이 입수한 김 시의원 관련 125개 녹취 파일에는 현역 국회의원과 지방의회 의원 등에게 금품을 건네려고 하거나 중간 역할을 하는 인물에게 금품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는 대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에 언급되는 현역 국회의원 이름만 7, 8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