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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단독] 쿠팡 10년치 재무제표 분석··· 한국서 번 돈 미국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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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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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308/0000037815?cds=news_media_pc&type=editn

 

〈시사IN〉이 쿠팡㈜의 재무제표를 분석했다. 2021년 즈음부터 현금 흐름이 쿠팡㈜에서 미국 모회사 쿠팡Inc로 역류했다. 서비스 이용 수수료는 4년 만에 4배, 특수관계자 비용은 6배 이상 늘었다.

서울 시내의 한 쿠팡로지스틱스 캠프에서 상하차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서울 시내의 한 쿠팡로지스틱스 캠프에서 상하차 작업이 이어지고 있다. ©시사IN 박미소



2010년 하반기 출범한 쿠팡㈜는 물류 인프라에 공격적인 대규모 투자를 연이어 퍼부었다. ‘로켓배송’ ‘새벽배송’ ‘당일배송’ 등 혁신적 서비스로 한국의 유통시장을 전복시킨 비결이다. 그러나 매출 증가는 투자의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 그 결과는 ‘장기 적자’였다. 〈시사IN〉은 2015~2024년 쿠팡㈜의 연결 감사보고서를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이 회사는 영업이익 기준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이 시기 쌓인 당기순손실은 5조8000억여 원의 누적적자(결손금)로 남았다.

쿠팡㈜가 대규모 적자를 감수하며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한 데는 든든한 돈줄이 있었다. 미국 델라웨어주의 모기업 쿠팡Inc다. 쿠팡Inc는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으로부터 30억 달러를 투자받았다. 2021년 3월엔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하며 약 46억 달러를 조달했다. 이 돈을 쿠팡㈜에 지분투자 형식으로 투입했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쿠팡Inc는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쿠팡㈜에 약 6조원을 투자했다. 당시의 쿠팡Inc는 마치 ‘아낌없이 주는 나무’ 같았다.

2021년 즈음부터 분위기가 바뀐다. 현금 흐름이 ‘쿠팡Inc→쿠팡㈜’에서 ‘쿠팡㈜→쿠팡Inc’로 서서히 역류한다. 쿠팡㈜가 적자 행진을 끝내고 돌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을 1조~2조원대로 끌어올리며 적극적 투자(=적극적 적자)의 효능을 입증하기 시작하던 무렵이었다.

쿠팡Inc는 쿠팡㈜에 대한 지분투자를 2023년부터 중단했다. ‘쿠팡Inc→쿠팡㈜’의 굵은 자금 흐름이 끊어졌다.

‘쿠팡㈜→쿠팡Inc’의 자금 흐름은 급작스러울 정도로 증가하기 시작한다. 쿠팡㈜의 ‘서비스 이용 수수료’가 튀어 올랐다. 쿠팡㈜가 다른 회사의 서비스(카드 결제·정산·외주용역·IT 서비스·상표 사용 등)를 이용하는 대가로 지급하는 돈이다. 증가 속도가 놀랍다. 2020년 7100억원에서 2021년 들어 1조원을 넘어서더니 2024년엔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시사IN 이명익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쿠팡 본사. ©시사IN 이명익



서비스 이용 수수료는 크게 두 종류로 나눌 수 있다. 첫 번째는, 카드 결제 수수료나 아마존 클라우드 비용 등 쿠팡㈜의 매출 증가와 함께 자연스럽게 불어나는 비용이다. 두 번째는 모기업(쿠팡Inc)과 해외 계열사 등 ‘특수관계자’에게 지급하는 돈이다. 해외 계열사들은 쿠팡㈜와 엄연히 다른 법인이다. 계열사에 돈을 넘기는 방법은 ‘거래’밖에 없다. 계열사가 쿠팡㈜에 기술 자문 등 ‘용역 서비스’를 제공하면 이에 대한 수수료를 지급하는 식이다. 그런데 이런 용역 서비스엔 명확한 시장가격이 없다. 쿠팡㈜가 해외 계열사의 기술 자문을 받고 수수료 100억원을 지불했다고 치자. 그런데 다른 회사들은 비슷한 수준의 서비스를 10억원에 제공받고 있다면, 쿠팡㈜는 본사에 계열사를 통해 90억원을 ‘부당 이전’한 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다. 용역 서비스가 수익을 한국에서 미국으로 이전하는 통로로 사용되는 경우다. 더욱이 이 100억원은 비용으로 처리되므로, 쿠팡㈜가 한국 국세청에 납세하는 법인세도 줄어든다. 다국적기업에서 흔히 나타나는 일이다.

서비스 이용 수수료 중 어느 정도가 해외의 특수관계자들에게 흘러가는 것일까? 연결 감사보고서의 ‘특수관계자 비용 합계’ 항목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이 항목 역시 2020년에는 1500억원 정도였으나 2024년 9400억원에 이를 정도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 비용의 성격에 대해 감사보고서는 “특수관계자들과의 업무 대행 등 계약에 따라 용역비 등의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라고 명기해놓고 있다.
 

‘법인세 방패’ 통한 절세 전략?



특수관계자 가운데 ‘쿠팡 글로벌 LLC(이하 글로벌)’라는 회사가 있다. 쿠팡Inc의 100% 자회사다. 쿠팡㈜는 ‘특수관계자 비용 합계’ 중 60~70%를 글로벌에 지급한다. 쿠팡㈜가 글로벌에 지급하는 비용이 2020년에는 약 1000억원에 불과했는데 이후 폭발적으로 늘어나 2024년 약 6200억원에 이른다.
 



미국 세법상 글로벌 같은 법인 형태는 ‘투명 실체(Disregarded Entity)’로 취급될 수 있다. 세무 당국이 과세할 때 이 회사를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투명하게’ 취급한다는 의미다. 즉, 글로벌의 소득은 세법상 모기업(쿠팡Inc)의 소득으로 간주될 수 있다.

한편 쿠팡Inc의 2024년 4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이 회사의 결손금(accumulated deficit, 손실이 쌓인 돈)은 42억2900만 달러다. 결손금이 있다면 흑자를 내더라도 과거 손실과 상계(적자 상계)해서 세 부담을 크게 줄여준다.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쿠팡Inc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공식 보고서(10-K)에 따르면, 이 회사는 2024년 말 현재 39억 달러 규모의 NOL(순영업손실 이월공제 금액)을 보유하고 있다. 누적 흑자 규모가 39억 달러에 이르기 전까지는 과세소득의 상당 부분을 공제해준다는 의미다. 이런 정황들을 꿰어 맞춰보면, 쿠팡Inc의 절세 전략을 추정할 수 있다. 쿠팡㈜가 글로벌에 송금한 돈은 쿠팡Inc의 소득으로 잡히는데, NOL을 적용하면 이에 대한 법인세를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다. NOL은 ‘법인세 방패’다.

NOL에 주목하면, 2020년대 들어 ‘쿠팡㈜→쿠팡Inc’의 자금 흐름이 가속화된 이유도 짐작할 수 있다. NOL이라는 방패에는 유효기간이 있기 때문이다. 10-K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Inc NOL은 2025년부터 ‘가장 오래된 적자부터 순차적으로’ 만료된다.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법인세를 낼 필요가 없는 소득 규모’가 줄어드는 것이다. 쿠팡Inc는 쿠팡㈜로부터 가급적 빨리 투자수익을 회수해야 한다.

또한 쿠팡㈜는 2024년 들어 대대적인 ‘자본 재조정’을 단행했다. 2023년까지 6조2000억원 규모로 쌓여 있던 ‘주식발행초과금(주식을 액면가보다 비싸게 팔았을 때 남는 돈)’을 다른 항목으로 전입시켜 수조 원대의 결손금(누적 적자)을 털어냈다. 한국에서 번 돈을 주주에게 배당하기 위한 사전작업으로 보인다. 장부에 결손금이 남아 있으면 주주에게 배당을 할 수 없다. 쿠팡㈜의 유일한 주주는 쿠팡Inc다.

지난해 7월에는, 쿠팡㈜가 쿠팡Inc에 대해 15억 달러 규모의 채무보증을 섰다고 공시했다. 한국 소비자들로부터 벌어들인 돈이 미국 본사의 빚보증 담보로 잡힌 셈이다.

한편 지난해 12월22일, 한국 국세청은 쿠팡㈜와 자회사들에 대한 특별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한국의 쿠팡 계열사들이 벌어들인 돈이 용역비(서비스 수수료) 명목으로 미국 쿠팡Inc에 부당하게 이전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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