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유해진·박지훈 '왕사남', 역사책 찢고 나온 캐스팅의 힘 [시네마 프리뷰]
1,028 11
2026.01.22 11:13
1,028 11


* 영화의 주요 내용을 포함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NkkGNE

yHiLhF


폐위당해 유배지에 갇히게 된 조선의 6대 왕 이홍위와 유배지를 지키는 보수주인 촌장의 우정을 그린 '왕과 사는 남자' 역시 예상되는 흐름을 가는 영화지만, 배우들의 탁월한 연기력과 케미스트리가 제대로 발휘돼 보는 재미가 있다.

영화는 계유정난으로 왕위에서 쫓겨난 이홍위(박지훈 분)의 모습과 강원도 영월 산골 마을인 광천골의 촌장 엄흥도(유해진 분)가 청령포에 유배지를 유치하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엄흥도는 이웃 마을 촌장(안재홍 분)으로부터 유배를 온 양반 덕분에 온 마을이 잘살게 된 이야기를 듣게 되고 솔깃해한다. 귀양 온 양반들은 많은 뇌물을 받아 마을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고, 학당을 열어 아이들에게 공부까지 가르쳐준다. 입에 풀칠하기도 바쁜 광천골 주민들을 위해 엄흥도는 관아를 찾아가 대대적인 홍보를 하게 되고, 마침 그곳에 와 있던 한명회(유지태 분)가 이를 듣고 그에게 기회를 준다.

 

청령포는 삼면이 물로 둘러싸인 데다 높고 험준한 암벽 육육봉을 서쪽에 두고 있는 외딴 공간이었다. 귀양 올 양반이 어떤 사람인지 잔뜩 기대하며 유배지를 준비하는 엄흥도와 마을 사람들은 막상 가마에 탄 양반이 어린아이라 실망한다. 유배를 당한 이가 누구인지 잘 몰랐던 엄흥도는 이웃 마을 촌장이 "화를 대신 가져가 줘서 고맙다"고 인사를 해오고 난 뒤 그가 폐위당한 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보필해 온 궁녀 매화(전미도 분)와 함께 청령포에 갇힌 이홍위는 식음을 전폐한 채 희망 없는 나날을 보낸다. 어린 임금이 식사하지 않아 온 마을이 근심 중이던 어느 날, 갑갑한 엉흥도는 산에 올랐다가 절벽에서 뛰어내려 자결하려던 이홍위를 보고 그에게 달려간다.


'왕과 사는 남자'는 찰떡같은 캐스팅이 8할은 지고 가는 영화다. '역사책을 찢고 나와야 하는' 종류의 영화에서 언제나 화려한 활약상을 보여주는 유해진은, 이번 영화에서도 그 시대 조선에 살았던 촌로가 보여줄 법한 외양과 야심, 입담으로 보는 이들을 사로잡는다. 사극은 처음인 박지훈은 우수에 젖은 눈빛으로 역사책 속 단종을 되살렸다. 박지훈이 그려낸 이홍위는 마냥 나약하지 않다. 그는 광천골 사람들에게 마음을 연 이홍위가 보여주는 왕다운 위엄과 영화 후반부의 결연한 모습까지, 한 인물이 역사의 파고에 치여 끝내 스러져가는 과정을 깊이 있는 눈빛으로 표현한다..

두 주인공 외에도 신선한 캐스팅이 돋보이는 영화다. 현대극 속에서 이지적인 모습으로 익숙한 전미도는 이홍위를 보필하는 궁녀 매화로 분해 차분하면서도 안정감 있게 영화의 한 축을 이끈다. 잘생긴 배우 유지태가 연기한 한명회도 이전 작품들 속에서의 한명회와는 전혀 다른 모습이라 흥미롭다. '야누스의 얼굴'을 가진 유지태는 이번 영화에서 압도적인 풍채와 권위적인 모습으로 카리스마를 발산하는데, 이는 배우가 보여줬던 기존의 캐릭터들과도 달라 성공적인 변신이다. 그 밖에 금성대군을 연기한 이준혁이나, 영월 군수 역을 맡은 박지환의 존재감도 눈길을 끌며, 장항준 감독과 남다른 인연이 있는 안재홍과 김민, 정진운 등의 모습도 반가움을 준다.

완결성의 면에서는 아쉬운 점이 없지는 않다. 각각의 소소하고 흥미로운 에피소드들이 하나의 커다란 주제로 묶이지 못한 채 따로 논다는 느낌을 주는 것인데, 그로 인해 후반부의 감정적인 에너지가 예상보다 덜하다. 예컨대 엄흥도의 아들 태산(김민 분)이 이홍위에게 가르침을 받는다는 설정은 단편적인 에피소드로 그칠 뿐, 의미 없이 사라진다. 마을 사람들의 캐릭터도 의미심장하게 보였다가 소모적으로 사라지는 느낌을 준다. 메인 서사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과 집중이었겠으나, 초반의 생동감이 후반부까지 유지되지 못해 아쉽다.

이 같은 약간의 단점에도 불구하고, '왕과 사는 남자'는 명절용 영화로 가족 단위 관객들이 보기에 나쁘지 않은 선택이 될 것이다. 유해진과 사극, 신선함을 주는 새로운 얼굴까지. 남녀노소 관객들이 흥미롭게 볼만한 요소들이 있다.

 

https://m.entertain.naver.com/now/article/421/0008728265

목록 스크랩 (0)
댓글 11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한율X더쿠💛] 피지? 각질? 매번 달라지는 피부 고민 있다면🤔 한율 #쑥떡팩폼 #유자팩폼 체험단 (100인) 459 01.22 9,997
공지 [공지] 언금 공지 해제 24.12.06 4,495,092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1,340,892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2,525,675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4,630,344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032,872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82 21.08.23 8,480,58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67 20.09.29 7,395,494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593 20.05.17 8,606,549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14 20.04.30 8,483,890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336,761
모든 공지 확인하기()
2970263 정치 당원 주권이 허울뿐인가 면전 직격에 정청래 반응 15:39 289
2970262 기사/뉴스 "축제에 학폭 가해자 출연?"..황영웅 복귀 무대에 '항의 폭주'[스타이슈] 2 15:38 229
2970261 이슈 박정민이 휴민트를 위해 준비했다는 거친 야수의 눈빛 3 15:37 348
2970260 유머 돈때문에 어쩔수 없이 소신을 버리고 하기 싫은일을 해본적이 있는가? 1 15:37 218
2970259 이슈 우리나라에 진짜 제일 밀접하게 스며들어 있는 종교 9 15:36 780
2970258 이슈 ?? : 중이염 진료를 위해 병원 갔는데 아기들 귀지 빼주고 돈 받더라.. 이게 맞아? 40 15:34 2,197
2970257 기사/뉴스 경찰, '北무인기 침투' 3명 출국금지…우리 군부대도 촬영 7 15:34 250
2970256 이슈 가입처 바뀐 스트레이키즈 멤버십 가격 17 15:34 1,152
2970255 이슈 손종원 셰프의 이상형.jpg 41 15:33 2,415
2970254 이슈 유다를 아는 것은 상식인지 AI한테 물어봄(재미나이, 퍼플렉시티, 챗gpt, 그록, 클로바x) 11 15:32 595
2970253 정치 코스피 5천 돌파, 나경원 반응 "연기금 동원해 지수 밀어 올려" 38 15:31 957
2970252 이슈 닥터페퍼 광고 노래의 비밀 2 15:31 139
2970251 기사/뉴스 “포모 자극한 코스피” 맥쿼리·JP모건 6000 전망 제시 3 15:31 382
2970250 유머 맥날 감튀는 걍 미디엄 사이즈만 먹는걸로 1 15:31 867
2970249 유머 5년만에 만난 제자 괴롭히는 김기동 감독 15:30 364
2970248 유머 아 .. 밖에 개추운거맞는점 … 지금 토너패드 배송시킨거 다 얼어서옴 𐨛 𐨛 𐨛 𐨛 𐨛 𐨛 7 15:30 831
2970247 기사/뉴스 군복무 중 터진 200억 추징 통보…차은우는 몰랐을까 16 15:28 1,001
2970246 기사/뉴스 '식스센스’ 정철민 PD, 후배 성추행 의혹 벗었다…경찰 혐의없음 불송치 3 15:28 605
2970245 유머 🐶 : 왁킹은 어떻게 추나요? 8 15:24 681
2970244 기사/뉴스 ‘남편 신체 중요 부위 절단’하고 변기에 버린 50대 아내…징역 7년 11 15:24 1,0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