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가 된 영상 중 일부. [유튜브 채널 싱글벙글 캡처]
“군대 가면 다리 아플 텐데 마사지기라도 좀 가져갈래?”
“온열 효과가 있으면 뭐 하나. 군대 가면 쓰질 못하는데”
지난 2024년 6월, 유튜브 채널 ‘싱글벌글’에 올라온 PPL영상 내용 중 일부.
마사지 기계 광고 영상을 올렸다가 이같은 대화 내용으로 ‘군인 조롱’ 논란에 휩싸였던 150만 개그 유튜브채널 ‘싱글벙글’. 논란 끝에 당시 싱글벙글은 사과문을 올렸다.
싱글벙글도 이미지에 타격을 받았지만 광고주가 받은 피해도 컸다. 광고를 맡긴 안마기구 제조업체 코지마에 대한 대규모 불매운동이 일었다. 그렇다면, 광고주가 입은 피해에 대해 싱글벙글이 손해를 배상해야 할 책임이 있을까. 광고주가 낸 소송 결과에 대해 헤럴드경제가 취재했다.
문제가 된 영상은 지난 2024년 6월께 올라왔다. ‘나 오늘 전역했다니까’라는 제목으로 갓 전역한 남성 출연자가 재입대하는 악몽을 꾸는 장면이 담겼다. 꿈 속에서 여성 출연자들은 재입대하면 최근 구매한 다리 마사지 기계를 쓰지 못한다’는 취지로 남성 출연자를 조롱했다.
당시 여성 출연자들은 광고 제품인 마사지 기계를 들고 “(기계가) 온열 효과가 있으면 뭐 하니. 에어펌프가 들어가 있으면 뭐하니”라며 “군대 가면 쓰질 못하는데”라고 말했다. 활짝 웃으며 비웃는 표정도 지었다.
이 영상은 곧 ‘군인 조롱’ 논란에 휩싸였다. 특히 영상이 올라온 시기가 문제가 됐다. 당시 군인들의 안타까운 인명 사고가 이어졌다. 육군에서 가혹한 얼차려를 이기지 못한 훈련병이 입대 10일 만에 숨을 거둔 사건, 해병대에서 실종자 수색 작전을 하던 채모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사망한 사건 등이었다.
결국 싱글벙글은 해당 영상을 이틀 만에 비공개 처리하고 사과문을 올렸지만 여파는 컸다. 광고주인 코지마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 유튜브 채널에도 비판 댓글이 줄줄이 달렸다. 불매 운동도 이어졌다.
당시 싱글벙글이 올린 사과문. [유튜브 채널 싱글벙글 캡처]
헤럴드경제가 취재한 결과, 이후 코지마를 운영하는 복정제형 주식회사 측이 유튜브채널 싱글벙글 측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지마 측은 지난 2024년 9월, “싱글벙글에서 3억 6000여만원 상당을 손해배상해야 한다”는 취지의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양측은 지난 2024년 6월께 PPL(간접광고) 계약을 체결했다. 제품 광고 동영상을 제작해 싱글벙글의 유튜브 채널에 게시하는 내용이었다. 광고비는 3700만원 상당이었다. 싱글벙글은 해당 광고의 제작을 광고대행사에 외주해서 맡긴 뒤 자신들의 채널에 올렸다.
재판 과정에서 코지마 측은 “싱글벙글이 군인을 조롱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제작함으로써 코지마의 이미지를 훼손시켰다”며 “대규모 불매운동을 촉발해 유·무형의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1년 5개월 만에 나온 재판 결과, 법원은 코지마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다. 1심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36민사부(부장 권태관)는 지난해 11월 말, 코지마 측 패소로 판결했다.
1심 재판부는 “계약서에 따르면 코지마 측의 권리·의무, 광고대행사의 권리·의무를 정하고 있을 뿐 싱글벙글 측의 의무에 관해선 규정이 없다”며 “싱글벙글이 광고대행 계약에 따른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는 것에 동의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싱글벙글은 자신과 계약을 체결한 광고대행사에 대해서만 광고제작 계약에 따른 의무를 부담할 의사를 가지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결론 내렸다.
이러한 사정을 고려할 때 재판부는 “코지마 측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각했다.
이 판결은 지난달 16일에 확정됐다. 1심 판결에 대해 코지마 측이 항소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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