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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씨는 지난 17일 오전 등산을 하던 중 장수산 진입로 인근에서 외국인 남성 A씨가 땅속에 묻힌 쓰레기를 하나하나 잡아당겨 꺼내는 모습을 목격했다.
당시 날씨는 매서운 한파가 이어지고 있었고, A씨의 얼굴과 귀는 새빨갛게 얼어 있었지만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며 묵묵히 쓰레기를 한데 모으고 있었다.
주변의 다른 등산객들은 그를 힐끗 바라볼 뿐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결국 박씨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A씨에게 다가가 “왜 혼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말을 건넸다.
A씨는 잠시 손을 멈춘 뒤 “이렇게 쓰레기를 모아두고 친구에게 연락하면 구청에 대신 신고해줘서 트럭이 와서 가져간다”고 담담하게 설명했다. 박씨는 대화를 통해 A씨가 지난해 한국에 들어와 인근 아파트에 거주 중인 미국인이며, 주로 토요일마다 등산로를 돌며 쓰레기를 치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박씨는 “환경 관련 일을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렇지는 않다고 하더라”며 “주말 아침부터 피곤할 텐데, 새빨개진 얼굴로 쓰레기를 치우는 모습을 보고 스스로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고 전했다.
이어 “동네에 살면서도 무관심했던 걸 반성하며 휴대전화 번호를 교환했고, 다음에는 꼭 함께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정말 멋진 분”이라고 덧붙였다.
박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도 “산 한쪽에는 A씨가 이미 모아둔 쓰레기 더미가 가득 쌓여 있었다”며 “이 일을 계기로 이제부터라도 자연을 지키는 일에 적극 동참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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