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X(옛 트위터) 갈무리
(서울=뉴스1) 신윤하 유채연 기자
21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옛 트위터)의 '성신여대 압수수색 공론화' 계정은 지난 19일 "제 친구가 부당하게 압수수색을 당했다"며 압수수색 당시 정황을 설명하는 글을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에 따르면 지난 15일 성북경찰서에 의해 압수수색을 당한 성신여대 학생 A 씨는 당일 아침잠을 자던 중 문을 두드리며 '당장 문을 열지 않으면 강제로 열겠다'라는 남자 목소리를 들었다. 문을 연 뒤엔 경찰관 5명이 들어와 압수수색을 시작했다.
A 씨는 생리혈이 새서 화장실에 가려고 했는데, 남성 경찰관에게 생리혈을 닦아 보여줘야 했다고 주장했다. A 씨는 "너무 수치스럽고 공포스러웠다"며 "아침이 되면 문을 미친 듯이 두드리는 소리가 들릴까 불안해 매일 약에 의존해 잠든다"고 했다.
A 씨는 학내 시위를 했다고 압수수색을 하는 건 경찰의 과잉수사라는 입장이다. 그는 "변호사가 '자택 압수수색은 보통 아동 성범죄자 정도 돼야 나오는 것으로, 이번 상황이 너무나도 이례적이고 전례 없는 과잉수사로 보인다'고 했다"며 "아동성범죄자보다 더한 취급을 받는 게 믿기지 않고 너무 힘들다"고 적었다.
이에 온라인에선 학생이 이미 경찰 조사에 응한 상황에서 경찰이 압수수색에 나선 건 지나치다며 '민원 총공'이 벌어지고 있다. 네티즌들은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넣는 방법과, 성북 경찰서에 전화로 민원을 제기하는 방법을 공유했다. 압수수색 상황을 설명한 A 씨는 전날(20일) 기준 3만번의 리트윗과 2만 2000개의 공감을 얻었다.
하지만 경찰은 생리혈을 남성 경찰관에게 보여줘야 했다는 A 씨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성북경찰서 관계자는 "생리혈을 닦아서 남성 경찰관한테 보여주게 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며 "A 씨가 생리를 시작했다고 해서 남성 경찰관 3명은 집에서 나오고 여성 경찰관 2명이 남았다"고 말했다.
경찰의 압수수색 영장 집행에 대해선 원칙대로 수사에 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원칙대로 수사를 했다"며 "저희는 발부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을 뿐이고, 압수수색 집행 과정을 동영상 자료로 다 찍는다"고 설명했다.
경찰 수사는 성신여대가 학생들을 고소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학생들은 학교가 국제학부에 남성 지원자의 입학을 허용한 것에 반발해 2024년 11월 캠퍼스 내에서 래커칠 시위를 벌였고, 학교 측은 5개월 후인 지난해 4월 재물손괴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래커칠 시위가 타 여대에서도 있었지만 이와 관련해 경찰의 강제수사가 이뤄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동덕여대도 마찬가지로 남녀 공학 전환에 반발해 래커칠 시위를 한 학생들을 고소했지만, 6개월여 만에 고소를 취하하고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바 있다. 재물손괴 혐의가 친고죄나 반의사불벌죄가 아니기 때문에 경찰은 학교의 고소 취하에도 동덕여대 학생들에 대한 수사를 계속 이어나가긴 했지만, 압수수색은 이뤄지지 않았다.
법조계는 재물손괴 혐의로 압수수색까지 하는 게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압수수색은 수사를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다른 방법으로 증거 확보가 곤란해 강제수사가 필요하고 범죄 혐의의 상당성이 인정될 경우에 법원의 심사를 거쳐 영장이 발부된다. 압수수색 과정에서 피의자의 기본권이 침해되는 만큼, 강제수사의 필요성이 클 때만 압수수색이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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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영 법무법인 충정 변호사는 "재물손괴가 큰 범죄는 아니기 때문에 통상 이 혐의로 바로 압수수색이 이뤄지지는 않는다"며 "재물손괴 혐의에도 증거 확보를 위해서 압수수색 영장이 발부될 수 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대자보를 만들고 래커칠을 한 정도 가지고 압수수색을 하는 건 일반적이지 않은 게 맞다"고 설명했다.
법조계는 성신여대가 학생들을 처벌하기를 아직 바라고 있고 양측이 원만히 합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압수수색까지 집행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곽 변호사는 "결국 재물손괴 사건에선 고소인과 피고소인의 합의가 중요한데, 성신여대의 경우엔 합의가 안 되고 있어 수사 강도도 높아진 것"이라며 "동덕여대의 경우 학교가 학생들에 대해 고소를 취하했지만, 성신여대는 학생과 합의를 안 해주고 처벌을 아직 원하는 상황이니 경찰 수사가 더 고강도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압수수색 뿐만 아니라 성신여대가 학생을 상대로 고소전을 끌고 가고 있는 사실 자체도 이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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