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과제를 제대로 내지 않은 학생에게 최고 학점인 ‘A+’를 줘서 파면된 대학 교수가 학교 측의 고소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교수는 학생을 “여보”라고 부르는 등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중앙일보가 확인한 해당 대학의 파면 징계 의결서에 따르면, A씨는 수업 과제 마감일인 2024년 6월 24일 학생 B씨가 완성된 과제를 제출하지 않자 “여보 8분 남았어요”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후 B씨가 과제를 보완하지 않았음에도 A씨는 미리 B씨 성적을 ‘A+’로 입력했다. 성적을 확인한 B씨가 “아직 안냈는디 왜 A+이에요”라고 묻자, A씨는 “오늘이 성적입력 마감일이라 어쩔 수 없음. 그리고 이런 건 절대 비밀 알쥐?”라고 답했다.
약 1년 5개월 뒤인 지난해 9월, B씨를 비롯한 학생들이 A씨의 행위를 폭로하는 대자보를 게시하면서 문제가 공론화 됐고, 대학 측도 사안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당시 붙은 대자보에 따르면 A씨는 2024년 4월부터 8월까지 B씨에게 먼저 연락을 보내 술자리를 제안하거나 자신이 있는 곳에 놀러 오라고 권유했고, B씨의 자취방에 가고 싶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A씨가 수위를 점차 높여가며 B씨에게 ‘그루밍 범죄’를 저질렀다는 내용도 대자보에 포함됐다.
결국 지난해 10월 대학은 교원징계위원회를 통해 조교수로 근무하던 A씨를 파면했다. 특히 대학 측은 “평가가 불가능할 정도의 미완성 과제를 제출한 B씨에게 성적 최고점인 A+ 학점을 주고, 이를 비밀로 하도록 했다”며 “성적 부정 처리에 대한 고의성이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A씨가 B씨에게 최고 학점을 준 후, B씨와 사적인 관계를 맺은 점도 문제 삼았다.
그러나 A씨는 성적 조작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다. A씨의 법률대리인은 “성적은 중간고사·과제·출석·참여도 점수를 모두 반영해 산출된 공정한 결과”라며 “B씨가 미완성 과제를 낸 것은 맞으나, 해당 과제에서 최하점을 받아도 A를 받을 수 있는 성적 구간이었다”고 해명했다. 또 “‘절대 비밀’이라는 메시지는 복잡한 성적 처리 과정에서 오해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경솔하게 사용한 표현에 불과하다”고 했다.
학생과의 사적인 관계에 대해서도 A씨 측은 “학교가 문제 삼은 수업은 2024년 1학기에 있었고, 사적인 관계는 2024년 9월쯤 시작돼 B씨에게 성적 특혜를 줄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또 “B씨가 먼저 선물과 편지를 전달하며 애정을 표현하는 등 상호 교감 하에 관계가 형성됐다”며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일방적으로 위력을 행사하거나 관계를 강요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A씨는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소청 심사를 청구한 상태다. 소청 심사는 교원이 받은 징계 처분에 대해 불복해 재심을 청구할 수 있게 한 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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