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요청권을 행사해 사건 관련자 10여명 이상을 입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발요청권은 공정위의 전속고발권을 견제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로 검찰총장·중기부 장관·조달청장 등이 고발을 요청하면 공정위는 반드시 검찰에 고발해야 하는 제도를 뜻한다.
검찰이 수사 대상을 확대한 만큼 향후 수사는 제분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검찰은 이번 수사를 서민경제교란 범죄로 규정하고, 통상 1년 이상 걸리는 공정위 행정처분을 기다리지 않고 선제적인 수사에 나섰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부당하게 담합해 물가를 올린 사례, 또 시장 독점력을 활용해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는 사례는 없는지 철저하게 점검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이번 수사는 ‘설탕 담합’ 사건과 ‘한전 입찰 담합’에 이은 서민경제교란 사범에 대한 검찰의 3번째 직접수사다.
검찰은 당초 지난 24일 대한제분과 사조동아원의 전현직 대표이사 등 임원 4명에 대한 신병을 확보해 수사에 속도를 낼 계획이었다. 검찰은 밀가루 시장 점유율이 높은 대한제분과 사조동아원이 담합을 주도했을 것으로 의심한다. 그러나 법원이 관련자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 수사에 제동이 걸렸다. 법조계에서는 밀가루가 기초 생필품인 데다가 담합 규모가 4조원이 넘고, 제분업체 대표 등이 직접 범행에 가담해 사안이 중대한 만큼 구속영장 발부에 무게를 두는 시각이 많았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수사가 담합 범죄에 대한 미온적 대응을 전환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한다. 국내에서 밀가루 담합이 적발된 것은 1963년 삼분사건, 2006년 밀가루 담합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당시에는 법인에 대한 과징금과 벌금 처분만 지속했고, 이 같은 미온적 대응이 제분업계의 고질적 담합구조를 형성했다는 지적이 있다.
검사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밀가루 시장은 대규모 시설투자가 필요해 진입장벽이 높고, 생활필수품이라는 특성상 꾸준한 수요가 있기에 담합 구조가 고착되어 있다”며 “검찰이 답합과 관련한 진술과 물증을 찾아내는 것이 관건인데, 공개된 영장 기각 사유를 보면 증거는 충분히 수집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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