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136명 실험 연구 분석 결과…여성 피해자에 더 가혹

분석 결과, 성폭력 사건에서 ‘술을 마셨다’는 정보는 피해자와 가해자를 평가하는 데 서로 다른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자가 술을 마신 경우 피해자에 대한 비난과 책임 전가 정도가 유의미하게 높았다. 가해자가 음주한 경우에는 가해자의 책임 정도와 통제 가능성에 대한 평가가 낮아졌다. 피해자의 음주는 피해 진술의 신빙성을 의심하는 근거가 되는 반면, 가해자의 음주는 ‘판단력이 흐려진 상태’라는 해석이 작용해 책임을 경감하는 요소처럼 받아들여졌다는 뜻이다.
피해자의 성별에 따른 차이도 눈길을 끈다. 피해자가 여성일 경우, 실험 참가자들은 “술을 마신 피해자에게도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거나 “피해자가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상황을 통제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하는 경향을 더 많이 보였다. 반면 남성 피해자에 대해서는 음주 여부에 따른 평가 차이가 유의미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피해자 성별에 따라 ‘음주 이중잣대’ 양상이 다른 이유를 성별 고정관념의 영향으로 풀이했다. 남성의 음주는 자연스럽고 일시적인 일탈로 받아들이면서, 여성의 음주는 전통적인 여성성 규범에 어긋나는 성적 개방성, 무책임함 등으로 쉽게 연결시키는 사회적 편견이 판단에 작용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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