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0월, 전남 목포의 한 바닷가. 숲체험 현장학습을 나온 4살 A양은 유치원 일행을 벗어나 혼자 4차선 도로를 건넜다. 230m를 걸어간 아이는 끝내 차가운 바다에 빠져 숨진 채 발견됐다. 특수교육 대상자였던 A양의 곁에는 아무도 없었다.
법원은 아이를 제대로 돌보지 않은 혐의로 기소된 유치원 교사 2명에게 금고형을 선고했다. 이번 판결을 두고 교원단체는 "과도한 책임 전가"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법조계의 시각은 다르다.
"잠깐 한눈판 사이..." 교사들의 치명적 과실
법적으로 가장 큰 책임은 현장에 있던 유치원 교사들에게 돌아갔다. 재판부는 이들에게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금고형은 징역형과 달리 노역은 하지 않지만, 교도소에 수감되는 형벌이다. 공무원인 국공립 유치원 교사에게 금고 이상의 형은 곧 '당연퇴직', 즉 해고를 의미한다.
법원이 이렇게 엄한 판결을 내린 이유는 명확하다. 교사들에게는 유치원생을 보호·감독할 의무가 있고, 특히 A양과 같은 특수교육 대상자에게는 더욱 세심한 주의가 요구되기 때문이다.
A양은 사고 2달 전에도 유치원을 이탈한 전력이 있었다. 어머니의 당부까지 있었기에 교사들은 아이가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교사들은 다른 아이들의 활동 사진을 찍느라 A양이 사라진 사실조차 장시간 알아차리지 못했다. 법원은 이를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으로 판단했다.
시스템은 없었나… 유치원의 '구멍 뚫린 안전망'
교사 개인의 과실 못지않게 유치원(기관)의 시스템적 과실도 무겁다.
당시 현장학습에는 원아 14명에 교사 3명, 활동지도사 1명이 동행했다. 겉보기엔 충분해 보이지만, 특수교육 대상자가 포함된 활동이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돌발 행동을 할 수 있는 아이를 전담할 인력을 배치하거나, 바닷가 인접 장소의 위험성을 미리 평가하는 등 더욱 철저한 안전대책이 필요했다.
법원은 형사 재판에서 개인의 책임을 묻지만, 민사 소송으로 가면 유치원(지방자치단체)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사용자인 유치원은 교사들의 과실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거나 국가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
"왜 교사만?" 현장의 반발 vs 법의 냉정함
전교조 등 교원단체는 "사고가 나면 교사가 독박 쓴다"며 현장학습 위축을 우려한다. 예측하기 어려운 사고까지 교사 개인에게 무한 책임을 지우는 건 가혹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법의 시각은 냉정하다. 대법원은 판단 능력이 부족한 유치원생에 대해서는 교사의 보호·감독 의무를 매우 폭넓게 인정한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사고 위험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음에도 기본적인 관찰 소홀로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했다면, 교사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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