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데일리안 = 전지원 기자] 방탄소년단(BTS)이 무대와 가까운 그라운드석 전석을 사운드 체크 이벤트를 포함해 26만 4000원에 판매하며 팬들 사이에서는 리허설 관람을 '강매'하는 상술에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무대와 가장 가까운 그라운드를 본 공연 관람 전 리허설 하는 아티스트들을 만날 수 있는 '사운드 체크'(SOUND CHECK) 석으로 전석 지정해 26만 4000원, 좌석은 '제너럴 알'(GENERAL R), '제네럴 에스'(GENERAL S)로 구분해 각각 22만원, 19만 8000원으로 티켓값을 책정했다.
케이팝(K-POP) 그룹이 국내 공연장에서 단독콘서트를 하는데 26만원 이상의 티켓값을 받은 경우는 지난해 7월 같은 곳에서 열린 블랙핑크 월드 투어 '데드 라인'(DEAD LINE)' 정도 밖에 없다. 그러나 블랙핑크는 무대 바로 앞 두 구역만을 '블링크'(BLINK) 석으로 지정해 27만 5000원을 받았고 사운드 체크 관람에 더해 VIP 전용 굿즈 가격까지 더해진 값이다. 그라운드를 모두 '사운드 체크' 석으로 지정하고 티켓값으로 26만원을 받은 경우는 방탄소년단이 유일하다.
무대와 가까워 시야가 좋은 VIP석, 그라운드석에 사운드 체크 관람권을 집어넣어 가격을 20만원 이상으로 올린 오프라인 콘서트도 방탄소년단이 시작했다. 2022년 3월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지 - 서울'(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SEOUL)의 VIP석은 22만원으로 사운드 체크 이벤트에 참석하지 못하더라도 부분 환불이 불가했다.
이후 세븐틴, 엔하이픈 등 다른 하이브 소속 그룹들은 물론 엔시티드림, 트레저 등 타 소속사도 같은 방식을 도입해 가격을 올렸다. 특히 엔하이픈은 지난해 10월 24~26일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진행한 '워크 더 라인 : 파이널' 콘서트의 스탠딩석 전석에 사운드 체크 관람을 포함시키고 티켓값을 22만원으로 책정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공지사항을 보면 사운드 체크 이벤트 입장 대기를 오후 3시부터 하고 3시 30분 입장해 이벤트는 한 시간 후인 4시 30분에 시작된다. 이벤트 시간은 최대 30분으로 이후 공연이 시작되는 7시까지 대기해야 한다.이 공연은 이벤트가 끝나면 나갔다가 재입장이 가능했지만 스탠딩석 특성상 위치가 뒤로 밀리기 때문에 사실상 팬들은 나가지 못하고 사람들 사이에서 약 4시간을 서있어야 한다. 본 공연 시간까지 합하면 7~8시간을 서서 견뎌야 하는 환경이다.
공연에 따라 재입장이 불가한 곳도 있어 이 경우는 본 공연까지 남는 시간 동안 식사를 하기도 어렵고 자유 시간도 보장이 안돼 케이팝 팬덤 사이에서는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불만이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최소 15분에서 최대 30분 정도 진행하는 사운드 체크 이벤트를 인기가 많은 앞 좌석 등 특정 구역에 부여하는 건 혜택이 아니라 강매이자 상술이라는 반응이다.

사운드 체크는 2022년 이후 본격적으로 국내 콘서트에 도입된, 4년이 채 되지 않은 공연 문화기에 아직 관련 제재가 불분명하다. 그나마 법적으로 분쟁의 여지가 있을만한 사항은 사운드 체크를 진행하는 대부분의 공연이 이 이벤트 시간이 정확히 몇 분인지 제대로 공지하지 않는 점일 것이다. 그러나 판매 자체가 원칙적으로 불법이 아니기에 문제를 삼기 애매한 상황이다.
이홍주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사운드 체크를 두고 생기는 팬들의 불만이나 문제점들이 아직 회색지대에 놓여있다고 봤다. 그는 "사운드 체크는 소비자의 경험적 가치를 높이는 상품이라기보다는 팬심을 가격하는 상징적 프리미엄"이라며 "팬들 입장에서는 최소 15분이라도 경험하고 싶기에 티켓을 구매하겠지만 가격 대비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볼 순 없다"고 말했다.
팬들의 정체성, 소속감, 그리고 '모두가 갈 수 없다'는 희소성을 자극시켜 소비를 자행하게 하는 구조는 팬심을 이용한 기업들이 폭리를 취하는 방식이다. 팬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는 이 구조에서 사운드 체크 이벤트를 연다면 적어도 진행 시간이라도 제대로 공지해 최소한의 팬 권리를 지켜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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