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에도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집값 안정에 미치는 효과는 단기적이거나 오히려 부작용이 클 것이라고 우려한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단기간 급매 물건들이 시장에 나올 수 있겠지만, 이걸 공급대책이라 부를 수 없다”며 “장기적으론 매물 잠김 현상이 예상된다”고 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도 “수년간 ‘다주택자=투기꾼’으로 몰아온 터라, 다주택자 숫자 자체가 많지 않고 특히 핵심지는 팔 사람은 다 판 상태”라며 “지금까지 남은 다주택자 입장에선, 손해 보면서 매물을 팔 이유도 없고 버티거나 증여하는 방식을 쓸 수 있다. 결국 시장은 ‘초거래절벽’ 사태를 맞는 것”이라고 했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 현상을 가중할 거라는 분석도 많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집 두 개가 있는 데 하나만 남겨야 한다면, 누구나 상급지의 똘똘한 한 채만 남기고 외곽 물건을 정리할 것”이라며 “무주택자들 역시 향후 집을 구매할 때 최대한 모든 자산을 한 곳에 집중시키는 매수 방식이 일반화할 것”이라고 했다.
똘똘한 한 채가 가중될 경우, 전ㆍ월세 시장에 역풍을 부를 거란 우려도 있다. 임대 시장의 중요한 축인 다주택자들이 수익성과 환금성이 낮은 지방 주택부터 처분하고 수도권 핵심지로 자금을 재배치하는 것은 즉, 지방 전ㆍ월세 시장 씨가 마른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이 연구위원은 “공급이 부족하면 가격이 오르는 것이 상식”이라고 했다.

더구나 “정부를 이기는 시장은 없다”는 말과 달리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제도는 노무현·문재인 정부 때만 시행되고 보수 정부서 유예 또는 폐지한 정책이라는 20여년 간의 선례도 있다. KB부동산 통계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노무현 정부 때 39.07%, 문재인 정부 때 62.19% 폭등했다. 이명박(-3.16%)·박근혜(10.06%) 정부와 확연한 차이다.
문재인 정부 부동산 실패론이 들끓던 20대 대선(2022년 3월 9일)을 앞두고 이재명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청와대에 양도세 중과를 실패 사례로 언급한 것 역시 업계에 회자한다. 이 대통령이 2021년 12월 12일 돌연 “다주택자의 매물 잠김 해소를 위해서 (일시 완화가) 필요하다. 1년 정도 한시적 유예가 필요하다”고 밝히며 청와대와 각을 세울 때다.
당시 청와대는 “다주택자 양도세 같은 근간에 대한 논의는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고, 이 대통령은 “솔직히 서로 동의가 안 되면 몇달 뒤 대통령 선거가 끝난 후에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도 든다”(12월 21일), “부동산 정책은 실패한 것이 분명하고, 실패했으면 원인을 제거하고 바꿔야 한다. 핵심은 시장 존중이라고 본다”(12월 29일)고 맞섰다.
문재인 정부 심판론이 작동하던 시기 성난 민심을 달래고 보수 표심까지 잡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는데, 결국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해 유예시켰다. 익명을 원한 부동산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과거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 사례로 제시한 제도를 다시 쓰겠다는 점에서 집값을 잡겠다는 의지가 정말 있는 건지 의문”이라며 “부동산 시장을 때려잡겠다며 싸움 거는 정책은 늘 패배했다. 집값 안정의 확실한 카드는 수요에 맞는 공급뿐, 시장 원리를 거스르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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