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유해진·박지훈 '왕사남', 역사책 찢고 나온 캐스팅의 힘 [시네마 프리뷰]
1,208 11
2026.01.22 11:13
1,208 11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NkkGNE

yHiLhF


폐위당해 유배지에 갇히게 된 조선의 6대 왕 이홍위와 유배지를 지키는 보수주인 촌장의 우정을 그린 '왕과 사는 남자' 역시 예상되는 흐름을 가는 영화지만,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과 케미스트리가 제대로 발휘돼 보는 재미가 있다.

영화는 계유정난으로 왕위에서 쫓겨난 이홍위(박지훈 분)의 모습과 강원도 영월 산골 마을인 광천골의 촌장 엄흥도(유해진 분)가 청령포에 유배지를 유치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엄흥도는 이웃 마을 촌장(안재홍 분)으로부터 유배를 온 양반 덕분에 온 마을이 잘살게 된 이야기를 듣게 되고 솔깃해한다. 귀양 온 양반들은 많은 뇌물을 받아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고, 학당을 열어 아이들에게 공부까지 가르쳐준다. 입에 풀칠하기도 바쁜 광천골 주민들을 위해 엄흥도는 관아를 찾아가 대대적인 홍보를 하게 되고, 마침 그곳에 와 있던 한명회(유지태 분)가 이를 듣고 그에게 기회를 준다.

 

청령포는 삼면이 물로 둘러싸인 데다 높고 험준한 암벽 육육봉을 서쪽에 두고 있는 외딴 공간이었다. 귀양 올 양반이 어떤 사람인지 잔뜩 기대하며 유배지를 준비하는 엄흥도와 마을 사람들은 막상 가마에 탄 양반이 어린아이라 실망한다. 유배를 당한 이가 누구인지 잘 몰랐던 엄흥도는 이웃 마을 촌장이 "화를 대신 가져가 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해오고 난 뒤 그가 폐위당한 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보필해 온 궁녀 매화(전미도 분)와 함께 청령포에 갇힌 이홍위는 식음을 전폐한 채 희망 없는 나날을 보낸다. 어린 임금이 식사하지 않아 온 마을이 근심 중이던 어느 날, 갑갑한 엉흥도는 산에 올랐다가 절벽에서 뛰어내려 자결하려던 이홍위를 보고 그에게 달려간다.


'왕과 사는 남자'는 찰떡같은 캐스팅이 8할은 지고 가는 영화다. '역사책을 찢고 나와야 하는' 종류의 영화에서 언제나 화려한 활약상을 보여주는 유해진은, 이번 영화에서도 그 시대 조선에 살았던 촌로가 보여줄 법한 외양과 야심, 입담으로 보는 이들을 사로잡는다. 사극은 처음인 박지훈은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역사책 속 단종을 되살렸다. 박지훈이 그려낸 이홍위는 마냥 나약하지 않다. 그는 광천골 사람들에게 마음을 연 이홍위가 보여주는 왕다운 위엄과 영화 후반부의 결연한 모습까지, 한 인물이 역사의 파고에 치여 끝내 스러져가는 과정을 깊이 있는 눈빛으로 표현한다..

두 주인공 외에도 신선한 캐스팅이 돋보이는 영화다. 현대극 속에서 이지적인 모습으로 익숙한 전미도는 이홍위를 보필하는 궁녀 매화로 분해 차분하면서도 안정감 있게 영화의 한 축을 이끈다. 잘생긴 배우 유지태가 연기한 한명회도 이전 작품들 속에서의 한명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 흥미롭다.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유지태는 이번 영화에서 압도적인 풍채와 권위적인 모습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데, 이는 배우가 보여줬던 기존의 캐릭터들과도 달라 성공적인 변신이다. 그 밖에 금성대군을 연기한 이준혁이나, 영월 군수 역을 맡은 박지환의 존재감도 눈길을 끌며, 장항준 감독과 남다른 인연이 있는 안재홍과 김민, 정진운 등의 모습도 반가움을 준다.

완결성의 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각각의 소소하고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하나의 커다란 주제로 묶이지 못한 채 따로 논다는 느낌을 주는 것인데, 그로 인해 후반부의 감정적인 에너지가 예상보다 덜하다. 예컨대 엄흥도의 아들 태산(김민 분)이 이홍위에게 가르침을 받는다는 설정은 단편적인 에피소드로 그칠 뿐, 의미 없이 사라진다. 마을 사람들의 캐릭터도 의미심장하게 보였다가 소모적으로 사라지는 느낌을 준다. 메인 서사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과 집중이었겠으나, 초반의 생동감이 후반부까지 유지되지 못해 아쉽다.

이 같은 약간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왕과 사는 남자'는 명절용 영화로 가족 단위 관객들이 보기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유해진과 사극, 신선함을 주는 새로운 얼굴까지. 남녀노소 관객들이 흥미롭게 볼만한 요소들이 있다.

 

https://m.entertain.naver.com/now/article/421/0008728265

목록 스크랩 (0)
댓글 1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한율X더쿠💛] 피지? 각질? 매번 달라지는 피부 고민 있다면🤔 한율 #쑥떡팩폼 #유자팩폼 체험단 (100인) 583 01.22 33,493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512,80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372,509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542,756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653,685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34,909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81,980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7 20.09.29 7,396,34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3 20.05.17 8,607,726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4 20.04.30 8,486,44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39,708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72067 유머 고딩때 오타쿠였던 친구들? 죄다 남친사귀어서, 대학교 들어가서, 이제 사회활동해서, 오타쿠 졸업하는데 나만 나이먹을수록 스스로의 본질을 깨닫고 심연의 오타쿠가 되어감... 17:02 73
2972066 이슈 2026년부터 남녀 통합 선발하는 경찰공무원 17:02 134
2972065 정치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오늘 근황: 지지자모임 청솔포럼 비전 선포식 2 17:00 168
2972064 이슈 의외로 갈린다는 캘린더 일정 제목 짓는 스타일 17 16:59 579
2972063 이슈 호주 다 좋은데 개빡치는 점: 혈연지연 채용 2 16:58 939
2972062 이슈 (약스압) 원덬이 보고싶어서 모아본 연예인들의 🍝르세라핌 스파게티🍝 챌린지 16:58 101
2972061 이슈 데뷔하자마자 지상파 3사 1위한 남돌🎉 (워너원 이후 9년만의 기록) 3 16:57 456
2972060 이슈 올림픽 전 마지막 국제대회에서 메달 딴 차준환 경기 15 16:56 881
2972059 유머 한중일 : 니가 뭔데 우리를 욕함? 14 16:56 1,295
2972058 이슈 [📽#안방1열풀캠] 엑소 - Crown 16:55 72
2972057 이슈 솔로지옥5 찐텐이라고 말나오는 장면 3 16:55 823
2972056 이슈 엠넷 프로듀스/플래닛시리즈 데뷔그룹 데뷔앨범성적모음(아오아/워너원/아이즈원/엑스원/케플러/제베원/알디원) 16:55 182
2972055 이슈 피겨스케이팅 사대륙 선수권 남자싱글 차준환 은메달 🥈 33 16:54 1,358
2972054 이슈 10살짜리 딸내미여도 간택 끝나고부터는 칼같이 존대거늘 떼잉 2 16:53 798
2972053 이슈 미국은 대리모에 반대하는 걸 반출생주의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나 봄 25 16:51 963
2972052 이슈 뭐?? 다른 얼굴에 돈까지 뺐는다고????? 2 16:51 1,492
2972051 정치 이재명 전 성남시장 현 대통령을 이상한 놈이라 생각했던 정성호 국회의원 현 법무부장관 4 16:50 726
2972050 이슈 데이식스 영케이 유튭에 나온 월리엄&벤틀리 (샘해밍턴 애기들) 3 16:50 504
2972049 유머 다비치 보러 왔다가 개무리하는 관객들 볼 사람.twt 1 16:49 646
2972048 유머 깨가 쏟아지는 할아부지와 손녀의 데이트 2 16:48 1,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