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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BTS 숙박 대란에 칼 빼든 정부, ‘바가지 상술’ 막을 실효성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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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3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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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119/0003051588

[데일리안 = 박정선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완전체 컴백과 월드 투어 일정이 알려지면서 공연이 예정된 지역 숙박 요금이 오르는 등 지역 상권이 들썩이고 있다. 문제는 해당 지자체가 바가지 요금 등 지나친 ‘상술’로 팬덤의 반감은 물론 케이팝에 대한 인식, 더 넓게는 지역 관광 이미지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빅히트뮤직방탄소년단의 부산 공연 일정이 발표되자마자 부산 주요 지역의 숙박비는 평소 대비 10배 이상 폭등했고, 1박에 10만원 안팎이던 객실료는 100만원을 호가한다. 심지어 이미 예약을 마친 투숙객에게 일방적인 취소를 통보한 뒤 가격을 올려 재판매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이는 2022년 엑스포 유치 기원 콘서트 당시 부산이 겪었던 ‘숙박 대란’과 판박이다. 당시 장소 변경과 규모 축소라는 홍역을 치르고도, 4년이 지난 현재 시장의 탐욕과 시스템의 부재는 전혀 개선되지 않은 모양새다.

숙박비 폭등 현상은 특정 가수의 공연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대형 인파가 몰리는 행사 때마다 지역 사회는 늘 ‘바가지 요금’ 논란에 휩싸여왔다. 가수 싸이의 대표 브랜드 공연인 ‘흠뻑쇼’가 열리는 지역들 역시 매년 유사한 진통을 겪는다. 과거 강원도 원주 등 지방 공연 개최 시 공연장 인근 숙박업소들의 숙박비가 치솟았고, 이미 예약과 결제까지 마쳤음에도 ‘요금을 잘못 기재했으니 요금을 추가로 지불하거나 예약을 취소하라’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이밖에도 각종 지역 축제 현장에서도 숙박비가 2~3배 뛰는 것은 관례처럼 굳어졌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때 가격이 오르는 것은 시장 논리지만, 한국의 대형 행사 기간 숙박비 상승폭은 정상적인 범위를 넘어선다. 문제는 이러한 행태가 지역 관광이 이미지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힘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재할 제도적 장치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매번 “강력 단속” “엄정 대응”을 외치지만 현장의 반응은 냉소적이다. 현행 공중위생관리법상 숙박 요금은 자율표시제로 운영된다. 업주가 사전에 가격을 신고할 의무가 없으며, 성수기에 가격을 10배 올린다 해도 게시된 요금대로만 받는다면 법적으로 처벌할 근거가 없다.

유일하게 제재할 수 있는 경우는 게시된 요금보다 초과 징수했을 때인데, 이때 부과되는 과태료나 행정처분 수위는 미미하다. 1차 위반 시 경고나 수십만 원 수준의 과태료에 불과하다. 반면, 특수 기간에 가격을 올려 벌어들이는 기대 수익은 수천만 원에 달한다. 불법 행위로 얻는 이익이 적발 시 감수해야 할 비용보다 월등히 큰 ‘처벌의 비대칭성’이 존재하는 한, 업주들은 과태료를 ‘영업 비용’ 정도로 치부하고 배짱 영업을 지속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정부 차원에서 내놓은 대책 외에 실효성 있는 대안을 찾기도 쉽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은 SNS를 통해 “시장 전체의 질서를 무너뜨리고 모두에게 큰 피해를 주는 악질거 횡포다. 반드시 뿌리 뽑아야 한다”고 지적했고, 그 대안으로 각 지자체는 ‘바가지’ 신고를 강화하고, 이번 주부터 합동점검반을 지역 곳곳에 투입할 계획이다. 일각에선 시장 가격 통제를 위해 ‘숙박비 상한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하나, 이는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과 시장 경제 원칙 위배라는 반론에 부딪힌다.

이처럼 무력한 공권력과 탐욕스러운 시장 사이의 공백을 메우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소비자, 즉 ‘팬덤’이다. 과거의 팬덤이 “내가 좋아하는 가수의 행사이니 비싸도 감수한다”는 식의 수동적 태도를 보였다면, 현재의 팬덤은 합리적 소비 주체이자 시장 감시자로 진화했다.

(중략)

이번 2026년 사태에서도 팬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주요 팬 커뮤니티와 SNS에서는 ‘숙박비 부당 청구 업소 리스트’가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있고, 이를 지자체 신고 센터에 증거로 제출하며, 해외 팬들에게도 “절대 웃돈을 주지 말라”고 가이드라인을 배포한다. 그들은 단순한 관객을 넘어 시장 질서를 감시하는 ‘행동하는 소비자’로 진화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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