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aver.me/5XpEOyp2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쿠팡’의 미국 투자사 2곳이 22일(현지시간) 한국 정부가 미국 회사 쿠팡을 차별 대우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에 조사 및 조치를 요청하는 청원을 제기했다.
원본보기
22일(현지시간) 중앙일보가 입수한 쿠팡의 투자사 2곳이 청원서 원본.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의 미국 투자사 2곳은 한국 정부가 미국 회사 쿠팡을 차별 대우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에 조사 및 조치를 요청하는 청원을 제기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이들은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인 민주당을 친중(親中)·반미(反美)로 규정하고, 쿠팡의 정보 유츨 사고에 대한 진상을 파악하기 위한 정부의 조치를 “(쿠팡이)한국 및 중국 경쟁사들의 오랜 시장 지배력을 위협한다는 사실이 분명해진 뒤 행정권력을 무기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청원서의 수신인을 이 대통령으로 특정하며 한국 정부의 조치를 “베네수엘라나 러시아 같은 전체주의적 적국(敵國)에서나 예상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군사력을 동원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했다.
‘제한적 유출’?…“베네수엘라서나 있을 일”
중앙일보가 쿠팡의 투자사 그린옥스와 알티미터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국제투자분쟁(ISDS) 중재 절차에 착수하기 위해 미 무역대표부(USTR)에 보낸 중재의향서를 확인한 결과 의향서의 수신인은 이 대통령과 정홍식 법무부 국제법무국장으로 기재돼 있었다.

22일(현지시간) 중앙일보가 입수한 쿠팡의 투자사 2곳이 청원서 원본. 대규모 고객 정보 유출 사고를 일으킨 의 미국 투자사 2곳은 한국 정부가 미국 회사 쿠팡을 차별 대우하고 있다며 미국 정부에 조사 및 조치를 요청하는 청원을 제기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이들은 쿠팡의 고객 개인정보 3370만건이 무단으로 노출된 초유의 보안 사고에 대해 “제한적 데이터 유출(limited data breach)”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이를 구실(pretext)로 정부가 선호하는 한국 및 중국 기업들과 경쟁할 수 있는 성공적 미국 기업의 능력을 제거하려고 한다”고 했다.
이들은 정보유출 사건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진상조사를 ‘불법적 조치(illegal actions)’라고 몰아세웠다. 이어 “이로 인해 쿠팡에 대한 수십억 달러 규모의 미국 투자금을 소멸시켰다”며 “한국이 (한·미 FTA)조약 및 국제법을 지속적으로 위반한 데 따른 배상을 청구할 권리가 있고, 현재 손실은 최소 수억 달러, 미국 내 투자자들의 손실은 수백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했다.

쿠팡 성명서의 ‘이중 언어’
쿠팡이 지난해 11월 발생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에 대한 조사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오히려 한국 정부를 상대로 대규모 손해배상을 요구하겠다는 의미다. 이들은 자신에 대한 한국 정부의 조사를 “베네수엘라 같은 곳에서나 일어날 일”이라며 최근 미군 병력이 동원된 타국 현직 대통령 체포 작전이 이뤄진 국가명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기도 했다.
쿠팡은 한국 법인의 지분 100%를 미국에 상장된 모회사 쿠팡 아이엔씨(Inc.)가 소유한 미국 기업이다. 쿠팡 모회사 의결권의 70% 이상은 미국 국적인 김범석 쿠팡Inc 이사회 의장이 보유하고 있다. 그린옥스의 창립자 겸 파트너인 닐 메타는 쿠팡Inc의 이사회 멤버다.
“반미·친중 정권 들어선 뒤 생존 위협”
쿠팡 측은 이 대통령과 여당인 민주당을 ‘친미·반중’ 세력이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이 대통령은 주한미군을 ‘점령군’이라 칭하고, ‘일본의 식민 지배를 유지한 책임은 미국에 있다’고 비난했다”며 “이는 민주당의 점차 강화되는 반미·친중 입장과 일맥상통한다”고 적시했다.
쿠팡 측은 네이버 출신인 한성숙 중소기업부 장관,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비롯해 하정우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을 거론하며 “이 대통령은 쿠팡의 경쟁사 출신 인사를 임명해 쿠팡을 공격할 구실을 마련했다”며 “중국에 거주하는 중국인 전 직원이 ‘제한적 데이터 침해’ 사건을 일으킨 것을 쿠팡 파괴를 위한 불법적 노력의 기회로 삼았다”고 주장했다.
(중략)
한국 내에서의 비난 여론을 무시하다 지난달 28일 내놓은 유감 표명에 대해선 “한국 정부의 집요한 공세에 직면해 사과를 내놨다”며 “데이터 유출 가능성이 있었지만, 실제 유출되지 않은 3300만명에게 34달러의 바우처를 제공했고, 총액은 10억 달러를 넘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한국 현행법에 다르면 유출 사고와 관련 3년간 평균 매출액의 최대 3%까지 벌금을 부과할 수 있고, 쿠팡에는 한국 역사상 최대치인 8억 달러(1조1000억원)가 넘는 벌금이 부과될 수 있다”며 “쿠팡보다 훨씬 더 심각한 피해를 입힌 한국 및 중국 기업들의 사건과 비교하면 쿠팡의 대한 대응은 징벌적으로 불균형적이며 차별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현재까지의 손해액을 수억 달러, 향후 투자자들의 손실 규모를 수백억 달러에 달할 것”이라며 한국 정부에 대해 역으로 천문학적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美가 FTA 파기했는데…“FTA 위반”?
쿠팡 측의 이러한 움직임은 이번 사건을 국제 통상 분쟁으로 끌고가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기업인 쿠팡은 이번 사건이 발생한 이후 미국 정·재계에 이미 적극적인 로비 활동을 펼쳐왔다. USTR에 조사를 청원한 이번 조치는 기존의 로비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다.
USTR은 청원 접수 45일 내로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데, 이는 지금까지 쿠팡 사태에 대해 직접적 대응을 자제해왔던 트럼프 행정부의 불가피한 직접적 개입을 의미한다. 만약 미 행정부가 미국 기업의 권리가 침해당했다고 판단할 경우 USTR은 관세나 수입을 제한하는 기타 조치 등으로 한국에 보복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국회에서 논의된 온라인 플랫폼법과 최근 제정된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왔다는 점에 자칫 한국의 디지털 분야 규제 전반을 문제 삼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쿠팡 측은 이번 청원 과정에서 한국 정부가 기존의 한·미 FTA를 위반했다고 주장했지만, FTA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과한 무차별적 상호관세 조치로 사실상 무력화된 상태다. FTA가 형해와한 상태에서 이에 대한 위반을 주장하는 자체가 어불성설이란 지적이다.
쿠팡... 할많하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