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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반도체 호황에도 지난해 성장률 1%...올해 K자형 성장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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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1.22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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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수퍼사이클’에 올라탔지만, 지난해 4분기 성장률(-0.3%)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지난해 성장률(1.0%) 역시 1960년 이후 다섯 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22일 이런 내용의 ‘2025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한국 경제는 전기 대비 0.3% 역성장했는데, 이는 한은이 지난해 11월 제시한 전망치(전기 대비 0.2%)보다 0.5%포인트 낮은 수치다. 연간 성장률은 1.0%에 턱걸이했다. 2020년 코로나 팬데믹(-0.7%) 이후 가장 낮다. 반올림하지 않은 실제 성장률은 0.97%로 집계됐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지난해 3분기 1.3%라는 높은 성장률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내수의 한 축인 건설이 무너지면서 반도체 수출만으로 성장을 떠받치는 데 한계를 드러냈다. 민간소비는 0.3%, 정부소비는 0.6% 늘었지만 건설투자는 3.9% 감소했고 설비투자도 1.8% 줄었다. 수출(-2.1%)과 수입(-1.7%)도 동반 위축됐다. 생산 측면에서도 제조업(-1.5%)·건설업(-5.0%)·전기가스수도업(-9.2%)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4분기 성장률에 대한 기여도를 보면 건설투자가 성장률을 0.5%포인트 깎아내렸다. 한은은 건설투자가 성장에 중립적이었다면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4%에 달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지난해 경기 반등의 불씨로 기대를 모았던 ‘소비쿠폰’ 효과도 3분기에서 소진됐다는 평가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3분기엔 민간 소비가 좀 높았지만(1.3%) 4분기에 들어와서는 눈에 띄게 줄었다(0.3%)”며 “소비쿠폰 같은 단기 정책은 소비를 계속 늘리는 ‘방아쇠 효과’를 가져오지 못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반도체 수출이 지난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지만, 4분기 수출(-2.1%)이 역성장한 것은 가격 상승에 비해 물량 증가가 뒷받침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반도체 수출의 성장 기여도는 0.9%포인트에 달한다. 특정 품목의 수출 호조만으로는 경제 전체 성장을 끌어올리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부는 올해 성장 목표를 2.0%로 제시했지만, 한은은 1.8% 수준으로 보고 있다. 한은은 “1% 후반대 성장을 달성하려면 분기 평균 0.4~0.5%의 성장세가 이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출과 자산시장만 뜨겁고 내수는 식은 구조가 이어질 경우 ‘K자형 성장’이 심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시중 자금이 실물경제가 아닌 증시 등 자산시장에만 몰리면 체감경기는 따라오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인공지능(AI)에 대한 기대가 반도체 등 일부 업종과 증시에만 집중되며 자산 쏠림을 가속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증시 등 자산시장만 과열되는 상황은 실물경제와 괴리를 더 키울 수 있다”며 “경제의 온기가 골고루 퍼지도록 하는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통적인 처방인 통화완화 카드도 쉽지 않다. 원화 약세 국면에서 금리 인하는 환율과 물가를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지금은 금리를 내릴 수 있는 환경이 사실상 끝났고, 남은 건 재정이지만 추경도 한계가 있다”며 “결국 AI 등 민간 투자가 얼마나 빠르게 활성화되느냐가 향후 성장의 핵심 변수”라고 강조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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