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불공정행위로 생활물가 상승을 주도한 ‘생필품 폭리 탈세자’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한다. 특히 시장을 장악한 독과점 기업들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핑계로 생필품 가격을 인상하며 폭리를 취한 경우를 면밀히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국세청은 27일 가격담합 등 독·과점 기업 5곳 등 생필품 폭리 탈세업체 17곳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인다고 밝혔다. 이들의 전체 탈루 혐의 금액은 약 4천억원에 이른다. 가격을 짬짜미한 업체들 외에도 원가를 부풀린 생필품 제조·유통업체(6곳), 거래질서를 어지럽힌 먹거리 유통업체(6곳) 등 생활 필수품 가격을 인상한 업체가 주요 조사 대상이다. 17곳 기업 중 대기업은 2곳, 중견기업 2곳, 나머지 13곳은 중소기업이다.
국세청은 이번 조사 대상으로 단순히 세금 탈루뿐만 아니라 사주 일가로 회삿돈을 빼돌린 이들을 선정했다는 설명이다. 식품첨가물을 제조하는 한 대기업은 시세보다 높은 금액으로 담합업체와 원재료를 교차 구매하는 형태로 매입단가를 부풀려 가격은 올리고 수십억원의 이익을 축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담합 참여에 대한 이익을 나눠받기 위해 담합업체의 계열사로부터 담합 대가(협력 수수료)를 챙기고, 해당 담합 이익을 숨기려고 업체의 위장계열사로부터 거짓 매입세금계산서를 받았다. 또한 미국 현지사무소 운영비를 과다하게 지급하는 방식으로 미국에 체류 중인 사주 자녀들에게 체재비를 부당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고가 논란을 빚는 한 생리대 제조사도 ‘제품 고급화’를 이유로 제품 가격을 33.9% 인상했으나, 판매 총판인 특수관계법인에 판매장려금과 판매수수료를 각각 300억원, 50억원 이상씩 과다 지급해 비용을 부풀린 것으로 나타났다. 퇴직자 명의로 위장계열사도 설립해 자재 이동 및 포장 등 용역대가를 과다 지급해 법인자금도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
안경·물티슈 등 생필품을 제조·유통하는 한 업체는 고물가·고환율로 인한 원재료 가격 상승을 핑계로 가격을 인상했다. 그러나 실체 없는 특수관계법인을 거래 과정에 끼워넣고 허위로 용역을 제공받은 것처럼 원가를 부풀린 것으로 조사됐다. 사주 자녀에게 법인자금으로 취득한 약 20억원대의 고급 아파트를 무상 제공하고, 법인 신용카드를 골프장・유흥업소 등 호화·사치에 사적으로 사용하는 등 법인자금을 부당하게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한 원양어업 업체도 거래 중간에 사주 일가가 지배하는 1인 특수관계법인을 끼워 넣어, 이익을 사주 일가에게 귀속시켰다. 원양어선 조업경비를 가장해 법인자금 약 50억원을 국외 송금했으나, 실제로는 사주 자녀 유학 비용을 지출하는 등 사적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세청은 “조사 과정에서 조세포탈, 거짓 세금계산서 수수 등 범칙행위 적발 시 조세범 처벌법에 따라 형사처벌로 이어지도록 엄정히 조처하겠다”며 “불공정행위로 생활필수품 가격을 인상하며 폭리를 취하고, 세금은 줄여 신고하는 업체의 도덕적 해이에 대해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세무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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