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유심 해킹’ 사고와 관련한 집단소송 과정에서 법원이 직권으로 권고한 조정 절차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여러 로펌이 집단소송과 각종 분쟁조정 신청에 나선 가운데 SK텔레콤은 끝까지 법원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법무법인 로고스는 지난 1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조정센터에 열린 SK텔레콤 해킹 사태 관련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조정기일에서 SK텔레콤이 조정을 거부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손해배상 책임 여부를 다투는 민사 재판에서 양측의 본격적인 공방이 시작되기 전에 조정을 권고했지만 SK텔레콤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조원익 법무법인 로고스 변호사는 “SK텔레콤이 조정에 응하지 않아 아쉽지만 법정에서 SK텔레콤의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말했다.
이번 조정은 로고스가 “해킹 피해를 보상하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에 SK텔레콤을 상대로 1인당 30만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2차 집단소송 참여자 24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로고스는 현재 5차에 걸쳐 집단소송 참여자를 모집해 총 586명의 피해자들을 대리하고 있다.
SK텔레콤은 해킹 피해와 관련한 각종 조정 절차를 일관되게 거부하며 법원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해킹 피해자 3998명(집단분쟁 3건 3267명, 개인 신청 731명)이 “해킹 피해를 보상하라”며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보위)에 분쟁조정을 신청했지만, SK텔레콤은 개보위가 결정한 ‘1인당 30만 원 배상’ 조정안을 수락하지 않았다. 전체 피해자가 같은 조건으로 조정에 참여해 조정이 성립할 경우 배상액이 최대 7조원에 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법조계에서는 SK텔레콤이 오는 31일까지 수락 여부를 통보해야 하는 한국소비자원의 집단분쟁조정 결정을 받아들일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텔레콤 유심 해킹 피해자들을 대리한 이철우 변호사는 제휴처 등에서 이용할 수 있는 ‘T포인트’와 휴대전화 요금제 혜택 등을 통해 1인당 10만 원 상당을 배상하도록 하는 조정안을 제출했고 소비자원으로부터 조정 결정 통보를 받았다. 이 변호사는 “전체 소비자에 대한 보상이 합리적인 방향으로 이뤄질 수 있는 만큼 SK텔레콤 사측이 조정에 전향적으로 나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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